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계 사라진 ETF, 퀀터멘털 리서치 주목하라" [thebell interview]유주형 마이다스운용 매니저 "기업분석 수준으로 상품 발굴"
허인혜 기자공개 2022-07-25 08:01:01
자신감의 원천은 기업분석 수준의 ETF 리서치다. 탑다운과 바텀업 방식을 동시에 활용하는 한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개발한 퀀터멘털(퀀트와 펀더멘털의 합성어) 방식을 차용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월드 인베스트' 시리즈를 EMP로 리모델링했다. 월드 인베스트 시리즈는 본래 은행의 연금 펀드로 설정됐다.

2007년 설정된 펀드로 16년간 장기 운용되고 있다. 해외 주식형 모펀드에 자산의 60%, 국내 주식에 40%를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로 운용돼 왔다. 2018년 이후 국내 주식형 투자 없이 글로벌 투자 펀드로만 운용 중이다.
최근 ETF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EMP 리모델링의 토대가 마련됐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월드인베스트 모펀드는 자산의 90% 이상을 ETF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펀드의 책임운용역은 86년생의 젊은 매니저가 맡게 됐다. 오남훈 주식운용1본부 수석본부장이 유주형 주식운용1본부 차장에게 책임운용역 자리를 내줬다.
불혹이 채 되지 않은 비교적 젊은 매니저지만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만 10년 이상의 운용 경력을 쌓았다. 유 차장은 2012년 9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를 거쳤다.
유 차장은 "최근 ETF 시장의 성장으로 ETF를 활용하는 투자에도 한계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며 "2018년부터 월드 인베스트 펀드 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기 시작해 최근에는 국내 주식 비중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매기간이 짧고 글로벌 ETF에 집중하다보니 재간접 펀드 대비 시장과 투자자 대응 속도가 빠른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도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주식과 채권, 유동성의 비율로 리스크를 낮추는 방식이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현재와는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 차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의 비중 만으로 리스크를 헤지하기 어렵다"며 "알파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해 주식과 ETF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유효하다고 봤다"고 했다.
세 가지 전략으로 나눠 ETF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혁신테마와 캐시카우, 대체자산 ETF가 포함된 구조적 성장 전략은 경기국면과 관계없이 유지할 계획이다.
유 차장은 "매크로 전략과 고배당 전략, 구조적 성장 전략의 세 가지 전략을 짰다"며 "경기 국면에 따라 확장기와 회복기에는 매크로 전략을 활용하고 경기가 후퇴할 때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운용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지수추종 상품에 투자하면서도 예리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리서치에 공을 들였다. 탑다운과 바텀업 방식을 동시에 활용한다. 기업분석 수준으로 ETF 리서치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ETF 리서치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자체 개발한 '퀀터멘털' 방식을 활용한다. 퀀트와 펀더멘털의 합성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리서치 부문에 몸담았던 유 차장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 차장은 "예를 들면 한국의 무역통계도 주요 지표중 하나인데 공표자료가 한 달에 한번 꼴로 나온다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유료 자료를 활용해 추이를 확인한다"며 "3~4년 전부터 퀀터멘털 리서치를 도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성장 종목을 역추적해 ETF를 발굴하는 독특한 방식도 도입했다. 주식운용본부에서 EMP 펀드 운용을 담당하며 트렌드 추종이 가능했다.
유 차장은 "코로나19 이후 게임 테마가 급부상했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 ETF인 GAMR과 ESPO의 성과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며 "차이를 이끈 것은 엔비디아가 ETF에 포함됐는지 여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종목 때문에 ETF의 성과가 갈리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종목을 발굴하면 어떤 ETF가 해당 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EMP 펀드를 단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다수의 리서치와 운용 전략을 매칭한 만큼 단종 펀드로 운용하는 게 아깝지 않느냐고 묻자 투자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넓히면 오히려 자산운용사의 회피수단이 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나의 EMP만 출시해야 수익률이 하락했을 때 온전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이다스에셋 관계자는 “EMP시장의 진검승부는 각 운용사별로 EMP전략을 어떻게 구축했느냐일 것으로 본다”며 “EMP를 테마형, 보수형, 공격형 등으로 세분화해서 출시하고 상품을 투자자에게 또 다시 선택하게 하는 것은 자산운용사가 자산배분역할을 또 다시 투자자에게 미루는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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