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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에넥스 회장, '경영권 위협' 승계시계 빨라졌나 10년전 지배력 이양 마무리, 증여·블록딜로 부친 지분 대부분 양수

이효범 기자공개 2022-12-29 07:45:39

[편집자주]

가구업계 창업주 시대가 저물고 있다. 조창걸 전 한샘 회장이 경영권을 매각한 것도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일찌감치 후계자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이제 막 경영권을 이양하면서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가구업 1세대인 창업주의 오너십이 이동하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2세들의 행보와 경영 성과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넥스 창업주 2세인 박진규 회장(사진)은 2011년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른 가구기업들과 유사한 수순으로 창업주로부터 지분을 이전 받았다. 특이한 점은 지분을 승계받고도 오랜기간 부회장에 머물렀으며 부친의 그늘 아래에서 입지를 키웠다는 점이다.

적대적 M&A(인수합병)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예상보다 빨리 지분 승계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로 박 회장은 20%를 웃도는 지분과 가족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1998년 부회장 취임, 부친 지분 증여로 주요주주 등극

에넥스의 올해 9월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 21.09%를 보유한 박 회장이다. 그의 부친이자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이 3.77%를 보유한 2대주주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하면 27.34%다. 박 회장 부자의 지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의 자녀인 박성은 씨와 박경태 씨가 각각 1.08% 갖고 있다. 또 박 회장의 동생인 박미영 씨가 0.17%를 보유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임원 3명도 합산 지분율 0.15%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박 회장이 에넥스 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건 증여 덕분이다. 1998년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일부 넘겨 받았다. 또 당시 에넥스의 유·무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확보했다. 에넥스는 1998년 12월에만 82만800주에 달하는 주주우선 공모배정 유상증자와 41만3400주에 달하는 주주배정 무상증자를 각각 단행했다.

1998년은 박 회장이 부회장에 취임한 시기였다. 그는 박 명예회장의 장남으로서 사실상 정해진 후계자였다. 1986년 에넥스에 입사해 충북 황간 공장에서 근무했다. 1990년 에넥스 하이테크 대표를 거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입사한지 12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경영권 방어' 박유재 명예회장, 적통 박진규 회장에 지분 승계

지분율 측면에서 박 회장이 확고한 후계자로 자리 잡은 것은 2011~2012년이다. 2007년 적대적 M&A를 노린 섬유기계 제조업체 윔스와 가구업체 시디즈 등이 12% 안팎의 지분을 매입한 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명예회장은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2007년부터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2008년 지분율 20%를 넘겼다.

2009년 웜스와 시디즈가 각각 지분율 5% 이상 주주에서 빠졌다. 에넥스 입장에서는 적대적 M&A 위기를 넘긴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이를 계기로 지분승계 작업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박 회장은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510만주를 시간외매매 거래로 넘겨받았고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2010년말 지분율은 3.64%에 그쳤으나 2011년말 14.85%로 증가했다. 2012년에도 박 명예회장은 남은 지분을 모두 박 회장에게 넘겼다. 이로써 박 회장은 지분 25.63%를 확보했다.

당시 부친의 지분을 이전 받는데 약 42억원을 투입했다. 주로 에넥스로부터 수령하는 보수와 보유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매수대금을 충당했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에넥스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당시 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010년 3억원, 2011년 2억5000만원, 2012년 2억6000만원 등으로 책정된다.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이전에도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었다. 1998년 부회장 직함을 달았고 지분승계가 본격화 된 2011년까지 10년 넘는 기간 동안 에넥스에 근무했다. 이를 감안하면 부친의 지분을 사들이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박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주주구성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2013년 박 명예회장은 박 회장에게 지분을 넘긴 이후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81%를 확보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은 대부분 희석됐지만 박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늘면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8.25%에 달했다. 이후 박 회장의 모친을 비롯해 형제들이 지분을 장내 처분하는 등 올해 9월말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합산 지분율은 27.3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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