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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점검]'1부문, 2본부, 1센터, 7실, 1국' 산업계 골리앗①기업에 막강한 영향력, 대출·구조조정 총괄…500개 기업 대상 180조 기업금융

고설봉 기자공개 2022-08-16 08:12:48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은 한국 산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로 대변되는 산은의 기업금융 시스템은 경제 상황과 기업 여건 등 변화에 맞춰 모습을 달리해 왔다. 최근 몇 년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를 푸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성공한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더벨은 산은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을 살펴보고 현재 남아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의 기업금융부문은 영업조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기업금융과 기업구조조정, 코로나19 관련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국내 산업계와 관계된 업무 전반을 담당한다. 직접 시중에 푼 대출금 규모는 180조원에 달한다. 대부분 기업으로 흘러갔다. 그만큼 기업금융부문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원과 관리 손발 맞추는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

기업금융부문은 기업이 싹을 틔울 수 있게 마중물을 제공하고 줄기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양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중간에 줄기가 상하고 잎이 마르면 다시 물과 양분을 추가로 공급한다. 경우에 따라선 가지치기를 통해 병충해가 전체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기도 한다. 기업금융부문에 구조조정 파트가 속해 있는 이유다.

현재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구조조정본부는 기업금융부문 아래 별도 본부로 존재한다. 기업금융부문에서 관리하던 기업에 부실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구조조정본부로 관리 주체가 이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업무 특성상 구조조정본부는 기업금융부문에서 떨어져 독자 운영될 수 없다. 또 기업금융부문에서 구조조정 업무까지 담당하기에는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처럼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는 안영규 부행장과 강병호 본부장이 힘을 합해 이끌고 있다. 안 부행장이 기업금융부문장으로 전체를 총괄하는 형태지만 조금 더 기업금융 쪽에 집중한다. 강 본부장이 구조조정본부장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한다.

구조조정본부 산하 총 3개 실이 있다. 기업구조조정1실(임정주 실장), 기업구조조정2실(김수야 실장), 기업구조조정3실(김무석 실장) 등이다. 구조조정본부 인원은 기업에 관리단으로 파견된 직원을 포함해 70명 정도다.

산은 본점 전체 조직으로 봐도 구조조정본부는 무게감이 크다. 산은 본점 조직의 인력은 총 19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휴직 및 연수 등 인원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세부적으로 혁신성장금융부문 100명, 중소중견부문 100명, 기업금융부문 200명, 글로벌사업부문 150명, 자본시장부문 150명, 정책기획부문 220명, 경영관리부문 210명, 심사부문 250명, 리스크관리부문 280명, 기타 독립부서 240명 등이다.

기업금융부문 인력이 총 200명인 가운데 70명의 인력이 구조조정 업무만 전담하고 있다. 이는 개별 부문으로 운영되는 혁신성장부문과 중소중견부문 등과 엇비슷한 규모다. 그만큼 구조조정본부가 인력 및 역할 면에서 산은 내 비중 있는 조직이란 점을 알수 있다.


◇500개 기업에 대출 제공, 촘촘한 기업금융…부실기업도 직접 관리

산은 기업금융부문은 농부와 같다. 작물이 농부의 발 소리를 들으며 자라듯 기업은 산은으로부터의 금융 지원을 통해 성장한다. 산은 기업금융부문은 수시로 기업 상황을 체크하고 평가해 다양한 기업금융을 제공한다.

기업은 태동하는 순간부터 산은과 거래 관계를 맺고 각 성장 단계마다 산은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첫 시작은 혁신성장금융이다. 산은은 일반 기업대출부터 특별자금, 벤처투자상품 등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제공한다. 자체 평가 시스템을 통해 성장성 있는 기업을 육성·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후 산은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초기 성장 단계에선 중소중견기업지원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안착 및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어느 정도 기업이 성장하면 산은은 회사채, 구조화 금융, M&A, PEF 등 다양한 자본시장 내 투자금융을 지원한다.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산은은 이에 맞춰 글로벌금융도 지원한다. 해외시장 개척에 필요한 다양한 PF금융과 크로스보더(Cross-Border)금융을 주선한다. 이를 위해 산은은 글로벌사업부문 산하 해외사업실, 무역금융실, 자금운용실, 금융공학실 등 조직을 두고 해외 25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에는 아시아지역본부를 별도로 설치해 촘촘한 지원망을 구축했다.


이러한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해 산은이 국내 산업계에 집행한 자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80조원에 달한다. 주로 기업운영자금대출, 기업시설자금대출, 외화대출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산은 기업금융부문에서 거래를 맺고 있는 기업의 수는 약 500개가 넘는다. 이는 산은 본점 및 전국 지점에서 거래하고 있는 법인을 모두 포함한 숫자다. 이 가운데 경영 악화로 기업구조조정본부에서 관리하는 대기업 및 계열 대기업의 숫자는 약 5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대표적인 곳은 대우조선해양 및 그 계열인 대한조선, 아시아나항공, HMM, ㈜두산, 쌍용차, 한국지엠, 동부건설, 금호고속, STX 대련 조선소 및 중공업 등이다. 또 삼우중공업, 케이조선, HJ중공업 및 그 계열, 대선조선, 신한금속, 한진해운, 두산에너빌리티, 웅진에너지, 대우로지스틱스, 이레, 대우전자, 대우송도개발, 풍국, 멀티에셋자산운용, 맥슨,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세롬 등이 장기간 산은의 관리를 받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산은의 관리를 받고 있는 곳들이다. 길게는 1998년부터 시작해 20년 이상 산은 구조조정본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코로나19 등 과정을 거치며 인수합병(M&A) 등이 좌절돼 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구조조정이 실패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실에서 문제가 생기면 구조조정본부로 이관하고 다시 정상화 되면 기업금융실로 관리 주체가 넘어간다”며 “현재 남아있는 굵직한 구조조정 이슈는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통합, 쌍용자동차 회생절차 종결, HMM 보유지분 매각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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