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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유선콜 갈등 정리…마지막엔 누가 웃었나 19년 개별 콜수 기준 카카오모빌리티 캐파 집중…티맵 콜 공유 열려 불확실성 해소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02 12:56:3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의 대리운전 유선콜 시장 확장을 제한하는 기준이 정해졌다. 코로나19 이전 개별 콜 수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티맵모빌리티와 비교해 9배 넘는 캐파를 확보했다.

다만 콜 공유가 허용되면서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를 활용해 대리운전 생태계를 확장할 길이 열렸다.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왔지만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이해관계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애초에 시장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기계적 중립'에 가까운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유선콜 시장 안정적으로 확보한 카카오, 콜 공유 통해 성장 기회 얻은 티맵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는 최근 본회의를 개최하고 대리운전업 부속사항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5월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한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실무위원회를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규제 대상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를 비롯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대리운전협동조합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모았다.

부속사항으로는 △유선콜 확장자제 기준은 2019년 대기업 개별 콜 수로 확정 △API연동을 통한 콜공유 허용 및 대기업 준수사항 명시 △현금성 프로모션 및 매체광고 자제 △대리운전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조율하는 등 내용을 결정했다.

우선 코로나19 이후 비정상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걸 고려해 기준 시점을 2019년으로 설정했다. '개별' 콜 수를 기준으로 삼은 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유리하다. 티맵모빌리티는 당시 대기업에서 가져간 전체 콜을 두고 카카오모빌리티와 경쟁하길 원했다. 양사의 격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부속사항에 대한 세부 내용은 영업비밀 등이 포함돼 비공개로 부쳤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의 콜수는 각각 370만건, 40만건 수준이다. 양사는 이를 초과하는 유선콜을 처리할 수 없으니 캐파가 9배 넘게 차이 나는 셈이다.

2016년 6월 '카카오T 대리'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대리운전 배차프로그램 2위 업체인 콜마너를 인수하고 자회사 CMNP를 통해 콜센터 운영 솔루션을 고도화했다. 작년에는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코리아드라이브의 콜 공유 프로그램을 콜마너로 전환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출처=동반성장위원회 보도자료

티맵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7월 'TMAP 안심대리'를 출시하며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B2B 운전동행 및 대행 서비스 플랫폼 기업 굿서비스도 인수하기도 했으나 이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동반위에 중기적합업종을 신청해 사업을 확장하기 곤란했다.

올 6월에는 콜 공유 시스템 '로지'를 보유한 업계 1위 로지소프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5월 대리운전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돼 직접 유선콜 업체를 인수하기가 어려워지자 우회로를 찾았다. 이를 두고 반발이 일면서 인수 후에도 그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렀다.

유선콜 중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오던 상황이었다. 이번 부속사항 의결을 통해 콜공유가 허용되면서 비로소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로지소프트가 보유한 대리운전 기사 가입자를 티맵(TMAP) 플랫폼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유선콜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크게 뒤쳐졌지만 콜 공유를 통해 대리운전 생태계를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 티맵모빌리티는 동반위 의결 이후 곧바로 로지 제휴를 통한 대리운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입장 모두 들어줬지만 이해관계자 불만 불가피

이들 의결 사항을 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의 입장을 골고루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결론이 났지만 양측 모두 아쉬운 모양새다.

티맵모빌리티 입장에서는 동반위 정책으로 유선콜 시장 점유율 9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보장해준 것이란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시장 내 독보적인 입지를 갖춘 로지 콜 공유가 가능해져 유선콜 수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동반위는 권고 및 부속사항 준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상생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신규 대기업 진출이 막히고 2025년 5월 말까지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대리운전 시장 내 경쟁 자체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정작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입장을 모두 반영하며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해 실효성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로 인해 동반위 성과만 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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