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채권도 금투세 대상…불완전판매 이슈 우려 올해 개인 매수 전년비 4배 늘어, 투자자 세금폭탄 가능성
윤종학 기자공개 2022-11-23 08:13:59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11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주식뿐 아니라 채권투자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금리 변동기에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당초 비과세 대상인 채권 매매차익도 과세 대상이 된다. 비과세 혜택을 앞세워 대량의 채권을 판매한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내용이 담긴 '2020년 세법개정안'을 보면 금융투자소득의 범위에 '채권 등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이 포함돼있다. 또한 양도를 자산의 매도, 교환,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계좌간 이체, 계좌간 명의변경 등을 통해 그 자산을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채권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에도 금융투자소득세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채권수익은 이자이익과 매입가격과 액면가의 차이에 따른 매매차익(자본이익)으로 나눌 수 있다. 현행 세법상 채권의 이자소득에는 15.4%(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이 과세되지만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2020년 세법개정안을 만들 당시에는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더라고 채권투자에서 과세될 여지가 많지 않았다. 수년간 0%대 금리수준이 이어지며 변동성이 적었던 만큼 매매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채권 매매차익은 채권의 표면금리와 기준금리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예컨대 시중금리가 5%인 상황에서 기발행된 3% 표면금리의 채권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없는 만큼 할인된 가격에 매매된다. 할인폭은 단기보다 장기채권일 수록 크다. 시중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낮으면 역으로 채권가격이 상승한다.
만약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고 가정하면 2020년과는 상황이 달라진다. 올해 초부터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매매차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상장주식, 공모 주식형 펀드 등의 기본공제는 5000만원이지만 채권의 기본공제는 250만원 이상부터 20%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표준 3억원 초과분은 25%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일 기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7조9000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한 해동안 매수했던 4조5000억원의 4배 이상이며,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과세를 피하기 위한 개인투자자들이 연말 청산에 나서 채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채권시장은 기관 위주로 움직이는 만큼 17조원이라는 수치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다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투자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채권시장의 자금흐름이 좋지 않은 현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엑시트하기 시작하면 돈맥경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작스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에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리테일 대상으로 대량의 채권을 판매했다. 일부 대형증권사는 15조원 이상의 채권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지며 10조원 이상 채권을 판매한 곳도 2~3곳에 이른다.
증시불황에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처였던 만큼 증권사의 채권판매액이 늘어난 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 문제는 대부분 증권사들이 채권 판매를 마케팅하는 과정에서 이자수익은 적지만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를 주요 혜택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돼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고 250만원 이상 매매차익에 과세가 진행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불완전판매를 걸고 넘어질 수도 있다. 이에 실제로 몇몇 증권사에서는 매매차익을 앞세워 전략 매매한 고액자산가들에게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라는 취지의 별도 안내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PB센터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해도 정부, 여당이 유예로 가닥을 잡은 만큼 매매차익을 노린 전략을 앞세워 채권 매수를 권유했는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의가 길어지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차익에 대한 세금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으니 채권을 매각해야 한다고 전달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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