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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경영분석]영업익 호조 한투운용, 고유재산 평가손실 '발목'주력 상품 ETF·TDF 순자산 감소…배재규 효과 안갯속

이민호 기자공개 2022-08-26 08:25:44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배재규 대표가 실망스러운 반기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호조세를 나타냈지만 증시 침체로 인한 순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 자사펀드에 투자한 고유재산에서 평가손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증가를 상쇄했다.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ETF와 TDF의 순자산도 전반적인 감소를 보였다. 상반기 증시 부진이 배 대표 영입 효과를 희석시킨 분위기다.

◇영업익 증가 불구 순익 뒷걸음질…고유재산 평가손실 ‘치명타’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상반기 3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259억원)보다 31.4% 증가한 호실적이다.


올해 상반기는 배재규 대표(사장)가 취임한 이후 받아든 첫 반기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배 대표는 2000년 삼성자산운용에 입사해 20년 넘게 몸담으면서 ‘ETF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국내 ETF 시장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2015년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을 7년간 이끌어온 조홍래 전 대표(사장)에 이어 올해 2월 대표로 취임했다.

영업이익 호조에는 늘어난 수수료수익이 크게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수수료수익은 6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69억원)보다 3.1% 늘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로 상반기 동안 코스피지수가 21.7% 하락하는 등 증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수수료수익 세부항목을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펀드운용보수가 518억원으로 3.4% 늘었다. 운용보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전체 펀드순자산이 증시 부진 등 영향으로 38조8502억원으로 3.3% 오히려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다.

이는 운용보수가 비교적 높은 일반사모펀드에서 순자산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 덕분으로 보인다. 일반사모펀드 순자산은 19조9967억원으로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7조4751억원으로 3.2%, 채권형펀드 순자산이 2조6561억원으로 14.8% 각각 줄었다.

수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자문수수료의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자문수수료는 17억원으로 185.7% 늘었다. 모회사인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삼성증권 등 다양한 증권사와 랩어카운트에 대한 자문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원 다변화에 힘쓴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임수수료는 154억원으로 4.2%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일임계약고(평가금액 기준)가 18조4031억원으로 17.2%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금액으로 따지면 4조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주요 일임고객인 보험사 자금이 일부 이탈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영업이익 호조에도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 줄어든 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외비용에 포함되는 지분법손실이 228% 이상 크게 늘어난 122억원을 기록, 영업이익 증가분을 모두 상쇄했다.

자사펀드에 대한 고유재산 투자에서 평가손실을 내면서 발목이 잡혔다. 펀드 의무 시딩자금 2억원을 제외하고 자사펀드에 투자한 고유재산의 운용성과를 지분법 이익 및 손실로 반영한다. 일부 대체투자펀드에 투입한 고유재산에서의 평가손실이 지속된데다 상반기 증시 부진으로 주식형펀드에서의 평가손실이 겹치면서 지분법손실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ETF·TDF 순자산 감소…증시 부진에 ’배재규 효과’ 희석

배 대표는 취임 직후 중점에 둘 분야로 ETF와 TDF를 꼽은 바 있다. 올해 상반기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은 3조2273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4214억원)보다 5.7% 오히려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4.4%로 0.2%포인트 떨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월 ‘KINDEX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ETF’에 이어 6월 ‘KINDEX원자력테마딥서치ETF’와 ‘KINDEX글로벌브랜드TOP10블룸버그ETF’ 등 테마형 상품 중심으로 ETF 라인업을 보강했다. 신규상품에 일부 자금유입이 있었지만 증시 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순자산 감소의 타격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TDF의 경우에도 운용 중인 15개 ‘TDF알아서’ 시리즈 펀드의 올해 상반기말 합산 순자산이 1조2508억원으로 지난해말(1조3609억원)보다 8.1% 줄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월 청년층을 겨냥한 ‘한국투자TDF알아서2055’와 ‘한국투자TDF알아서2060’을 출시하면서 TDF 라인업을 보강했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50’의 경우 양호한 자금유입을 기록하면서 순자산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TDF도 증시 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순자산 감소를 피하지는 못했다. 대표 상품인 ‘한국투자TDF알아서(채혼-재간접)’ 순자산이 1928억원으로 12.9% 감소하는 등 2025, 2030, 2035, 2040, 2045를 포함한 주력 라인업에서 순자산 감소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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