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CPS 활용' 케일럼, 실리 챙겼다②퀸버인베스트 '우호 관계' 작용, 콜옵션 30% '지배력 방어'
윤필호 기자공개 2022-07-18 08:02:03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케일럼'이 자본시장 냉각기에 현금 확보에 나서며 P2F(Passenger to Freighter conversion)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모습이다. 자금 마련과 함께 재무 부담을 줄이고 매도청구권(콜옵션) 조건으로 지배력 약화를 방어하며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케일럼은 최근 CPS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CPS는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에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증권을 말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서 10% 할인한 3945원이고 조달 금액은 총 200억원 규모다. 납입일은 8월 31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9월 15일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8월 31일부터 2025년 7월 31일까지다.
케일럼은 이처럼 CPS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곳간을 채우고 동시에 우호적인 조건을 확보해 실리를 챙겼다. CPS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비슷하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계상할 수 있어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 또 투자자에게 이자가 아닌 이익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이번 배당률은 0%로 설정했다.
신주를 발행하는 만큼 주식가치 희석에 따른 지배력 약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신주 506만9708주를 발행한다. 전체 발행주식의 18.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케일럼은 CPS 발행과 함께 콜옵션을 30% 설정해 방어 수단으로 활용했다.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152만912주(지분율 5.6%)를 확보할 수 있다.
케일럼 관계자는 "CPS는 배당에 대한 조건 등을 충족하면 재무상 자본으로 계상할 수 있고 투자자는 이자가 아닌 우선 배당권을 받는다"면서 "이번 CPS 배당률은 0%로 정했고 콜옵션은 30%의 좋은 조건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CPS 물량은 권오웅 대표가 이끄는 퀸버인베스트먼트가 단독으로 소화했다. 권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출신으로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라클메디컬그룹 CEO와 스타트업 트라이큐빅스(Tricubics) CFO 등을 역임했다.
퀸버인베스트먼트는 케일럼의 투자자문사이기도 하다. 앞서 케일럼은 하나아이티엠(하나ITM)에 투자해 인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퀸버인베스트먼트가 주선했다. CPS 발행 과정에서 이 같은 우호적인 조건도 기존에 쌓은 관계를 통해 도출할 수 있었다.
케일럼은 이번 유증 자금을 활용해 ATR 제작사의 90인승 이하 여객기 'ATR-72' 2대를 구매할 예정이다. 이후 9월부터는 보다 규모가 큰 메인 P2F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월드스타에비에이션(WSA)과 협업 관계를 기반으로 에어버스의 A321, A320과 보잉의 B737 등의 P2F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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