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내 클라우드 산업]SK C&C, 떨어지는 수익성 클라우드로 회복할까1000여명 전문가의 ‘맞춤형 솔루션’ 강점… MSP 클루커스와 협업 눈길
황원지 기자공개 2022-09-13 10:25:03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커졌다. 2025년까지 국내는 11조원, 글로벌 시장은 1100조원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도 잇따라 사업부문을 분사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기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선점한 시장을 파고드는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는 대기업 시스템 통합(SI) 3사 중 매출 규모는 작아도 영업이익률은 높았다. 삼성 SDS나 LG CNS가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일 때에도 10%대 후반의 수익성을 자랑했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늦어지면서 지난 5년간 수익성이 꾸준히 악화,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한자릿수대로 내려왔다.SK C&C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건 클라우드와 같은 플랫폼·솔루션 부문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SI와 달리 공공부문 진출도 열려있는 데다, SK C&C가 쌓아온 산업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 클라우드 인력 양성을 위해 내부에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 지금까지 1000여명이 넘는 전문가를 확보했다.
◇지난해 한자릿수로 떨어진 영업이익률... 신성장동력 클라우드 힘 쏟는다
SK C&C가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건 2016년이다. 클라우드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Cloud Z)’를 출시하고, IBM과 판교에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했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회사의 주력사업은 그룹 내외부 기업들의 IT 시스템을 구축하는 SI 사업이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사업 위주로 사업구성을 가져가면서 영업이익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5년간 매출 규모는 커졌으나 영업이익이 꾸준히 떨어졌다. SK C&C의 매출은 2017년 1조6230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2019년에는 1조841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반대 모습을 보였다. 2018년 16.57%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0.35%까지 떨어지다가 지난해에는 9.28%로 처음으로 한자릿수대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KDB산업은행 등 대형 시스템 구축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한 탓이다. 2013년 개정 소프트웨어법 실시로 대기업 SI들이 공공부문 수주가 불가능해지면서 해외 진출을 시도했으나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SK C&C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 2020년 5.8%, 2021년 4.1%로 꾸준히 줄어들어 왔다. 올 상반기 수출 비중은 3.6% 수준이었다.
SK C&C가 새롭게 힘을 쏟는 건 클라우드와 같은 플랫폼·솔루션 사업이다. 올 1월 박성하 SK C&C 사장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통합 플랫폼과 산업 솔루션의 상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라우드의 경우 공공분야 진출이 가능하다. SK C&C 관계자는 “당시 소프트웨어 법이 제정될 때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신사업 분야는 예외를 둬 대기업 진출도 허용했다”고 말했다. SK C&C는 지난 8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클라우드 제트 2.0에 대한 GS 인증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공공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 성장성이 높은 점도 한몫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5조원 규모였던 국내 클라우드 운영관련 서비스 제공사(MSP) 시장이 올해 말 약 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의 클라우드 매출도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7.5% 성장하면서 전체 IT서비스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산업별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고객별 맞춤형 클라우드 솔루션 '강점'
SK C&C의 강점은 산업별 전문가들이 클라우드 구축 과정에 대거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고객별로 IT환경을 진단, 각 비즈니스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해결안을 제시한다. 기존 인프라 중심의 클라우드 전환(IaaS)나 SaaS, PaaS 등 단순하게 플랫폼 도입에 그치는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사의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고민을 듣고, 디지털 전환 수준을 진단한 뒤 필요할 경우 아키텍처 설계 등까지 지원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확보한 산업별 플랫폼은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아이팩토리(i-FACTs)', 금융 시장의 변화를 예측해 합리적 투자를 도와주는 '마켓 캐스터(Market Caster)', 헬스케어 분야의 '뇌출혈 영상판독 AI 솔루션', 'ESG 진단 플랫폼' 등이 있다.
현재 SK C&C의 조직은 크게 네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상위 조직으로 디지털플랫폼 총괄 조직이 있고, 클라우드 조직이 별도로 존재한다. 또한 헬스케어와 글로벌 사업 등을 맡은 뉴 비즈니스 조직과, 금융·게임 등 산업군 별로 SI를 맡은 조직이 나뉘어 있다. 클라우드 조직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뉴 비즈니스나 산업군 별 SI조직이 프로젝트별로 지원하는 구조다.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직무별 전문 역량 레벨인 CL(career Level) 1,2,3 등급에 맞춰 다양한 교육 및 프로젝트 실무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과정의 경우 35개 사내 온오프라인 과정이 레벨별로 진행된다. 디지털 전환의 최고급과정으로 아키텍트 과정도 3~4개월 집중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아마존의 AWS, MS의 애저(Azure), 구글클라우드, IBM 등 고객이 선택하는 모든 종류의 클라우드 전문가들을 1000여명 이상 확보했다. 이들이 취득한 관련 자격증은 모두 1700개가 넘는다.
AWS와 MS애저로부터 최고수준 MSP 파트너임을 증명하는 공인 MSP 인증을 모두 획득했으며, 어플리케이션 현대화 역량을 증명하는 MS애저의 핵심 파트너 인증인 '쿠버네티스 온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어드밴스드 스페셜라이제이션(Kubernetes on Microsoft Azure advanced specialization)'도 획득했다.
◇MS 애저 국내 1위 MSP 클루커스와 협업… ‘클라우드 온 클라우드’ 본격화
SK C&C는 2019년 국내 토종 MSP인 클루커스의 지분 18.4%을 인수했다. 클루커스는 MS의 애저를 서비스하는 국내 1위 기업으로, SK C&C는 당시 자사의 클라우드 제트와 AWS·MS 애저·구글 클라우드 등을 연계한 멀티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클루커스와 MOU를 맺고 클라우드 온 클라우드 서비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MOU에 따라 클라우드 온 클라우드형 AI·데이터 매니지드 서비스 기반 산업별 SaaS 공동 개발에 나선다.
클라우드 온 클라우드란 AWS와 같은 기존 인프라 클라우드 위에 인텔리전트 클라우드를 올려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경우 기존 서버를 인프라 클라우드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영역도 인프라 클라우드로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해진다.
SK C&C는 이미 제조·금융·유통·공공 영역에서 20곳 이상의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대내외 데이터 수집 및 적재를 진행하고 있다. 클루커스와 협업으로 기존 고객 대상 데이터 서비스 혁신 수준을 제공하고 국내외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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