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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M&A]산은 투입금 7조, 자금 회수 여전히 '먼길'계산법에 따라 4.1조~7조…잔여 지분 통한 회수, 주가향방·엑시트 '불투명'

김현정 기자공개 2022-09-27 10:18:2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 ‘혈세 낭비’, ‘공적자금 회수 부담 눈덩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자금과 대비해 녹록치 않았던 성과들을 놓고 따라붙은 수식어다. 유상증자, 신규 대출, 출자전환 등을 모두 합치면 7조원에 이른다.

산업은행 측은 공적자금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금액이 4조1000억원이라고 선을 긋는다. 여기에 더해 한화로의 지분 매각 이후 남은 28%의 지분을 통해서도 추가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의 경영정상화를 거쳐 주가가 두배가량 뛴다면 투입한 금액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산업은행식 셈법으로 회수율을 측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화로부터 받은 2조원도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한 유상증자로 투입될 뿐 아니라 잔여지분 매각을 통한 회수 역시 너무 먼 얘기란 지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 산하 계열사인 대우중공업이 모태다. 2000년 대우중공업이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 대우중공업으로 쪼개졌고, 대우조선공업은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을 졸업한 뒤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으며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2002년 사명도 대우조선해양으로 바꿨다.

당시만 해도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대하며 경영 정상화의 길을 걷는 듯 했다. 이에 힘입어 산은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매각 결정을 내렸고, 당시 6조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한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화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고 매각은 무산돼버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내리막 길에서 대우조선해양도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 해양 플랜트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조 단위 적자를 냈고 조선업황도 얼어붙기 시작하며 M&A 시장에도 한파가 들이닥쳤다. 한화 뒤로 여러 차례 매각 시도를 했음에도 새 주인을 찾진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기업’의 단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위기를 거듭했다. 2015년 분식회계 논란, 2016년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까지 대우조선해양은 휘청거렸다.

이같은 위기 상황마다 산업은행은 ‘울며 겨자먹기로’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섰다. 2015년 3조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을 때 산업은행은 그해 10월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6000억원을, 수출입은행은 신규 대출로 1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총 4조2000억원의 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했다.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2016년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조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했다. 이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지 못하자 산은은 2017년 또다시 2조9000억원을 지원했다.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총 7조원이 넘어선 셈이다.


현재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액은 2조원 규모로 유상증자 형식으로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회수 스케줄은 뒤로 늦춰졌다.

공적자금 회수 논란을 의식한 듯 산업은행은 공적자금의 범위를 축소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공적자금이란 예금보험공사와 캠코 사례처럼 발생한 채권을 기반으로 해서 투입하는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이 지원한 건 법적 자본 투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범주에서 진정한 공적자금은 2016년 신규자금 대출 2조6000억원, 2017년 3월 한도대출 1조4500억원 등 다 합쳐 4조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또 향후 대우조선해양이 정상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 환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한 주당 2만원대의 주가가 향후 한화의 손길을 거쳐 환골탈태하면 투입 자금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산업은행은 한화에 대우조선해양 지분 55%를 매각하고 28%를 유지해 2대 주주로 남을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이날 한화 인수 기대감으로 13.4%나 뛰어 전일 주가 2만2000원에서 2만4950원으로 올랐다.

강 회장은 “민간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서 2만원 주식 가격이 매입가인 4만원근방으로 올라간다면 투입한 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산업은행의 손실이 여전히 막대할 것이라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순조롭게 진행돼 대우조선 주인이 바뀌더라도 산은은 당장 한푼도 회수하지 못한다. 한화그룹이 진행한 유상증자는 모두 대우조선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공적자금 범주 축소에도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산업은행이 출자전환한 주식으로 투입자금을 회수할 요량이라면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4만원 넘게 오른 뒤 엑시트까지 성공해야 한다. 한화로의 매각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지 회수율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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