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총자산 500조, 34개사 집단의 의사결정 방식은②이재용 부회장 '금융'에 상당 수준 자율 허용, 인사권만 행사할 것
서은내 기자공개 2022-09-06 07:59:12
[편집자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네트웍스라는 새로운 간판 아래 뭉쳤다. 수십년간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들과 함께 써온 로고를 떼어내고 새로운 CI도 만들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이미지 변신과 통합이 갖는 의미와 배경, 지배구조 이슈와 현안들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자산 498조원. 삼성 34개 금융계열사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 총액을 합산한 규모다. 500조원 가까운 자산을 지배하는 의사결정 구조는 어떤 체계를 갖추고 있을까.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으로 삼성그룹은 보다 통일감 있는 의사결정 체계로의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삼성의 금융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은 비금융 쪽과는 양상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총수의 관여를 최소화하고 상당수준 자율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굳혀갈 것이란 관측이다.
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다소 슬림화하고 싶어하고 있으며 특히 금융쪽에 있어서는 최종 결재를 하지 않고 결과만 평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방향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8개사 책임자로 구성된 협의체 운영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총 5개 회사로 구성돼 있지만 더 넓게 보면 총 34개(올해 1분기 기준 35개)의 금융 계열사들이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에 소속돼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삼성선물·삼성벤처투자를 비롯해 보험, 여전, 금투업을 운영하는 회사들이다. 국내 16개, 해외 18개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사실상 금융그룹이나 다름없는 대기업 금융집단의 위험요인을 사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도입된 개념이다. 삼성 외에도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다우키움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돼있다.
위험관리,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등을 기준으로 삼성금융그룹을 살펴보려면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정확하다.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34개 회사들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총 자산을 합산하면 498조원에 이르며 총 2만2796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3조6251억원 정도다.
삼성전자가 삼성 기업집단의 대표회사라고 할 때 삼성생명은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을 대표한다. 삼성생명이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내부통제, 위험관리정책 및 기준, 건전성 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대표하고 있으며 관련된 주요사 항이 삼성생명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는 구조다.
삼성생명 이사회와 위험관리위원회 업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구로서 생명, 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 에스알에이자산운용, 선물, 벤처투자 등 8개사 위험관리책임자로 구성된 위험관리협의회도 설치돼 운영 중이다. 동시에 8개사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내부통제협의회도 구성돼있다.
위험관리협의회는 고상희 삼성생명보험 RM팀장(상무), 최부규 삼성화재해상보험 계리RM팀장(상무), 김한도 삼성카드 RM담당(상무), 백승목 삼성증권 리스크관리담당 전문위원, 김형준 삼성자산운용 리스크관리담당 전문위원, 김태원 삼성선물 준법감시팀장(수석), 권태환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 리스크관리실장(상무), 김계현 삼성벤처투자 준법감시인(수석)이 위험관리책임자로서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위험관리협의회 실무를 위한 전담하는 부서로는 삼성생명 내 금융그룹 RM파트가 운영되며 현재 4명의 전담인력이 배치돼있다. 현재 고상희 삼성생명 상무가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위험관리 전담부서를 맡고 있다. 또 삼성생명 내부통제부서인 컴플라이언스팀 준법감시파트에는 금융복합기업집단 내부통제 전담인력 2명을 두고 있다.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주요임원 13인 눈길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의 주요 소속금융회사는 구성원간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을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각각 별도로 위임하고 있다. 또 경영진의 업무진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생명, 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은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기능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법에 따라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를 3인 이상 선임하고 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ESG위원회, 경영위원회 등을 운영 중이다.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등기임원, 주요업무집행책임자, 위험관리책임자 및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총 13명의 임원을 삼성생명의 주요임원으로 기재하고 있다. 주요 의사결정에 중요 역할을 하고 있는만큼 눈길을 끈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인 김선 경영지원실장, 반기봉 FC영업본부장, 사외이사인 강윤구 이사회의장, 이근창 감사위원회 위원장, 허경옥 ESG위원회 위원장, 유일호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미등기임원 중에서는 최인철 기획실장 부사장, 취승훈 기획팀장 상무, 오성용 지원팀장 상무, 김현환 재경팀장 상무, 고상희 RM팀장 상무, 이상희 컴플라이언스팀장 상무 등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향후 삼성네트웍스의 의사결정이 보다 체계화되기 위한 추가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 복권으로 삼성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새 컨트롤타워 조성도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관여도는 점차 줄여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복합기업집단법상 체계가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연결하는 사업적 컨트롤타워도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만 주요사 대부분이 상장사이고 상위에서의 전체 조정(coordination)은 가능하겠으나 과거처럼 탑다운 방식의 지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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