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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먹거리 찾는 페인트업]'화학'회사 강남제비스코의 숨은 주역 강남화성건설·방산 아우르는 지배구조…이차전지·자율주행 등 접착·도료 소재 개발

김동현 기자공개 2022-12-19 07:40:15

[편집자주]

국내 페인트 업계는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와 맞물린 건설업 호황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복합위기와 함께 건설업황이 꺾이며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페인트 '외길'을 걷던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벨이 페인트 업계의 신사업 확장 배경과 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그룹의 지배기업인 강남제비스코는 202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도료(페인트)업체로 분류됐다. 자체 주력 사업인 도료 부문이 차지하는 자산·매출 비중이 80%가 넘어 복합성형재료와 같은 도료 외 사업이 가려졌다.

회사의 매출 구조가 크게 바뀐 시기는 관계기업으로 분류되던 강남화성이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2021년부터다. 이때부터 도료와 도료 외(합성수지·복합성형재료 등) 부문의 비중이 대등해졌다.

때문에 합성수지를 강남제비스코의 신사업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강남화성의 역사는 강남제비스코의 성장과 함께했을 정도로 오래됐다.

◇출범기부터 준비한 사업 다각화

강남제비스코는 1945년 설립된 남선도료상회를 기업의 모태로 하고 있다. 상호를 건설화학공업으로 변경한 1952년 현 기업명에 들어가는 '제비표 페인트'가 출시되며 시장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당시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건설화학은 페인트 사업만을 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분야의 기업을 인수·설립하며 사업구조를 다각화했다. 1963년 문화연필(현 강남KPI, 문구·복합재료) 인수를 시작으로 1964년 건영산업(현 강남건영, 건설)·1969년 현대합성산업사(현 ㈜강남, 방산) 등을 설립했다.

현재 강남제비스코의 종속기업인 강남화성이 설립된 시기는 1971년이다. 건설화학과 일본 DIC가 합작해 설립된 이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페놀수지를 생산했고 이후 알킬페놀수지, 후란수지 등 합성수지 전반의 사업을 담당했다. 88서울올림픽 주경기장 시공에 들어간 우레탄 수지가 강남화성 제품이다.



강남제비스코는 이러한 계열사들의 주요주주로 그룹 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KNK코팅스(60%)와 강남KPI(61.38%)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고 ㈜강남(26.21%)과 강남건영(29.35%), 강남아이텍(37.5%) 등의 지분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다.

강남화성의 경우 지난해 3월 DIC가 보유 지분 50%를 유상감자하며 강남제비스코 지분율이 41.3%에서 82.6%로 올라가 강남제비스코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그해 1분기부터 강남화성의 실적이 강남제비스코에 반영되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내부거래 제거 전 매출 5541억원 가운데 41%를 담당하고 있다. 도료 부문 매출(내부거래 제거 전) 비중은 57% 수준이다.

◇2차전지 분야 보완, 미래 기술연구 박차

강남화성의 종속기업 편입이 단순히 사업 포트폴리오와 매출 다변화 효과만 가져온 것이 아니다. 도료에 치중됐던 강남제비스코의 연구개발(R&D) 분야를 다양화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강남화성의 지난해 R&D 실적을 살펴보면 강남화성은 지난해 보닥 타일(Bodaq Tile)용 난황변 투명 폴리우레탄 수지, 고점도용 무용제 1액형 접착제 등을 개발해 제품화했다. 이중 눈에 띄는 실적은 이차전지 파우치용 폴리에스터 접착제다.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이 제품을 통해 신규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IT기기뿐 아니라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되는 이차전지 파우치용 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하며 제품화에 나선 사례다.

강남제비스코의 또다른 신규 연구개발 사업으로는 자율주행 인지 대응형 코팅 소재 개발이 있다. 국책과제(한국과학기술연구원)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센서의 인지율을 높일 차량 코팅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앞차의 색상에 따라 달라지는 도료 반사율을 개선해 자율주행차의 사고 예방·회피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강남제비스코가 도료 제조·개발에 강점을 가진 만큼 적외선 반사 특성이 개선된 안료 개발의 한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재 강남제비스코의 기술연구소는 연구1~4실로 구성됐다. 각 연구실이 건축(1실), 공업(2실), 수지(3실), 자외선(UV) 및 선박중방식(4실)용 도료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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