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출범 1년]사업 확장 기조 속 '투톱' 체제 안정화글로벌·경영 이원화 유지 전망…흑자전환 과제
김동현 기자공개 2022-10-26 07:34:48
[편집자주]
SK온이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사로 독립하고 첫돌을 맞았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2차전지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 SK온에 대한 기대가 쏠린다. 그러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 상황에 대한 우려 역시 상존하고 있다. 더벨이 출범 1년을 맞은 SK온의 제품과 기술, 생산 및 조직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4일 13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은 출범 초기부터 배터리 '어벤져스'를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사 대비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40년을 이어온 연구개발(R&D)·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대거 합류했다.출범 이후에는 예고된 대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파트너사 확보에 주력하며 소재부터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과 경영으로 나눈 대표 이원화 체제가 있었다.
◇최재원·지동섭 투톱 체제…글로벌 네트워킹 저력
SK온은 지난해 10월 지동섭 단독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대표로 2년 동안 사업을 진두지휘한 경험과 과거 최고경영자(CEO)로 보여준 역량이 높게 평가받았다.
199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입사 이후 경영기획실을 거쳐 SK텔레콤에서 마케팅전략실장, 미래경영실장,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으며 경영 전략을 꾸리는 역할을 했다. 이후 그룹 전략을 수립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통합사무국장을 지냈으며 2016년 12월부터 SK루브리컨츠 대표를 맡았다.
이 시기 SK루브리컨츠는 신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냈다.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기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냈지만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었다. 기유 및 산업·자동차 윤활유에 집중된 사업 구조 안에서 지 대표 재임 기간 전기차용 윤활제 개발이 진행되며 친환경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SK이노베이션의 신사업인 배터리사업 대표를 맡으며 사업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외부 수주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부임 직후 SK온은 헝가리, 중국 등에서 해외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2019년 세계 시장점유율 9위에 머물던 SK이노베이션 배터리는 2020년 말 5위로 올라섰다.
SK온은 올해 8월 누적 기준 사용량 18.4GWh, 점유율 6.4%로 세계 5위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다.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99.2% 늘었고 점유율도 이 기간 0.7%p 증가했다.
지 대표가 배터리 사업 안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가지 짐을 동시에 지고 있던 가운데 SK온은 지난해 12월 인사를 통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역할을 분담했다. '최재원·지동섭' 각자대표 체제에서 최 부회장은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을 성사시키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최 부회장 합류 이후 SK온의 글로벌 협력 행보를 보면 소재 분야에서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그동안 수주 확대를 위해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에 집중했다면 올 들어서는 원소재 확보에도 주력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영향으로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리튬 등 2차전지 핵심 광물의 비율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하도록 하며 그 비중을 2027년까지 최대 80%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SK온은 호주의 리튬 프로젝트 회사(레이크리소스·글로벌리튬)와 협력하며 향후 10년 동안 20만톤이 넘는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투톱 체제 안정…이제는 실적으로
최재원·지동섭 각자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4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SK그룹 인사가 12월 첫주에 나오지만 SK온이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사업 안정화와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제는 역시 SK온의 흑자전환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해외 공장 초기 가동에 따른 배터리 수율(합격품 비율) 문제가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영진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듯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신설해 진교원 사장을 앉혔다. 진 COO는 SK하이닉스에서 개발제조총괄을 지내며 반도체의 개발, 양산, 품질 등 생산 전반을 담당했다. 생산능력, 수율 개선 등을 흑자전환의 핵심 열쇠로 보고 전담 조직을 꾸린 것이다.
SK온은 신규 공장 순차 가동 전략을 통해 라인을 단계적으로 증설하며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수율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 SK온의 평균 공장가동률은 90%대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가동률을 지속해서 올려 70~80% 수준의 수율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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