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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동국산업, 손익 '엇박자'…영업흑자에도 순손실 300억①손상차손·이자비용 부담…원가 절감은 일시책, 니켈도금강판마저 손상차손 우려

이호준 기자공개 2025-04-09 15:18:28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제품의 판매가 늘고 원가 구조도 개선되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여기에 판관비 절감 효과까지 더해지며 부진했던 전년을 털어낸 한 해였다.

그러나 동국산업은 여전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흑자 전환에도 순손실은 300억원에 달했다. 동국알앤에스 관련 손상차손과 불어난 금융비용이 영업이익을 상회했다. 올해는 이 구조적 부담을 얼마나 덜어내느냐가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손상차손에 금융비용 부담…당기순손실 300억

동국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902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각각 약 330억원, 390억원 증가한 수치다. 2022년 12억원 흑자에서 2023년 270억원 적자로 급락했던 실적은 작년 매출총이익 확대와 판관비 절감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종 성적표는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296억원으로 전년 -206억원을 웃돌았다. 영업단 개선에도 수익 구조 전반 회복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동국알앤에스 투자자산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에 미치지 못해 손상차손 83억원이 발생했다. 해당 회사는 2004년 동국산업에서 인적분할된 내화물 전문 기업으로 지분법 회계 적용 대상이다. 실적 부진이나 가치 하락 시 손실이 반영된다.

둘째는 금융비용이다. 지난해 금융비용은 393억원으로 전년보다 100억원 이상 늘었다. 외화 환산 손실 외에도 단기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총차입금은 2조2233억원에서 3조12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법인세 48억원 등의 비용이 더해져 순이익에 부담이 더 커졌다. 총 520억원 이상의 손실 요인이 발생하며 영업이익 120억원은 모두 잠식됐다. 결국 2년 연속 현금이 남지 않는 구조가 반복됐다.
(손익 절대값 증가, ▼는 절대값 감소.
단, 금융비용·손상차손은 ‘손익 악화’를 의미하는 ▲)

◇원가 절감은 단기적 정책…믿을 곳 니켈도금강판, 손상차손 우려 대두

시장에선 올해도 불안정한 수익구조가 계속될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손상차손과 금융비용은 재무 변수에 따른 일회성 요소로, 순손실의 기억을 희석시킬 수 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요인을 제외하고도 작년 실적 반등을 견인했던 주력 사업의 대체 카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수익성이 가장 높았던 칼라인쇄강판은 이미 판매단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22년 톤당 237만원이던 수출 단가는 지난해 194만원으로 떨어지며 2년 만에 18% 가까이 급락했다.

동국산업은 대응책으로 중국산 원재료 수입 비중을 2022년 4%에서 2023년 23%, 지난해 54%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원가 절감일 뿐이라는 평가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시황 자체가 하락세에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맞추는 전략은 결국 주도권을 내주는 수세적 대응에 그친다.
(비중, 단위 %)
고마진 제품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신사업인 니켈도금강판 사업은 아직 불확실하다. 니켈도금강판은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 소재로 기존 냉간압연사업 공정과 연관돼 있다. 사용량은 2020년 8만톤에서 2030년 75만톤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10%를 웃돌아 1264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9월 생산설비를 완공했다.

만일 이 사업이 성공하면 ‘팔리는 가격’이 아닌 ‘정해주는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특허청의 수사를 받는 상태로 향후 소송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만약 이를 넘지 못할 경우 동국알앤에스처럼 또 한 번 손상차손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업계에 따르면 현재는 시제품 생산 중이며 올해 양산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산 시기 단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최근 니켈도금강판 부문을 별도 사업소로 분리했고 전담 영업팀도 신설해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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