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인베, 불황 뚫고 뉴딜펀드 '오버 클로징' 최소 결성액 1000억→1384억 조성, 근래 최대규모
이명관 기자공개 2022-12-20 10:51:4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1400억원에 이르는 대형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한국산업은행의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지 9개월여 만이다. 근래 들어 결성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펀딩 시장이 경색됐는데,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SBI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정한 최소 결성액을 넘어선 수준으로 클로징에 성공했다.12일 VC업계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가 '2022 SBI 혁신성장 펀드'를 결성했다. 펀드 결성액은 1384억원이다. 이번 펀드의 앵커 LP는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400억원을 책임졌다. 앞서 SBI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진행된 산업은행 주관 정책형 뉴딜펀드 출자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당시 SBI인베스트먼트가 경쟁한 분야는 블라인드 펀드 소형 분야였다. 소형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총 2800억원이었다. 총 7개 운용사를 선정해 400억원씩 배정한다는 계획이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기존 펀드들의 높은 소진율과 2014년 결성했던 펀드들이 우수한 회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평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최소 결성액이 1000억원이라는 점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오버 클로징에 성공한 것이다. 최근 금리 상승 기조 속에 펀딩 시장이 어려뤄진 상황에서 올린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이를 기점으로 펀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민간투자 자금이 대부분 채권으로 쏠렸다. 벤처캐피탈에 출자할 자금이 사실상 마른 셈이다. 연기금과 공제회도 마찬가지였다. 연간 사업계획에 명시된 자금 정도만 출자한다. 추가로 배정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부 출자기관들은 공표했던 출자 계획을 철회하는가 하면 약속했던 출자까지 철회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정부 출자사업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운용사들이 펀드 결성 기한 연장 요청을 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최소 결성액만 채워도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넘어선 규모로 클로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SBI인베스트먼트의 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혁신성장 펀드 조성으로 SBI인베스트먼트는 한층 활발하게 벤처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인 펀드 운용 패턴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약정총액의 20% 이상 투자가 진행된다. 270억원 안팎에 달하는 벤처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더욱이 SBI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근래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 전반적인 운용자산(AUM) 규모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가적으로 대형 펀드의 결성은 SBI인베스트먼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의 수익구조는 크게 세 가지다.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하는 대가로 수취하는 관리보수, 펀드 출자비율에 따른 수익배분, 기준수익률을 상회하는 경우에 받는 성과보수 등이다. 운용자산 증가는 관리보수 확대와 맞닿아 있다. 투자만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운용자산(AUM)의 증대는 회사 실적 증대로 연결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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