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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스플레이 정책 방향]4년간 깜깜무소식…디스플레이 발전전략 어디로④산업부-과기부, R&D 지원방안 입장차로 설왕설래, 삼성·LG 화답도 필요

손현지 기자공개 2022-10-07 13:29:14

[편집자주]

K-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좌우할 키는 정부의 지원 여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정부에 반도체, 배터리, 백신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에 전방위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2개의 법안 개정을 통한 시설투자와 세금감면 수혜를 꾀하고 있다. 이들 요구의 타당성과 법안 개정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정부가 무려 4년 여만에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정책' 마련에 불을 지폈다. 매년 디스플레이 지원정책을 업데이트해 온 중국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격차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된 셈이다.

새 정책 방안이 연내 공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한 상태다. 더군다나 최근 디스플레이 기술을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에 추가하는 방향의 법 개정도 추진 중이라 정책 방향성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3가지 방향성, 적극 '산업부' VS 신중한 '과기부'

국내 디스플레이 정책은 2018년 이후로 정체됐다. 반도체, 에너지, 2차전지, 조선업 등 다수 산업군들의 정책이 개편될 동안 디스플레이 정책은 홀로 제자리 걸음이었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인 '디스플레이 초격차 R&D 전략(가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상당하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K-반도체 전략, 2030 이차전지산업 발전 전략, K-조선 재도약 전략 등과 같은 맥락의 정책이라고 보면된다.

지난 5월부터 '디스플레이 초격차 R&D 전략 수립 총괄기획위원회(총괄위원회)'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총괄위원회 위원장은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정책은 크게 3가지 뼈대를 중심으로 구상 중이다. 민관 연구개발(R&D) 협력 체계 구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인력 양성, OLED 가치사슬 약점 개선 등 3가지 툴이 기본 방향성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과 대만에 비해 우위에 있는 OLED 초격차 기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시설투자, R&D 비용지원 방안 등 다각도로 구상 중이다.

다만 추진 과정에 속도는 붙지 못하는 모양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정부가 하반기 중 디스플레이 초격차 R&D 전략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며 "민생 문제와 더불어 관계부처간 상이한 입장차 등이 얽혀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극적인 산업부로서는 최대한 많은 정책 툴을 담고 있은데, R&D 분야를 총괄하는 과기부, 세제제도를 관할하는 기재부 등의 양 부처와의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종 협의 중이고, 2024년도 예산안 가닥이 잡힌 만큼 내달 초 정도엔 최종 정책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투자의지, 투자확답이 불확실했던 점도 정부 정책추진을 지연시킨 계기 중 하나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패널사에서도 향후 대규모 시설투자를 어느정도 하겠다라는 확답을 줘야 정부도 R&D 세제 인센티브 등을 마련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게 아직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전했다.

아직 정책명도 정해지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선 반도체나 조선업처럼 'K-디스플레이 전략'이란 이름을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또 디스플레이산업을 국내 산업으로만 한정짓는게 아니냐며 보다 글로벌한 이름으로 가자는 반대 시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발표 시기는 미정이다. 법에 준해 정책 방향성을 틀어야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산학연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를 필수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국정과제에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전략기술에 적용될 경우,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6%로 2배 증가한다. 중견기업은 8%, 중소기업은 16%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달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결의를 통해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에 디스플레이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산업부는 정책공개 '방식'에 대한 고민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장방문 형식으로 할 지, 간담회를 열지, 공장방문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할지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7월엔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 방문해 반도체 소부장 업계 관계자들과 발전전략을 논의했던 적이 있다.

◇전후방 산업까지 챙긴 中정부…정책수립+자금지원

중국 정부는 지난 4년간 우리 정부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해마다 중국 디스플레이산업 지원정책을 업데이트해왔다. 디스플레이를 직접 다룬 정책부터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내 디스플레이 관련 내용을 언급한 정책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 2018년에는 신형 디스플레이 발전을 위한 산업 구조조정 실행방안을 담은 '정보 고도화 3년 행동계획'을 발표했으며 2020년에는 중앙공산당 중앙위원회 주도로 국가 신소재 산업 가속화 방안 등을 마련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와 연관된 전·후방 산업 발전정책도 꾸준히 진화시켰다. 지난 2019년 3월 공개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될 서비스산업 발전 3개년 계획안'이 대표적이다. 오는 2022년까지 8K TV의 판매량 비중을 전체 TV 판매량의 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 등의 목표가 담겨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초고화질 TV, 휴대폰 등 전방산업도 함께 끌어올린 셈이다. 후방산업인 부품소재 기업 보조금 지원도 나섰다.

중앙·지방정부의 대규모 자금지원도 뒤따랐다. 정책을 신설하는데서 그치는게 아니라 직접 산업기금을 조성해 BOE, CSOT, Tianma, Visionox, EDO 등 현지 패널사들의 생산라인 증설에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일례로 후베이성 장강경제벨트산업기을 통해 BOE 10.5세대 TFT-LCD, CSOT 6세대 플렉시블 AMOLED 생산라인에 투자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정책은 자급률 제고, 차세대 기술력 강화, 양산능력 확보 등을 강조해왔다"며 "우리 정부도 핵심인력 육성, 원천기술 확보, 국제표준 제정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커졌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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