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열정과 실력으로 KB금융 영토 확장할 것"⑩김익헌 KB국민은행 뉴욕지점장, "대규모 IB 딜 주선, 글로벌 은행과 어깨 나란히"
뉴욕(미국)=고설봉 기자공개 2022-10-25 07:32:34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을 글로벌 은행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은행으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하겠다.”최근 국내 은행 가운데 북미에서 가장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기회의 땅 미국에서 열정과 실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며 쾌속 성장 중이다. 그 중심엔 김익헌 KB국민은행 뉴욕지점장(사진)이 있다.
◇늦깎이 해외사업 키맨, KB국민은행 뉴욕지점을 이끌다
김익헌 지점장은 은행 경력 대부분을 영업점에서 보냈다. 창구를 사이에 놓고 고객과 소통하며 주로 가계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업무를 소화했다. 그러던 그에게 뉴욕지점장은 하늘의 별과 같은 자리였다.
김 지점장은 “대학생 시절 배낭을 메고 잠시 여행을 다녀온 게 해외 경험의 전부였다”며 “은행에 들어오고 나서 매년 인사발령이 날 때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로 발령나는 직원들은 대체 누굴까, 그들은 어떤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순간 내게도 기회가 온다면 해외에 나가서 은행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해외 지점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여러 번 지원을 했는데, 그 때마다 주변에선 ‘그곳은 특별한 사람들이 가는 곳이니까 그만 포기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김 지점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여러 번의 지원 끝에 40이 넘은 나이에 본점 글로벌사업부 팀장으로 발탁됐다. 곧바로 해외 지점 등으로 발령을 받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해외 여러 사업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자긍심을 가졌다.
자긍심을 가지고 시작한 일에 정성이 안 들어갈리 없었다. 김 지점장은 성심을 다해 일을 했고 그런 그의 성과는 금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국민은행 본점 이후 글로벌지원부장과 글로벌사업부장(현 글로벌성장지원부)으로 자리를 옮기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김 지점장은 “어는 순간 뉴욕지점으로 가라는 인사발령을 받았다”며 “꿈이 이뤄진 듯 기뻤고, 열과 성을 다해 은행과 동료들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강하게 들었다”며 “지금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그때 마음속에 품었던 다짐을 되새기며 위기를 헤쳐가고있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올해 1월 국민은행 뉴욕지점장으로 발령 받았다. 첫 해외 발령지부터 국민은행 내에서 상징성과 역할이 큰 지점장으로 발탁될 만큼 국민은행 내부에선 그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그 만큼 김 지정장의 부담감도 크다. 특히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KB금융그룹 차원에서 글로벌사업 확장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이다.
◇뉴욕의 중심에서 KB금융 깃발을 흔들다
김 지점장 앞엔 여러 난관이 놓여 있다. 특히 아직 글로벌시장에서 KB금융그룹의 위상은 낮다. 북미권에선 여전히 걸음마 단계를 막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엔데믹과 맞물린 급격한 인프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으로 시장 상황은 한치 않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다.
김 지점장은 “한국에서 KB국민은행은 다양한 분야에서 리딩뱅크로서 입지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며 “글로벌 은행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정보 부족 등으로 현지 기업에 대한 마케팅에 한계가 있어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 숙제”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한국계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 가중으로 연결되어 실제 투자 활동이 위축된다면 대출자산 및 수익 증대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뉴욕지점은 자금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위기상황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지점장이 이끄는 뉴욕지점은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지점장 발령 이후 뉴욕지점은 일대 혁신을 이루고 있다. 국민은행은 김 지점장 발령과 맞물려 올해 1월 뉴욕지점에 북미심사센터를 신설했다.
이를 계기로 2019년 5월부터 운영해 오던 뉴욕IB Unit(Investment Banking)과의 시너지도 한층 확대되고 있다. IB 유닛(Unit)은 북미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IB 딜(Deal)을 검토해 투자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IB 유닛은 차우석 Unit장(부정잠 대우)이 이끌고 있다. 북미심사센터는 올해 1월 김 지점장함께 부임한 강호경 센터장(부잠장 대우)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강 센터장은 국민은행 본사 수석심사역이다.
김 지점장은 “IB 유닛에서 딜을 소싱하고 북미심사센터에서 딜을 심사해 자체적으로 투자를 단행할 수 있게 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그만큼 현지에서 자율 영업활동이 보장되면서 딜의 속도도 빨라지고 주관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딜의 사이즈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혁신은 빠르게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7월 뉴욕IB 유닛은 3억달러 규모의 뉴욕 존F케네디 국제공항 재개발 사업인 ‘JFK New Terminal One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동 주선을 완료했다. 이번 딜을 계기로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현지 금융시장에서 한 단계 체급을 올렸다.
JFK 국제공항은 미국 최대 규모의 공항 중 하나로 대표적인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 공항시설 노후화와 터미널 부족으로 인해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글로벌 주선기관인 MUFG, SMBC, ING은행 등과 나란히 공동 주선기관으로 참여했다. 총 신디케이션 금액 약 66억 달러 중 미화 3억달러를 공동주선했다.
김 지점장은 “경쟁사에서 주관하는 딜에 참여해 대출하는 다소 수동적인 영업에만 매몰돼 있었는데 최근 딜을 주선하면서 현지에서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칠 수 있는 레코드를 쌓았다”며 “향후 이러한 경험을 발판으로 더 좋은 후속 프로젝트들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행적인 제도개선 및 CIB와 심사, 자본시장 등 협업시스템 구축으로 뉴욕지점은 올해 큰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대출자산은 약 31억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이는 2017년 3억6000만달러 대비 약 10배 성장한 것이다.
김 지점장은 “올해 한국계 은행 뉴욕지점 중 탑 티어로 도약했다”며 “제 개인적으로는 대출자산 100억불, 순이익 1억불, 직원수 100명의 ‘1.1.1. 전략’을 목표로 뉴욕지점이 KB금융그룹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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