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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자회사 열전]게임사 흥망성쇠의 가늠자, '개발 자회사'①본사는 퍼블리싱, 자회사는 개발... 게임 흥행 따라 현금창고 or 자금 블랙홀 되기도

황원지 기자공개 2022-12-15 13:31:17

[편집자주]

게임사 산하 개발 자회사는 그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주체지만, 출시할 때엔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본사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개발사를 인수하는지, 자회사에서 만든 신작이 성공하는지에 따라 본사의 흥망도 좌우된다. 게임사별 개발 자회사의 인수합병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현재 재무상태와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만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개발 자회사 시스템이다. 전통 제조업의 경우 해외 판매지사 등 비핵심업무나 지원업무만을 자회사에게 맡긴다. 반면 게임업에서는 핵심역량인 게임 개발을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한다. 실제로 중소 게임사의 경우에도 최소 3~5개, 대형 게임사의 경우 15개가 넘는 개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개발 자회사는 게임사 흥망성쇠의 가늠자다. 게임사의 현재와 미래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이다. 게임이 실패해 개발 자회사 재무상태가 나쁠 경우 본사에서 끝없이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반대로 게임이 크게 흥행할 경우엔 현금이 넘쳐나 본사의 현금창고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각 게임사별 개발 자회사를 들여다봐야 할 이유다.

◇핵심 역량 분리하는 개발 자회사 시스템... 회사별로 4~16개 달해

게임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발과 퍼블리싱(유통)이다. 개발사가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첫째고, 다음은 만든 게임의 서비스,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퍼블리셔가 유통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완전히 나뉜 체제는 아니고, 개발사로 시작해 규모가 커지면 퍼블리싱 업무를 추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상 대형 게임사들은 이중 개발 업무를 자회사로 분리하는 시스템이다. 넷마블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약 16개 내외, 크래프톤은 약 7개, 카카오게임즈는 약 4개의 개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중견게임사도 마찬가지다. 웹젠은 약 8개, 위메이드의 경우 약 12개가 넘는 개발 자회사를 운영중이다.

*지배력을 행사하는 종속회사 중 업종이 게임 개발사인 경우만 포함

개발팀을 따로 두는 건 개발의 독립성 때문이다. 게임 개발은 창의성이 중요한 영역이다. 처음 게임을 그린 기획자의 의도대로 구현될 수 있는 독립성이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매일 보고가 필요한 큰 조직보다는 작은 조직으로 움직이는 쪽이 낫다.

재무적인 이유도 있다. 내부 개발팀을 자회사로 분리하기도 하지만, 외부 개발사를 인수하는 경우도 많다. 퍼블리셔로 시작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엑스엘게임즈,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산하 개발사를 인수로 확보했다. 이 경우 지분율 확보 등의 문제로 합병이 아니라 자회사로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개발 자회사를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산하 개발팀을 자회사로 분리하지 않고 모두 내부에 두고 운영한다. 대형게임사지만 퍼블리셔보단 개발사 DNA가 강한 탓이다. 넥슨의 경우 네오플과 같은 일부 개발사는 밖에 두고, 나머지 개발사는 내부에 팀으로 두는 중간 형태를 가지고 있다.

◇개발 자회사 상황에 본사 재무상태 달라져... 연결매출 30% 자회사가 담당

개발 자회사를 살펴봐야 할 이유가 뭘까. 게임사의 현재와 미래의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3NS2K'(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첫 알파벳을 딴 합성어)로 요약되는 주요 게임사의 연결매출 중 자회사에서 발생한 매출은 약 30%에 달했다.

*넥슨의 경우 연결매출은 넥슨재팬, 별도매출은 넥슨코리아 매출을 준용

개발 자회사는 게임을 한창 개발중일 때에는 수익이 없기 때문에 본사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대여 형식으로 빌려주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개발비를 투입한다. 이때 개발비를 투입했더라도 프로젝트가 중간에 좌초될 경우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개발이 완료되고 게임이 출시된 이후엔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이때 흥행에 크게 성공한 게임의 개발사라면 현금이 넘쳐나지만, 반대로 게임이 실패할 경우 다시 적자의 수렁에 빠진다. 이후 개발작을 위해 다시 유상증자 등 자금 투입을 피할 수 없다. 아니면 흑자 개발 자회사나 본사로 합병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외부에서 인수한 경우엔 영업권이 문제가 된다. 게임 개발사는 주요 자산이 공장 등이 아닌 인력이기 때문에 자산총계보다 웃돈을 주고 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차액을 영업권으로 인식하는데, 게임이 실패할 경우 영업권 상각을 시작한다. 실패에 따라 미래 현금흐름이 예상보다 악화된 만큼 손상을 인식하는데, 이는 당기순이익을 갉아 먹는 요소다.

게임이 성공했을 경우에도 개발 자회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출의 최소 30%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하나의 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은 모바일게임의 경우 약 30%를 앱마켓에 지불하고,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계약에 따라 나머지 매출을 절반씩 나눠가진다. 연결재무제표상으로는 매출의 약 70%가 잡히지만, 본사에 들어오는 현금은 이의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실제로 개발 자회사에 현금이 넘쳐나 이를 본사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만든 자회사 네오플은 대여금과 배당 방식으로 본사인 넥슨코리아에 현금을 공급한다. 크래프톤의 경우에는 상장을 위해 자회사였던 펍지스튜디오를 본사로 합병했다. 펍지스튜디오의 글로벌 흥행작 ‘PUBG: 배틀그라운드’가 대부분의 매출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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