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인사 풍향계]농협은행 이석용號 출범 초읽기…비이자이익 활로 과제⑥올해 수수료순익 7.6% 감소…해외점포 순익 신한은행 10% 수준
김형석 기자공개 2022-12-27 08:07:5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사진)이 27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 내정자의 강점인 중앙회와의 네트워크와 영업 경력 등을 활용해 권준학 현 행장의 업무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5대 은행 중 가장 취약한 비이자이익 개선과 해외 영업망 확보는 이 내정자의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석용 행장 내정자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 내정자의 임기는 1월1일부터 2년이다.
이 내정자가 맡게 될 농협은행은 최근 2년간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224억원) 증가한 1조4599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이 급락하지 않으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1조5556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이 연간 2000억원 가량을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누적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신경분리 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혁신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NH자산플러스를 기반으로 금융 플래너, 연말정산 컨설팅, 내차 관리, 맞춤 정부혜택 등 5가지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론칭했다. 올해 3월에는 NH통합IT센터에 창의와 소통 공간인 'NH-아이디어 그라운드(NH-IDEA Ground)'를 개소했다. NH-아이디어 그라운드는 사무 환경 제약 없이 임직원과 방문객이 자유롭게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경험하고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다만 이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농협은행은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29억원) 감소한 5196억원이었다. 여신 및 외환(7%↓)과 신탁(19.9%↓), 대행업무(16.9%↓) 등 수수료수익 대부분 지표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환율 상승과 주식시장 불황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수익 역시 2551억원에서 1536억원으로 39.8% 급감했다.
수수료이익 감소폭은 경쟁 은행과도 비교된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7262억원(1.0%↓), 7001억원(2.7%↓)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46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큰 폭의 비이자이익 감소는 결국 경쟁 은행과의 수익성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5대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을 보면 농협은행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ROE는 9.73%를 기록했다. 이는 신한(11.68%), KB국민(10.45%), 하나(10.46%), 우리(12.94%) 등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낮다. 농협은행의 ROA는 0.51%로 역시 신한(0.7%), KB국민(0.67%), 하나(0.65%), 우리(0.72%) 등과 격차를 보였다.
해외 영업망에서도 농협은행은 경쟁사보다 열위에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개점한 시드니지점을 포함 8개 국가에서 11개의 해외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과 7월 각각 홍콩과 베이징 지점을 오픈하는 등 해외 점포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사에는 크게 뒤처져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개국 16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해외점포를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 역시 370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의 16%에 달하는 액수로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해외 점포 순이익의 10배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최근 몇 년간 대출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이자이익을 기반한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이자이익 개선과 해외 점포 확대는 향후 이 내정자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내정자의 경우 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으며 사업계획 수립과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발휘했고 과거 농협은행에서의 영업 성과도 높았다"며 "농협이 이 내정자에게 은행 수장을 맡긴 것도 이 같은 수익성 확보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김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G인바이츠, 화일약품 지원 축소 11년 동행 '선긋기'
- [thebell note]제약바이오는 다이어트 중
- [제약사 TSR 분석]제일약품, '주가·실적·배당' 3중고 열쇠 '온코닉의 신약'
- 명문제약, 영업이익 감소에도 개량신약 드라이브
- '케이캡 게섰거라' 대웅제약, 中 펙수클루 적응증 확대
- 대한뉴팜, '인체·동물의약품' 견인 2000억 매출 첫 달성
- 지오영, 작년 매출 4.4조…초격차 우위로 5조 정조준
- 'R&D 강화' 대웅제약,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영입
- [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대웅, 경쟁사 대비 낮은 임금…불평 낮출 빠른승진·스톡옵션
- 영진약품, 2년만에 흑자…수출보단 내수 기여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