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계약 해지권 갈등, 거래 양측의 확약 위반 여부가 핵심"노현식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M&A 계약 이전 꼼꼼한 실사의 중요성"
김서영 기자공개 2022-09-26 09:37:4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수인의 인수합병(M&A) 계약 해지권이 문제 되는 사안에서는 매도인이 각종 확약(covenant)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계약 이후 발견한 위반 사항은 문제로 삼기 어려워 꼼꼼한 실사(Due Diligence)가 중요하다."노현식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는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 THE NEXT 컨퍼런스: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3세션 두 번째 발제자를 맡아 이같이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한국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노 변호사는 'Twitter, Inc. v. Musk, C.A. No. 2022-0613'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현재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트위터 인수 관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분쟁에 관한 쟁점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앞서 올해 4월 14일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전격 제안했다. 소셜 미디어 주식회사인 트위터를 주당 54.2달러, 총 4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우리 돈으로 약 53조원에 해당한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에 대응하고자 '포이즌필(적대적 M&A)' 전략을 펼쳤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제안을 발표한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트위터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이미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위터 측에서는 머스크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수락, 기존 제안 가격인 주당 54.2달러에 대각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합의 직후에 발생했다. 노 변호사는 "머스크는 트위터 내 가짜 계정(Spam account) 수에 관한 추가 정보를 요청하며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거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며 "머스크는 이를 이유로 거래를 진행하겠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위터는 거래 진행을 강제하기 위해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소송 내용 중에서 문제가 된 조항을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중대악화사유(MAE·Material Adverse Effect) △역분할 수수료(Reverse Break-up Fee) △정상적 경영 유지(Ordinary Course Covenant) △특정이행(Specific Performance) 등이다.
노 변호사는 머스크의 합병계약 해지 가능성에 대해 세 가지 핵심 항목을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먼저 트위터가 합병계약을 위반해 머스크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여론으로는 트위터가 머스크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짚은 쟁점에 대해 노 변호사는 "가짜계정의 수에 관해 트위터가 진술보장을 위반했고 그 결과 MAE가 있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며 "머스크가 진술보장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트위터 보완책임자가 가짜계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이 앞으로 변론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노 변호사는 "트위터의 임원 해고가 사업을 유지할 의무의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부 임직원을 해고했다고 해서 중대 위반 사유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강제 판결을 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현지에서는 법원이 매수인의 딜 클로징을 강제했던 선례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트위터 인수 건처럼 50조원이 넘는 딜 사이즈의 경우에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딜 규모를 근거로 법원의 강제 조치들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노 변호사는 풀이했다.
노 변호사는 트위터 분쟁의 시사점으로 "M&A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매수인은 스스로 계약상 확약을 위반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중대 위반사항 입증이 수월해진다"며 "반대로 매도인 측은 매수인의 인수 거부에 관한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장치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또 노 변호사는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머스크의 성향이 즉흥적이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의 자문이 불충분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M&A 계약 체결 전후 상대방과 계약 조항을 주고받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법률 전문가의 자문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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