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산업 체인 점검]오르비텍, '123조' 해체 시장 개화 대비 '구슬땀'②고리·월성 인근 방사능 분석센터 개관, 국책과제 참여로 실증 경험 쌓기 목표
구혜린 기자공개 2022-08-11 10:36:10
[편집자주]
에너지 시장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탄소중립’을 주도했던 유럽연합(EU)은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도 새 정부가 들어서자 원전산업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변화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더벨은 원전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8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르비텍이 팽창하는 글로벌 원전해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11월 울산 방사능 분석센터 개관을 시작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원전해체 용역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르비텍은 올해 말 경상북도 울산 남구 소재 방사능 분석센터를 개관한다. 지난 6월 착공했으며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방사능 분석센터는 방사선 관리, 원전 기기 구조물 검사 검사 등 오르비텍의 기존 사업과 연계해 방사선 관련 토탈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예정이다. 설립 준비는 2019년부터 진행했다고 오르비텍 측은 전했다.
주된 연구분야 중 하나는 '규제해제(원전해체를 위한 선작업) 및 원전해체'다. 원자력발전소는 정부의 규제를 받아 원전 가동 중에 토지 및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상용 발전소 수명이 다해 영구정지가 결정되면 제반 시설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끔 준비해야 한다. 방사성 오염시설 및 물질을 해체하고 기기 절단, 폐기물 처분, 오염 환경을 복원하는 작업을 거친다.
연구소 위치를 울산으로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울산은 국내 주요 원자료 시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월성 원전 및 고리 원전과 가까우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전해체 연구소 및 2025년 준공 예정인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2026년 개관 예정인 중수로 해체기술원 등이 있다.
규제해제 및 원전해체 관련 실경험을 쌓으려면 정부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 아직 정부는 뚜렷한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없으나, 많은 업체가 기술 특허 및 장비를 갖추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내년 5월 발주가 예상되는 고리 1호기 해체 용역 수주를 고대하고 있는 상태다.
오르비텍 관계자는 "원자력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업체들은 파일럿 단계만 완료했고 실증 경험은 아무도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방사능 분석센터 투자를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원전해체 시장은 갓 개화한 시장이다. 각국에 지어진 총 442기 원전 가운데 해체 가능 원전은 지난 5월 기준 절반에 가까운 203기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당장 해체해야 하는 원전은 2017년 6월 영구정지 결정된 고리 1호기 및 2019년 12월 영구정지 결정된 월성 1호기 등 2개다. 그러나 원전 해체 실증 경험을 가진 국가는 미국과 일본, 독일, 스위스 4개국에 불과하다.
영구정지가 결정된 원전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은 2030년 123조원, 2031부터 2050년까지 20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원전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이 노후 원전 해체 용역을 수주하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는 이유도 시장성을 내다본 결과다.
오르비텍은 해체 기술력을 정교화해 관련 사업부 매출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르비텍의 원자력 사업부는 △한수원 방사선 관리 용역사업과 △방사선 피폭선량 판독대행 △규제해제 등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한수원 용역사업부(2021년 연결기준 261억원) 대비 규제해제 사업부(32억원)는 아직까지 매출액이 적은 편이다.
최근 오르비텍은 방사능 관리시설 해체 용역 수주에 성공하면서 해체 시장 진입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대전 소재 RI(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 관리시설 해체 용역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34억원 규모이며 오는 2026년 말까지 용역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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