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생명 300조·화재 100조…자산운용 시너지 숙제④그룹 내 금융·비금융간 실적 온도차…둔화된 금융업황 타개 모멘텀 필요
서은내 기자공개 2022-09-15 08:18:18
[편집자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네트웍스라는 새로운 간판 아래 뭉쳤다. 수십년간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들과 함께 써온 로고를 떼어내고 새로운 CI도 만들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미지 변신과 통합이 갖는 의미와 배경, 지배구조 이슈와 현안들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계열사간 통합으로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를 시작으로 시너지 창출과 전문성 제고를 꾀하고 있다. 다만 성장이 둔화된 금융 산업의 구조적 난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상황이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금융계열사를 대표하는 삼성생명와 삼성화재는 저조한 보험사업의 이익률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삼성의 비금융부문과 비교하면 금융부문의 낮은 이익률이 더 두드러진다. 삼성 금융계열사들간 통합 시도는 불가피한 승부수인 셈이다. 거대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너지 방안도 찾아야 한다.
◇ROA 삼성전자 12.9% vs 삼성생명 0.27%
삼성 금융계열사의 주요 사업인 보험업권에서 삼성은 1인자의 지위를 공고하게 다져왔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로 눈을 돌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금융과 비금융 간 실적 온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 총 5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기반으로 한해 동안 약 3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44개 금융계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별도기준) 합산액은 3조6251억원이다. 합산 자산규모(별도기준)는 497조6768억원이다.
반면 삼성 비금융부문은 삼성전자 한 회사만 놓고 봐도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총자산은 251조원, 연간 당기순이익은 31조원을 기록했다. 물론 금융과 제조업을 단순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삼성 비금융사들은 절반 수준의 자산을 갖고 8배 이상의 이익을 창출했다.
지난해 ROA(총자산순이익률)는 삼성전자가 12.9%, 삼성생명은 0.27%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별도 기준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4%다. 변액파생헷지손익을 제외한 수치다. 삼성화재의 별도 기준 상반기 투자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3.1%에서 올해 상반기 2.9%로 0.2%p 감소했다.
한 삼성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자산 규모가 수백조에 이르지만 업의 특성상 자산운용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다 보니 큰 몸집만큼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변동에 따라 자산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포인트다. 올해 1분기 말 삼성 금융계열사 45개사의 총 자산 합산액은 483조5029억원을 기록했다. 3개월 새 총자산이 14조원 줄어들었다. 이같은 자산 감소는 금리변동에 따른 삼성생명의 자산 감소분과 거의 일치한다.
삼성생명은 올들어 총자산이 연초 310조3672억원에서 3월 말 296조4883억원으로 14조원 감소했다. 상반기 말 총자산은 281조2869억원으로 3개월 새 추가로 15조원이 또 줄었다. 삼성생명은 이같은 자산 변동에 대해 올해 2분기 현황 경영공시에서 "최근 주가하락과 금리 상승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총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93조3848억원에서 1분기 말 90조8676억원, 2분기 말 87조8092억원으로 6개월 사이 5조원 이상 감소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대규모 장기채권을 보유한 생명보험사는 채권 가치 하락의 여파를 정면으로 맞는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26조원 가량의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해당 손실액은 실제 당기손익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미실현된 자본의 마이너스 항목으로서 회계상에서만 인식된다.
◇둔화된 보험업황...카드는 사양사업이란 말도
생명보험 업권은 전반적으로 외형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험가입 기반이 감소하며 고된 사업 환경에 직면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산업단계가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고객 기반 확대에 제한이 있다. 각종 보험 연구자료들은 보험산업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삼성이 발을 담그고 있는 금융 업종의 대부분은 혁신이나 변화와는 거리가 먼 산업"이라며 "보험업종의 성장세는 둔화된지 오래이고 카드업은 사양사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며 증권업은 부침이 큰 업종으로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예견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25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514억원 대비 70% 감소했다. 주가 급락으로 변액보증손실이 확대되며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는 별도 기준 상반기 순이익이 749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441억원보다 0.8% 증가하는데에 그쳤다.
물론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1년간 신규투자이원을 놓고 보면 투자부문에서 수익성은 좋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분기별 신규투자이원은 지난해 1분기 2.8%를 기록한 후 지난해 4분기 3.1%, 올해 2분기 3.9% 등으로 점차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신규투자이원이란 기존 투자처에 투자된 자금 외에 매 분기마다 새롭게 투자된 자금만 따로 떼어내 해당 투자의 이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리 상승 추세는 장기적으로 보험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금리상승이란 외부 환경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확실치 않다. 외부 변수에 따라 오락가락 하지 않을 기본체질 확보가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과 이익률 확보가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만큼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매출확대가 아닌 우량계약 증가를 통한 수익성 높이기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금융업은 오래된 이미지 탈피와 함께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난 4월 이후로 브랜드 이미지 통합과 함께 디지털 플랫폼 모니모를 시작,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고객들의 체감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들이 실질적인 필요를 체감할 통합 전략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기 통합 앱 모니모가 나왔을 당시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끌었으나 여전히 그 정도의 평가에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며 "한 플랫폼 내에서 각사 고객들의 마케팅 동의가 이뤄지고 이종 사업간 자연스러운 교류가 가능하나 실질적인 성과를 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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