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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기술 투자' 결실 비트나인, 누적 결손금 해소 '과제'③재무 지표 개선·그래프 DB 사업 수익 본격화 '긍정적'…자본준비금 활용할 듯

정유현 기자공개 2022-07-15 07:52:2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트나인은 독보적인 그래프 DB(데이터베이스) 분석 기술을 앞세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21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고 최근 2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계형 DB사업을 위해 실탄도 마련했다. 다만 누적 결손금이 270억원에 달해 재무적 부담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트나인은 2013년 10월 설립된 그래프 DB 개발사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아젠스그래프(AgensGraph)라는 솔루션을 통해 기업과 금융사가 사용하는 각종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한다. 아젠스그래프는 기존의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으로 분석이 불가능했던 영역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 그래프DB 제품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비트나인이 유일하지만 기술력이 수익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비트나인이 재무제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8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8년~2020년에 매년 100억~13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으나 이익을 낸 적은 없다.


매년 적자가 지속되면서 2020년 말까지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웃돌아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2018년~2020년 사이 매년 80억~100억원 수준의 순손실이 발생하며 누적 결손금은 293억원(2020년 말 기준)에 달했다. 당시의 재무제표로는 직상장이 불가했고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던 것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영향이었다. 비트나인은 성장을 위한 재원이 필요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를 단행했다. 미국 법인을 설립한 2016년부터 10차례 정도 RCPS를 발행해 13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비상장사들이 택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은 RCPS를 자본으로 분류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은 부채로 분류한다. 비트나인은 상장을 준비하면서 2020년부터 IFRS 기준을 도입해 재무제표 감사를 받기 시작했다.

2020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0억8767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2020년 12월 말부터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자본잠식 이슈를 미리 잠재웠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자본 총계는 115억4316만원으로 확대됐다.

2021년 11월 코스닥에 입성한 후 공모자금이 유입되며 재무 지표도 개선됐다. 주당 1만1000원에 213만3130주를 발행해 235억원 수준의 현금이 유입됐다. 자기자본비율은 94.8%, 자본총계는 334억원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2021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5%대로 하락했다. 유동비율도 2020년 52%대에서 2021년 2000%대로 껑충 뛰었다.

재무 지표는 개선됐지만 300억원 가까운 결손금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27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결손금을 줄였지만 규모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업활동으로 순이익을 쌓아 결손금을 털어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향후 자본준비금으로 결손을 보존하는 작업 등을 통해 기술 성장 특례 기업의 재무 악화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것은 그래프 DB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비트나인의 기술력이 수익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비트나인은 매출 164억1486만원, 영업이익 11억8283만원, 당기순이익 11억6530만원을 기록했다. 설립 후 첫 흑자전환이다. 고객사가 확대됐을 뿐 아니라 마진율이 높은 그래프 DB 서비스 분야에서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2회차 CB 발행 후 확보한 280억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장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오픈소시 비영리재단 아파치소프트웨어재단(ASF)에서 비트나인의 '아파치AGE' 프로젝트가 '탑 레벨(Top Level)'로 승격하며 글로벌 사업에 힘이 실렸다.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10여 곳 이상에 연구개발(R&D)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관계형 DB 신제품 '아젠스SQL' 및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수익 안정화를 도모한다. 적극적으로 비즈니스에 나서며 올해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나인 관계자는 "그래프 DB 사업 자체가 저변이 확대되면서 고객사가 늘었고 마진율이 높은 그래프 DB 서비스의 매출이 확대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작년에 이익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올해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10%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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