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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이재용의 뉴삼성 속 '금융' 포지션 재정립①'통합' 슬로건 뒤 지배구조 해법·시너지 찾기…금융부문 경쟁력 스스로 입증해야

서은내 기자공개 2022-09-05 07:59:55

[편집자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네트웍스라는 새로운 간판 아래 뭉쳤다. 수십년간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들과 함께 써온 로고를 떼어내고 새로운 CI도 만들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미지 변신과 통합이 갖는 의미와 배경, 지배구조 이슈와 현안들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은 삼성. 카드는 삼성. 투자도 삼성. 삼성이 뭉치면 금융이지. 금융이 연결되면 네트웍스. 이 모든게 힘을 합치면 삼성금융네트웍스."

최근 삼성생명과 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들이 광고주로서 제일기획을 통해 만든 TV광고 카피다. 지난 4월 삼성은 '삼성금융네트웍스'라는 새 브랜드 탄생을 알렸다. 5개 금융사가 한 간판 아래에 모여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7월부터는 후속 작업으로 금융사들만의 새 CI를 만들어 바뀐 글씨체로 간판, 시각물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그동안 삼성금융그룹이라는 통상의 명칭으로 불린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통합 브랜드로 뭉친 적은 없었다. 삼성그룹 내에서 전자 등 비금융계열사들과 차별화된 독자적 행보를 보인 것도 처음이다. 브랜드 통합은 첫 단추인 셈이다. 향후 사업이나 의사결정 등 전반적인 면에서 시너지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출범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는 지배구조 상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았다. 오너가인 이재용 부회장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게다가 금융업 특성상 잦은 분쟁에 시달리고 당국의 규제도 많은 편이다. 지주사 체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다른 금융 계열사와 경쟁도 해야 하고 이미지 쇄신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내 입지를 다시 공고히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 부회장이 사면 복권을 한 뒤 삼성은 전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처음 찾은 곳도 반도체 공장이었다. 금융네트웍스 출범으로 금융그룹도 새로운 포지션 찾기에 돌입했다.

<출처: 삼성생명 TV cf 화면 캡쳐. >

◇금융지주는 하는데 삼성은 못한 것…공동 BI로 통합 시너지 추구

삼성 금융사 간 통합은 금융환경 급변과 함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이 절실해졌다는 점이 일차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 금융 관계자는 "빅테크, 핀테크와의 협력, 경쟁으로 금융산업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디지털 전환과 고객 서비스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위한 공동 BI가 필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 금융사들은 금융업의 위기를 타개할 새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선두자리에 있지만 경쟁이 심화돼 이익 내기 쉽지 않은데다 카드업은 사양산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증권업은 부침이 심해 안정적인 기반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핀테크 등 혁신 서비스를 쫓아 가기에는 전통 금융사로서 법적 사업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금융지주의 울타리 내에서 유기적 협업을 통해 이같은 난관을 극복해가고 있다. '지주'라는 실체 내에서 시너지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금융업은 고객 데이터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창출된다. 지주 내 공동 서비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데이터 공유 여지도 생긴다.

반면 삼성 금융사들은 그렇지 못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각 계열사를 연결지을 수 있어야 하는데 미전실 해체 이후 이같은 고리가 약해졌을 것"이라며 "금융복합기업집단법 하에 통합 감독을 받도록 금융사간 협의체는 만들어졌으나 그것만으로 사업적 시너지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자 지분 소유하고 있지만 우선순위 떨어져

시너지 추구라는 목적 이면에 삼성 지배구조 이슈가 깔려 있다. 금융네트웍스의 출범은 삼성 그룹 내부에서 생존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이 전자에 비해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금융업에 대해선 관심이 크지 않다는 얘기가 자주 회자되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금융은 이재용 부회장이 잘 아는 분야가 아닐 뿐더러 애착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앞으로 금융 계열 사업에 대해서는 인사권만 행사할 뿐 직접 관여를 낮추고 상당 수준 자율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금융사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만일 보험업법 개정이 현실화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면 더욱이 금융사업의 중요성이 더 낮아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계열사들이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이같은 그룹 내부적 상황 속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은 전체 그룹 몸집을 다소 슬림화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도 있다. 증권 등 일부 금융계열사 이름도 거론되는만큼 통합을 통해 자체적으로 시너지를 입증해야만 하는 시기라는 해석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사업적 시너지를 찾아야 하는 임무와 동시에 이미지 쇄신이란 숙제도 않고 있다. 초기인 만큼 통합 브랜드를 홍보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체감으로 이어지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열사 통합 앱으로 출시한 '모니모'의 성패 역시 금융네트웍스의 통합과 이어지는 부분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제대로 승부를 보려면 금융 고객들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혁신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들에게 필요한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삼성금융계열사 관계자는 "통합 브랜드 광고를 시작했지만 아직 특별한 의미를 찾긴 어려워보인다"며 "사업적인 가능성을 확인하기까지 넘어야할 산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선보인 삼성금융네트웍스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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