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바이오 진주 발굴 '유망주' 조웅 차장·손영민 과장④연구원·공학도 전문성 보유…디지털 헬스케어 딜소싱 '정조준'
권준구 기자공개 2022-07-21 07:30:46
[편집자주]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VC)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1년차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간 모기업인 차병원그룹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독보적 딜 소싱과 투자기업에 대한 밸류업을 도모했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핵심 구성원들의 커리어와 투자 성공 사례, 철학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4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11년차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그간 연구개발(R&D) 능력과 사업적 역량이 뛰어난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이들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자금을 투입해 건강한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새로운 바이오 옥토를 다지기 위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차기 '유망주' 심사역인 조웅 차장(사진·상단)과 손영민 과장(사진·하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바이오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보적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항염증 연구·신약개발 검토 거쳐 VC 입성…디디에이치 등 베팅
조웅 차장은 경희대학교 한약학 학사를 취득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항염증 및 항산화 실험 등을 진행해 약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5년 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지엔티파마(GNTPharma) 약리연구팀에서 뇌졸중과 치매 약리연구를 위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한올바이오파마로 자리를 옮겨 신약개발센터 약효평가팀에서 항암제 계열에 대한 약리약효 연구를 이어나갔다.
연구자의 길을 걷던 그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갈증이 생겨 2014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으로 이직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신약개발을 위한 정부과제를 지원하는 정부재단으로 과제 선정의 마지막 단계가 벤처캐피탈들의 투자 방식과 동일한 투자심의위원회였다. 투심위에는 VC 관계자도 자문을 위해 참여했는데 그 중 하나가 지노믹트리 등을 발굴한 오성수 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전무(현 바이오디자이너스 대표)였다.
조 차장은 당시 평가관리팀 PM으로서 오 전 전무에게 벤처캐피탈에 대한 조언을 들으며 모험자본 업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연구소와 정부재단에 있으면서 개발도 좋지만 바이오 스타트업에 재무적 투자를 하고 업사이드를 도모하는 것 역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2015년 본인의 바이오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심사역으로서 그가 가진 경쟁력은 명확하다. 그간 연구 경험으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기기업의 기술을 판별하는 데 강점이 있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시리즈A,B 등 초기단계 바이오 업체에 집중하는데 이들은 신약개발 단계 중 전임상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조 차장은 바이오업체 및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등에서 연구 내용을 검토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딜(Deal) 검토에 활용한다.
그는 투자기업을 발굴함에 있어 기술과 현실의 부합성을 제 1기준으로 보고 있다. 조 차장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봤을 때 현재보다 두세 발짝 앞서나가는 기술은 인정받기 쉽지 않다"며 "개발자로선 가치가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남들과 같이 발맞춰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보니 창업자가 기술이전 등을 통해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역시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러한 투자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포트폴리오로 디디에이치가 있다. 디디에이치는 치과 영역 AI 진단과 투명 교정 솔루션을 중심 사업으로 영위하는 업체다. 조 차장이 디디에이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8년도였다. 당시 디디에이치는 원격판독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듬해 디디에이치는 투명교정에 대한 AI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파노라마 등을 활용한 진단 솔루션까지 발전한 것을 보고 즉시 투자를 결정했다. 처음 10억원을 생각했지만 김정현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억원까지 증액했다. 재원은 2014 솔리더스 성장사다리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조 차장은 디디에이치가 가진 기술과 현실의 부합성을 높게 평가했다. 디디에이치는 이미 국내 투명교정 병원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상업화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현재 치과용 진단장비 전문기어인 바텍과 협력해 베트남 진출을 확정했다. 조 차장은 팔로우온(후속투자)을 통해 디디에이치의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그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중 기대주로 AI 기반 신약 개발사인 파로스아이바이오를 뽑았다. 지난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C 라운드에서 30억원을 베팅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지난 5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며 코스닥 상장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AI 신약인 PHI-101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앞선 단계로 현재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난소암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과 공동연구개발 역시 체결하는 등 추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계획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초기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국내와 해외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할 분야인데 큰 성과를 보여준 업체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초기 기업을 발굴하며 길게 보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키트 개발 등 공학도 DNA 보유…디지털 헬스케어 발굴 나선다
손영민 과장은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를 졸업했다. 삼성융합의과학원 융합의과학과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한 후 산업계에서 3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진단키트 개발 전문 기업인 비비비와 프리시전바이오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프리시전바이오에서 코로나 항원키트를 개발해 국내 및 일본 허가를 받는 등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근무했던 손 과장은 자연스레 모험자본 업계에도 관심을 가졌다. 벤처캐피탈이 단순히 재무적 지원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인력 매칭, 사업 방향성 논의 등 투자기업의 업사이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핵심 업무라는 것을 알았다. 본인의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타 신생기업의 성장을 도와주는 심사역 업무에 도전을 시작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첫 커리어의 시작은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다. 그는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이자 차그룹 계열사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관련 섹터에서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진단키트 개발 연구원으로 일하며 얻은 공학도 DNA가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손 과장은 "반대로 바이오 전문 VC다보니 제가 가진 공학적인 베이스가 더욱 돋보일 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전공을 살려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딜 발굴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손 과장은 "아프지 않고 오래사는 건 모두가 원하기 때문에 신약, 치료제, 진단 분야는 지속적으로 활발해질 것"이라며 "전통적인 바이오 산업뿐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까지 두루 볼 수 있는 심사역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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