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 상장사 진단]'헬로마켓 최대주주' 비트나인, 투자 목적은 'IP'②종류주식 30억 추가 취득, 대표도 변경…GDB 기반 서비스 소유권 노려
구혜린 기자공개 2022-10-28 10:27:56
[편집자주]
앞선 기술력으로 무장한 IT 기업들의 코스닥 데뷔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의 자본시장 입성을 가능케 한 것은 기술특례상장 제도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5년 이후 줄곧 바이오 기업의 등용문으로 여겨졌지만 이를 통해 상장하는 산업군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2021년엔 IT 기업이 전체의 48%를 차지하며 바이오 기업(33%)을 처음 추월했다. 기술특례상장의 스펙트럼을 넓힌 주역들을 더벨이 되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월 중고거래 플랫폼 '헬로마켓'의 최대주주에 오른 비트나인이 추가 지분을 취득했다. 의결권과 더불어 잔여수익의 분배를 받는 종류주식에 투자함으로써 공동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헬로마켓은 비트나인이 구축한 각종 ICT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비트나인은 ICT 서비스의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는 게 주 목적이다.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트나인은 지난 6월 헬로마켓이 추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종류주식 제9종 6만8493주를 10억원에 확보했다. 이는 비트나인이 헬로마켓 최대주주에 오른 지 약 4개월 만에 추가 투자다. 이번 투자로 비트나인은 헬로마켓 지분 90만7542주(지분율 28.80%)를 확보하게 됐다.
헬로마켓은 패션 분야에 특화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과 함께 4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불린다. 2011년 설립돼 10년 이상의 업력, 540만여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헬로마켓 측에 따르면 이커머스의 밸류에이션을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연간 총 거래액(GMV)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비트나인은 상장 직후 헬로마켓에 지분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비트나인은 12월 헬로마켓 보통주 59만7561주를 약 6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비트나인은 지분 취득 목적을 '사업다각화'로 게재한 바 있다. 곧바로 올해 2월에는 종류주식 제8종 24만1488주를 20억원에 취득하면서 헬로마켓 최대주주 위치에 오르게 됐다.
종류주식은 보통주의 반대 개념이다. 보통주가 의결권 행사나 이익배당, 잔여재산분배 등에 대해 제한이나 특혜가 없는 반면 종류주식은 제한이나 특혜가 부여돼 있다. 흔히 발행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종류주식의 일종이다. 비트나인이 헬로마켓 지분 최초 시점보다 올해 두 차례 비싼 가격에 지분을 추가 취득한 것은 해당 주식이 종류주식이기 때문이다.
비트나인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헬로마켓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헬로마켓 창업주인 이후국 대표가 지난해 12월부로 사임했으며 이 자리에 윤효준 씨가 앉게 됐다. 비트나인이 인수한 헬로마켓 보통주는 이후국 전 대표가 보유했던 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기존 중고거래 전반을 아우르던 플랫폼은 '패션 특화'로 변모했다.
다만 비트나인의 지분 투자는 경영권 인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비트나인은 헬로마켓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 시현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프 데이터베이스(GDB) 기술력을 기반으로 P2P(개인간거래) 사기·이상 거래 방지 시스템을 구현하고 사용자별 맞춤 제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것 등이다. 추천 기능은 지난달 도입됐다.
추가적인 지분 인수는 이같은 서비스 추진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헬로마켓은 지난해 3억원, 올해 4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적자 상태를 면치 못 하고 있다. 당근마켓 등과 달리 광고를 주 수입으로 하는 사업 모델이 아닌 탓이다. 투자자가 배당이나 잔여재산 분배를 받기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중장기적으로 비트나인은 플랫폼 사업에 참여해 각종 IP를 획득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비트나인의 수입은 금융·공공·IT 기업에 GDB 제품인 '아젠스그래프(AgensGraph)'를 판매하는 데 집중돼 있다. 비트나인은 이 그래프 기반 서비스의 저변을 확장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 서비스를 구체화해 다양한 IP 소유권을 갖겠단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고 있다.
비트나인 관계자는 "플랫폼 내 ICT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게 비트나인의 추가적인 비즈니스"라며 "공동 연구개발(R&D)로 기술을 제휴하지만, 일회성 서비스 구축 용역만 하는 게 아니라 IP 소유권을 가져오는 계약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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