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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룹 인적분할 진단]짐 내려놓은 레미콘 사업...독립 경영으로 '날갯짓'②인적분할 뒤 조직 재편 작업 진행 중..."㈜아주, 엑시트 전략 활용은 안 해"

이호준 기자공개 2022-10-12 07:31:48

[편집자주]

아주그룹은 2013년 5월 신아주그룹 등과 분리된 이래 10년간 대규모 개편이 없었던 곳이다. 핵심사업인 건자재(레미콘)를 중심으로 매출을 일으킬 뿐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런 아주그룹이 사업형 지주사인 아주산업을 인적분할하며 변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더벨은 아주그룹이 준비하는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산업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사업 구조의 변화'다. 아주산업은 지주 사업과 투자 사업을 떼내고 주력인 레미콘 사업만 가져왔다. 비교적 주춤했던 관련 투자나 시설 확대에도 더 많은 자금과 신경을 쓸 수 있게 된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아주 역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레미콘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서자 국내 업체들이 신사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아주그룹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상장일 수도

아주산업에게 '레미콘'은 회사의 정체성과도 같다. 콘크리트(PHC) 파일, 골재 등 다양한 건축자재로 영역을 넓혔지만 1960년 창립된 이래 60년이 넘도록 회사의 뿌리 사업이라는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숫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말 기준 레미콘이 포함된 건자재 사업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5218억원) 매출에서 90%(4693억원)를 차지했다. 아주산업을 넘어 아주그룹을 상징하는 사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문제는 그룹의 '관심사'다. 아주산업의 매출 규모는 수년간 40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 초반을 오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들쭉날쭉하다. 건설경기가 좋을 땐 수익이 800억~900억원까지 나다가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 벌어들이는 돈은 300억원대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회사의 방향성과도 멀어져 왔다. 아주산업은 신사업 발굴이라는 명분 하에 호텔운영업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후계자로 꼽히는 문규영 회장의 장남 문윤회 대표의 아주컨티뉴엄에 유상증자와 자금대여를 아끼지 않았다.

아주산업이 그룹 외형을 결정짓는 사업임에도 비교적 소홀히 운영된 측면이 있는 셈이다. 실제로 유진기업(1위)과 삼표산업(2위) 등 국내 레미콘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과 견줘 증설 등을 포함한 최근 3년간의 자본적지출(CAPEX)은 아주산업이 가장 적다.

인적분할의 결과를 아주산업의 날갯짓으로 연결시켜 볼 수 있는 이유다. 아주산업은 이미 본격적인 독립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존속법인 ㈜아주와 연관된 모든 조직을 떼어내고 내부 정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상일 대표이사가 이를 주관하고 있다.

아주산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동안 아주산업은 각 사업부문마다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증설 및 투자 진행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아주산업이 상장하는 미래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아주, M&A 인재 확보에 주력

이런 상황에서 ㈜아주는 그룹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주는 지주사로서 그룹 전체를 돌봐야 하는 핵심 역할을 맡은 만큼 신사업의 실패와 성과는 오롯이 ㈜아주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됐다는 지적이다.

㈜아주가 이끌게 되는 기업들은 지금과 똑같다. 상장사인 아주아이비투자㈜를 비롯해 45개의 종속회사를 지닌다. 사업 영역으로 구분하면 레미콘 쪽을 제외하고 아주그룹이 금융, 자동차, 투자, 호텔, IT 등을 영위하는 셈이다.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사업들 중 아주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이 호텔 사업이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매년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봐왔다.

일단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인적분할이 되면 ㈜아주에는 미래전략실과 재무전략실 등 주로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맞닿아 있는 조직 구성이 완성될 전망이다. 회사는 올해 초부터 M&A, 전략 기획에 능통한 인력을 수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아주는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투자형 지주회사처럼 엑시트 전략을 활용하는 식의 사업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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