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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사이더스]"바이오텍 M&A 확대? 관건은 사업 시너지"②국내선 자본 확충 목적 대부분, PEF 위주 거래도 한계

홍숙 기자공개 2022-09-13 07:41:38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를 리드하는 '핵심 관계자'를 모았다. 일명 바이오 인사이더스(insiders)다. 바이오텍 주요 임원 또는 벤처캐피탈 주요 심사역 등으로 구성된 이들이 시장의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더벨은 정식 인터뷰 등을 통해선 나올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견해를 모아서 독자에게 전달키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이름, 소속,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년 사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들의 M&A가 늘고 있다. 천랩 정도를 제외하면 신약보다는 의료기기 및 진단 기업 쪽에서 M&A가 활발한 분위기다. 4명의 업계 전문가는 아직 사업적 시너지보다는 투자 성격의 M&A가 의사결정 유인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를 하기 위해선 자본유동성,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투자가치가 높은 기술력 등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올바른 기업설명(IR)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위해선 IR 아카이빙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A: 상장 바이오벤처 대표
B: 비상장 바이오벤처 대표
C: 바이오 전문 칼럼니스트
D: 공공기관 연구원


B: M&A가 이뤄지기 위해선 결국 좋은 기술,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충분한 자본이 갖춰져야 한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의 M&A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세 요소가 모두 작용한다. M&A를 할 만한 기술이나 회사가 많지 않고, 인수자 입장에서 밸류도 높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A: M&A의 본질은 사업적 시너지다. 빅파마는 M&A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등을 확보하며 사업확장을 한다. 바이오텍은 M&A를 통해 자본을 확보해 신규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M&A가 자본 확충의 성격만 갖는다. 이런 이유로 PEF 중심으로 M&A가 이뤄진다. 이는 미국 등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비상식적인 부분이 크다.

본질은 대주주 지분율 이슈와 맞닿아 있다. 국내처럼 M&A를 대주주 지분만 사들이는 경우는 해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관례다. 미국의 경우 지분의 7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주주에게만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을 사들이면 불법이다.

국내 대기업은 사실상 지분 30%만 확보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할 수 있다. 이는 국내 대기업 거버넌스의 한계로 볼 수 있다. 30%의 지분으로 원하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굳이 전량 인수를 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한정적 지분만 확보하다보니,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관된 사업 방향성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미국 등 글로벌 제약회사가 취하는 M&A는 전량매수 방식이다. 피인수 회사를 완전히 흡수해 그들의 가치(파이프라인 등)를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체화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가는 부분인수를 하는 것에 법률적 이슈가 있다.

부분인수를 단행할 경우, 피인수 기업의 가치(주식이나 기업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피인수 기업의 주주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고, 해당 주주는 집단소송을 걸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자 대부분은 100% 흡수합병 형식으로 M&A를 진행한다.

B: M&A 만큼 올바른 IR 문화 정착도 필요하다. 최근 회사의 임상데이터 발표를 놓고 시장에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회사는 자사에 유리한 해석을 배제하고 임상데이터를 발표해야 한다.

A: IPO의 본질은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으로 회사의 IR 자료를 아카이빙(기록물 보관)해야 한다. IR 슬라이드부, 발표 녹취본까지 공개해야 한다. 특히 신약개발은 호흡이 길기 때문에 그동안 축적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아무리 뛰어나도 특정 개인이 회사의 단건의 임상데이터만 놓고 임상의 성패를 결론 내리기 불가능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각 회사의 IR 아카이빙을 관리한다. 적절한 IR 자료를 홈페이지에 적시에 올렸는지 관리·감독한다.

C: 회사는 학회에 발표하는 주요 임상데이터를 SEC와 자사 홈페이지에 모두 올린다. 학회 초록이 공개되면 보도자료 배포는 홈페이지에 일괄적으로 올린다. 국내처럼 회사별로 발표 시기가 다르지 않다.

회사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R&D를 적시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언론이나 분석기관이 해당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회사의 일방적인 의견만 담은 기사나 애널 리포트 관행도 되짚어 봐야한다.

B: 해외에는 발표 스크립트가 홈페이지에 90일 동안 게재돼 있다. IR자료는 회사에 유리한 정보만 담겨 있다. 하지만 스크립트는 회사에 불리한 질문과 상세한 답변도 모두 기록돼 있다.

C: 미국에서는 지난 3주간 빅파마를 시작으로 바이오텍까지 2분기 어닝콜을 진행했다. 향후 회사의 R&D 방향성 및 회사의 현금 보유량에 따른 임상 계획 등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2분기 어닝콜을 한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회사는 지난 3주 동안 어닝콜을 통해 현 위기사항을 어떻게 극복할지, 어떤 파이프라인에 집중할지, 얼마나 인원 감축을 통해 생존할 지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어느 곳도 이런 전략을 발표한 곳은 없다. 그리고 이를 질문하는 주체(언론, 투자업계 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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