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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 협력사 리포트]현대차보다 더 긴 역사 대원강업, 변신은 과감했다⑤중국 법인 리스크 해소, 해외사업 확대에 흑자전환…'범 현대가' 계열사로

허인혜 기자공개 2022-12-30 07:38:41

[편집자주]

글로벌 톱티어로 등극한 현대차그룹의 성공 뒤에는 현대차·기아와 해외 동반진출에 나서며 힘을 실은 협력사들의 공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수급 안정화 등을 목표로 협력사 동반진출 정책을 펼쳤고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발맞춰 매출액과 기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때로는 대외환경 등의 변화로 흥망성쇠를 함께하기도 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과 해외로 나선 협력사들의 히스토리와 현황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원강업의 출발은 현대차그룹과 닮았다. '맨손의 신화'라는 점에서다. 서울역 앞 철공소에서 시작된 사업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가 법인,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그룹과의 공조는 40년을 훌쩍 넘겼다. 해외 동반진출의 역사는 17년이다. 중국 법인 리스크를 겪었지만 과감한 지분 정리와 다른 지역의 해외사업 확대로 흑자전환했다. 내수 중심에서 해외사업으로 전환된 방향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보다 긴 역사…미국 법인 매출액 가장 커

대원강업은 차량용 스프링과 시트를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다. 역사는 현대차그룹보다 길다. 1946년 설립돼 국내 완성차의 시초인 '시발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기도 했다. 해외 수출은 1964년 시작했다.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매출액의 89%가 스프링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와의 협업은 1970년대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970~1980년대부터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현대차와 기아 매출 의존도는 53.9%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협력사 중에서는 비교적 포트폴리오의 다변화가 잘 이뤄진 곳이다. GM과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BMW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에도 스프링과 시트를 납품하고 있다.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 대비 높은 편이다.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 7370억원 중 국내에서 4984억원(67.62%), 해외에서 2385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 한해의 매출액 비중도 국내가 561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8622억원 중 65%를, 해외는 3012억원으로 35%를 차지했다.


다만 방향성은 해외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법인을 늘리는 중이다. 해외 법인별로는 미국 법인이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해 매출액은 1215억원이다. 러시아 법인이 570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유럽 지역에서는 470억원의 매출액을 나타냈다.

대원강업의 연간 매출액은 9000억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해외진출 전 국내 매출 만으로는 300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해외 법인을 줄지어 설립한 뒤부터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출범 47년차였던 1993년 2000억원대를, 2002년에는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 인도, 러시아, 폴란드 법인이 설립된 뒤인 2010년에는 5000억원의 연매출액을 나타냈다. 2013년 1조원을 넘겼다.

다만 최근 3년간 매출 1조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21년 매출액은 8622억원, 2020년이 8612억원, 2019년에는 960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조1028억원, 1조761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 1조원 미만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17년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미·인도 등 6개국 진출…앨라배마 공장, 성장 '지렛대'

대원강업은 미국과 중국, 인도, 폴란드, 멕시코, 러시아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섯 곳에는 스프링 공장을, 러시아에서 시트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 북경과 영성, 폴란드 루블린, 러시아 톨리아티, 미국 앨라배마의 오펠라이카 등 현대차그룹의 현지 공장과 인접해 있다.

현지법인은 대원아메리카와 인디아, 유럽(폴란드), 러시아와 멕시코에서 운영 중이다. 중국에 위치한 북경대원과 강소대원은 관계기업이다. 첫 해외진출은 1997년 유럽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005년 중국 북경대원, △미국 대원아메리카(2006) △인도 대원인디아(2007) △러시아 대원솔레루스(2008) △폴란드 대원유럽(2008) △중국 강소대원(2011)이 순서대로 문을 열었다.

2008년 대원아메리카 준공식.
미국 진출이 회사 성장의 지렛대가 됐다는 평가다. 대원 아메리카는 미국 앨라배마 주에 자리했다. 4만여평의 대지에 4500여평 규모의 공장이다. 역시 주력 제품인 자동차용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자바를 중점적으로 생산했다.

설립 5년 만인 2013년 생산 능력은 연 60만대에서 72만대로, 임직원의 수는 128명에서 255명으로 2배 늘었다. 3교대 시스템으로 납품 물량이 크게 늘었고 품질 담당인원을 늘리며 고품질 제품도 양산되자 GM과 크라이슬러 등도 제품 수주를 맡기기 시작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는 R&D 지원 사무소를 열었다.

진출 전과 후의 매출액 확대도 뚜렷하다. 2007년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6045억원이었지만 대원아메리카를 설립했던 2008년에는 6662억원으로 늘었다. 2013년 1조4억원, 2014년 1조100억원으로 순풍을 탔다. 이후에도 미국법인 매출은 대원강업의 연결기준 총 매출액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폴란드는 대원강업이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세운 곳이다. 현대차그룹과의 공조보다는 시트를 납품했던 대우차 '르망'의 인연이 깊었지만, 현대차와의 동반진출을 계획할 때 힘이 된 경험이다. 대원강업은 1997년 폴란드 기업과 합작기업 'D&D 스프링스 폴란드'를 출범시켰다. 대원강업의 지분은 20%, 대우그룹 폴란드 현지법인인 대우모터폴란드(DMP)가 80%를 보유한 곳이었다. 동유럽 국가 수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였다.

2008년 대원강업이 D&D 스프링스 폴란드를 인수하면서 대원강업의 독자적인 계열사가 됐다. 폴란드 법인은 폭스바겐과의 계약을 이끄는 등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인도 진출은 2007년 시작됐다. 중국, 미국에 이어 인도에 1만4000평 규모의 스프링 공장을 지었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 인근에 설립됐다. 코일스프링, 스테빌라이자바 등을 납품했다. 현대차가 제2공장을 세우던 시기에 동반진출했다.

러시아 공장은 고초를 겪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러 규제가 강화되고 반도체 수급난도 이어지면서 현대차 공장이 올해 초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대원강업도 3월 공장 가동을 멈췄다. 대부분의 현지 부품을 유럽에서 조달하고 있어 앞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국 법인 과감한 정리에 흑자전환…친환경차 '집중'

중국 법인 리스크를 과감하게 해소하며 재무적 흐름은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사드 보복과 코로나19 펜데믹,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중국 법인 손실은 현대차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대원강업 역시 2017년 중국발 손실로 매출액 성장세가 꺾인 바 있다.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전년대비 28%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대원강업은 지난해 북경대원·강소대원 등 중국 법인의 지분을 대폭 정리했다. 중국 자동차 스프링 생산업체인 메이리사에 각사 지분을 70%씩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지분 30%씩을 남겨둔 2대 주주로서 기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원강업은 중국 법인 신설에 처음부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현대차의 중국 진출 시점보다 2년 늦게 베이징 현지법인을 세웠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국내 1위 스프링 부품사였지만 현지 물량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진출을 미뤘다는 전언이다.

효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전년도 매출액을 1000억원가량 뛰어넘었다. 누적 기준 지난해 3분기 말 매출액이 6444억원이었다면 올해 3분기 말에는 7370억원으로 늘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24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4%의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9억원에서 5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36억원에서 119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지난해 발생한 법인세 비용 등의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 법인 두 곳이 지난해 4분기부터 연결 대상 회사에서 제외된 데 따른 실적 개선효과도 뚜렷했다.

현대그린푸드와의 인수합병은 변수다. 지난달 현대그린푸드는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대원강업의 보통주 876만1073주(14.13%)를 인수하는 협상을 체결했다. 기존 지분을 더해 29.74%의 최대주주가 됐다. 대원강업이 내수 중심에서 해외 사업 확대 기조로 실적을 개선한 만큼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일찌감치 친환경차로 낙점했다. 중국 현지 법인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도 친환경차 부품 개발에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원강업은 세 곳의 연구기관에서 친환경차 부품 등을 연구 중이다. 기술연구소와 정밀스프링연구실, 시트연구실 등을 운영 중이다. 친환경차의 배터리 모듈을 보호하는 외장부품 소형화 엔드플레이트 등을 개발했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 '넥쏘'에 엔드플레이트를 독점 공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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