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협력사 리포트]'협력 반세기' 세종공업, 친환경차 전환도 '동행'⑦조지아 신공장 동반진출, 내연기관 부품→배터리팩 '전환점'
허인혜 기자공개 2022-12-30 14:44:10
[편집자주]
글로벌 톱티어로 등극한 현대차그룹의 성공 뒤에는 현대차·기아와 해외 동반진출에 나서며 힘을 실은 협력사들의 공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수급 안정화 등을 목표로 협력사 동반진출 정책을 펼쳤고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발맞춰 매출액과 기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때로는 대외환경 등의 변화로 흥망성쇠를 함께하기도 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과 해외로 나선 협력사들의 히스토리와 현황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7일 0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종공업은 현대차그룹이 해외 진출을 계획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동반 진출이 점쳐졌던 곳이다. 오랜 기간 현대차그룹 완성차에 머플러를 독점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인도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에서 현대차그룹과 호흡을 맞췄다.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발을 맞춰 변신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중심 부품사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부품사로 영점을 다시 잡는 중이다.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급사로 우선선정되면서다.
◇76년 '포니'로 인연…현대차 동행 미국법인 매출액 1위
세종공업은 1976년 설립돼 현재까지 현대차그룹과 협력하고 있다. 첫 협업은 '포니' 소음기 생산이다. 이듬해 코니타와 포터 1톤의 소음기까지 세종공업이 전담하게 됐다.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 배기시스템 관련 부품인 컨버터와 머플러 등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조6000억원에 근접했다. 2020년 1조18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가격 조정과 운임비 협상 등이 이뤄지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1조3689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세종공업은 올해 연말 지난해 대비 더 높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머플러와 컨버터의 매출액이 1조3689억원 매출액 중 1조2811억원을 차지한다. 수출이 1조1786억원으로 압도적이고 내수 판매액은 1025억원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매출 비중은 65~70%다. 3분기를 기준으로 현대차가 48.1%, 기아가 17.5%다. 현대모비스(16.7%)와 글로비스, 현대위아 등을 합하면 80%를 웃돈다. 일부 계열사 매출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나온다. 해외 매출액으로만 한정해도 현대차그룹의 매출액 비중이 80%를 상회할 것으로 세종공업 관계자는 예상했다.
해외 법인별 매출액은 3분기 미국 법인이 727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멕시코 법인이 1026억원을, 중국 태창 법인이 1257억원을 나타냈다. 중국 염성 법인이 470억원, 중경 법인이 21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인도 첸나이로 출발…아시아·북미·중남미·유럽 거점 마련
세종공업은 중국과 미국, 인도 등 현대차와 기아의 주요 거점지에는 모두 진출해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공장이 현지에 안착하기 전부터 동반진출로 토대를 다져온 곳이다.
현지설립 법인으로는 2002년 출범한 중국 염성과 북경, 2003년 미국 앨라배마, 2008년 미국 조지아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2011년 중국 태창, 2013년 중국 사천세종, 2013년 중경진천세종, 2014년 멕시코 등이 있다. 슬로바키아와 체코(2006년), 인도네시아, 인도에도 진출해 있다.

납품처로는 현대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부터 동행했다. 현대차는 1997년 인도 첸나이 지역에 공장을 신설했다. 상트로 등을 양산한 시점이 1998년으로 당시 동반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공업은 당시에도 현대차에 머플러를 독점공급했다.
미국 앨라배마에도 현대차 공장과 동반진출했다. 2003년 법인을 설치하고 앨라배마 주 포트데파짓시에 공장을 지었다. 2008년에는 미국 조지아에 법인을 설립하고 조지아주에도 공장을 건립했다.

중국은 현지 법인만 10여곳에 이를 만큼 세종공업이 집중했던 지역이다. 역시 현대차그룹과 동반진출로 물꼬를 텄다. 옌청세종기차는 중국 열단기아자동차에, 베이징기차는 베이징현대자동차에 각각 납품했다. 진출 10년차였던 2012년 매출액 4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알짜로 성장했다. 사드 보복과 코로나19 펜데믹 등으로 성장세는 멈춘 상황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 지정학적 이유로 주춤한 곳들도 현지 업체와의 공조나 환차익 덕분에 큰 폭의 손실은 막았다. 러시아에서는 3분기 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유로화로 거래했던 영향이라고 세종공업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은 로컬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주세종, 염성서주 등의 법인은 각각 56억원, 8억원의 플러스 수익을 내기도 했다. 세종공업은 2017년 중국 리파이어와 수소센서 공급계약을, 2018년에는 완성차업체 장안기차와 중국 로볼두산 법인에 머플러와 배기가스 관련 부품 수주 계약을 맺었다.
동반진출 역사가 긴 만큼 해외 부품사와의 기술수출 계약도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동반진출 당시에도 샤다(Sharda)모터와 마힌드라마힌드라(MM)와 기술제휴를 체결해 머플러를 생산 공급한 바 있다. 3분기 세종공업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샤다를 포함해 에콰도르와 터키, 대만, 말레이시아와 브라질 등의 현지업체와 기술제휴를 맺었거나 맺고 있다.
◇조지아 신 공장 동반진출, '친환경차 부품사' 터닝포인트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신설은 1차 협력사 모두에게 기회지만 세종공업에게는 특히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신설과 맞물려 전기차 배터리팩 공급사로 선정됐기 때문에다. 1차 선정사 안에 포함된 곳으로 알려진 협력사는 세방과 서연이화, 덕양과 세종공업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세종공업은 조지아주 신설 공장에 동반 진출하며 기업 정체성의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내연기관 완성차 전문 부품사였다면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하는 주요 협력사로 방향타를 옮긴다는 목표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본래 주력 사업이었던 컨버터와 머플러가 내연기관차 관련 부품이다보니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친환경차로 가는 흐름에 세종공업도 동행하는 것으로, 전기차 관련 부품으로 물꼬를 터서 향후에는 관련 부문의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법인은 현대차그룹의 철수 결정 등이 선행되면 정리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내 사업 규모가 상당한 만큼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현지 공장을 일정 기간 셧다운 하는 등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세종공업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협력사들은 러시아 등 현지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명운을 함께한다"며 "현지 철수 결정이 내려지거나 사업이 축소되면 협력사들도 같은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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