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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ting Watch]HMM, 한기평에서 A등급 확보…신용도 2노치 스플릿한신평·나신평은 BBB0 등급 유지…10년 적자 3년만에 만회, 등급 상승 주효

이지혜 기자공개 2022-11-28 13:39:45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의 신용등급을 놓고 신용평가사 간 시각이 엇갈린다.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HMM에 A- 등급을 부여하면서 다른 신용평가사와의 등급 격차가 두 노치(notch)로 벌어졌다. 평가사의 평정 기준과 시각에 따라 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차이가 두 노치 이상 벌어지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재무 완충력에 대한 시각 차이가 신용등급을 갈랐다. HMM은 단 3년만에 과거 10년의 영업적자를 만회할 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 것은 물론 15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까지 손에 쥐었다. 이를 바탕으로 HMM이 업황 악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막대한 신규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신용평가사의 견해가 엇갈려다.

◇한기평, 단숨에 신용도 A- 평정…“거액의 초과이익 창출”

2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HMM의 신용등급에 스플릿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가 HMM의 기업신용평가(ICR) 등급과 전망을 ‘A-, 안정적’으로 매긴 결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평가한 BBB0와 두 노치가 벌어졌다. 신용평가업계에서 이 정도로 등급 차이가 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한국기업평가는 HMM에 대해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며 “업황 변동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충분한 재무 완충력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HMM은 72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했다. 모두 81만TEU로 국내 1위, 글로벌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3대 얼라이언스인 THE Alliance의 회원사로서 안정적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로 포트폴리오도 국내에서 가장 다양하게 구성됐다. 미주와 구주, 남북, 아주 등 기간과 역내 항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초대형 선박까지 갖추고 스크러버를 설치해 운항효율성까지 높였기에 사업 안정성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HMM이 한국기업평가에서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실적 호조가 주효했다. HMM은 2020년 9808억원, 2021년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올해 3분기에도 누적 영업이익 8조6867억원을 달성했다. 과거 10년 동안 연 평균 4000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 대비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미주를 중심으로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했고 THE Alliance에 편입, 국제유가가 오른 점 등에 수혜를 본 덕분이다. 업황 호조도 이어졌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성장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미국 등 주요 항만시설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난 덕분에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재무구조도 대폭 개선됐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556.7%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 말 36.9%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거액의 초과이익을 거둔 데다 지난해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3조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까지 봤다”고 분석했다.

◇한신평·나신평, 등급 상향 동참할까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현재 HMM을 예의주시하며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향후 업황 악화에 대응할 수 있을지, 신규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등이 관건인 것으로 파악된다.

HMM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5조8000억원에 이른다.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향후 해운업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벌써 업황 악화의 조짐도 나타났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가 올해 초 5110에서 11월 1443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더해 HMM은 2026년까지 선박 등 인프라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HMM의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새로운 신용등급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신용등급을 한 번에 두 노치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결코 흔한 사례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HMM의 신용등급을 일단 한 노치 높인 뒤 업황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격적으로 신용등급을 상향하는 대신 평정 속도를 높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기존에 진행해왔던 방식이기도 하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HMM의 등급과 전망을 'BBB-, 긍정적'으로 평정했다가 4개월 만에 추가로 한 노치 높였다. 일반적으로 등급 전망에 ‘긍정적’이 붙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등급을 조정하는 것에 비해 평정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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