'XR기기'로 눈돌린 삼성·LG디스플레이 OLED패널 응용처 'TV·가전→메타버스' 확대 발굴…애플·메타·구글과 맞손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2-07-18 13:09:4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패널 신규 응용처 발굴에 나섰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던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대부분의 수요가 위축되자 신성장동력 확보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디스플레이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메타버스다. 고해상 디스플레이가 개발될수록 메타버스 기기 시장도 확장될 여지가 높은 만큼 관련 기술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완성품 제조사들도 확장현실(XR)기기 등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전자제품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교체주기 긴' TV 대안 찾아라…XR기기 주목
13일 한국디스플레이협회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연초부터 AR·VR기기나 차량용 제품 등 디스플레이 신수요 창출에 힘써왔다"며 TV패널 공급만으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되는 TV만 하더라도 교체주기가 5~10년으로 긴 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엔 고객사 확대 발굴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적 영향이 겹치면서 기존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던 TV, 스마트폰, 노트북 등 주요 전자기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지난 2년간 '집콕' 수요에 맞춰 발생했던 펜트업효과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경쟁하듯이 TV 전망악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지난 3월 전망치 2억1164만대에서 최근 2억879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PC와 태블릿도 전년 대비 8.2%, 6.2% 낮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수요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지난 4일 내놓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전망치는 전년 대비 5.8% 줄어든 규모다. 지난달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예상한 3% 감소와 비교하면 한 달 새 감소폭이 커졌다.
◇빅테크에 인기있는 메타버스 기기, 삼성 참전에 과열
디스플레이 업계가 눈을 돌린 시장은 메타버스 XR기기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을 모두 아우르는 기술을 의미한다.
XR기기에 들어갈 디스플레이 패널의 전제조건은 바로 '고해상도'다. AR글래스나 VR기기 등을 통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감상하고 콘솔 게임까지 하려면 시각적인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높은 화질의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다. LCD 등 기존의 패널 기술로는 이용자의 어지럼증을 유발시키기 십상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XR기기 시장은 다소 침체기로 보여질 순 있지만, 해상도 높은 디스플레이가 개발되면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며 "향후 촉각 기술까지 확장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 국내 디스플레이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XR기기 시장은 미국과 중국 빅테크 기업 주도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와 구글, 중국의 오포 등은 다수의 글로벌 IT사들이 2024년을 목표로 AR글래스를 개발 중이며 애플도 AR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도 XR기기 참전 의사를 표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 부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22’에 참가해 "메타버스 기기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해외 IT 팁스터(사전 정보 유출자)들은 삼성전자가 이미 뿔테 안경 스타일의 '삼성 AR 글래스 라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은 최근 애플과 메타를 거친 VR·AR전문가도 영입했다. 삼성리서치는 메타의 자회사 오큘러스VR 출신의 윤가람 상무를 AR랩 책임자로 영입했다.
삼성의 참전으로 XR기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시장은 2019년 78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24년 1368억달러로 연 평균 76.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새로운 발주 항목, XR OLED
XR기기 시장 확대기조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게 기회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 OLED를 요청했고,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장비업체 선익시스템에서 증착기를 발주했다.
DSCC는 "AR과 VR기기의 경우 OLED 전체 애플리케이션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1%미만이지만 메타와 소니 등의 새로운 제품 개발로 지난해 대비 성장세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SCC는 XR용 OLED 패널 매출은 작년에 비해 20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도 유튜브를 통해 "IT 시장에서 VR은 최고의 다크호스"라며 "이를테면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화면을 4~6개 이상 사용하는데 VR 기기 한대로 모든 걸 다 볼 수 있어 60인치 TV도 거뜬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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