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정기 임원인사는 경기 불확실성 등 위기 대응을 위한 내실 강화 및 안정화에 방향성을 뒀습니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아래 미래 성장을 주도할 전문성 갖춘 인재를 발탁했습니다.”한국콜마그룹이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밝힌 인사 기조다. 다시 말해 그동안 거둔 실적과 업적을 공정하고 엄격하게 평가하고 공이 있는 자에겐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겐 벌을 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명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한국콜마 중국 법인이다. 이번에 발표한 승진 명단에는 2명의 중국법인 임원이 포함됐다. 특히 승진자 중 가장 직급이 높은 전무에 선임된 케이스는 김정호 북경콜마 동사장(법인장)이 유일하다.
북경콜마가 뛰어난 성과를 거뒀냐 하면 그렇지 않다. 북경콜마의 매출 추이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2018년 74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555억원, 2020년 223억원, 2021년 249억원으로 줄었다. 올 3분기(누적)에는 전년 동기대비 32% 감소한 13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액도 같은 기간 14억원에서 78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또 한 명의 승진자를 배출한 우시콜마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매출액은 2018년 6억원에서 3년 만에 1118억원으로 급증했지만 매년 평균 13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보였다. 올해 9월에도 전년 동기 82억원보다 17억원 많은 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도 콜마그룹은 왜 중국 법인에 힘을 실어줬을까. 조직관리를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관시(關係·관계) 문화가 강하다보니 기존에 맺었던 인연을 더 중시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단체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중국 국적의 현지 직원들이 한국인 관리자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도 있어 ‘조직 융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북경콜마 동사장을 전무급으로 격상한 건 중국 법인 전체의 권위를 높여 조직 관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전 최현규 사장이 중국총괄 사장으로 있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아직 체급이 부족하지만 현지 임직원들에게 그룹의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로나 여파로 3년 가까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은 한국콜마의 미래로 꼽히는 곳이다. 최근 대형 고객사 외에도 SNS를 기반으로 한 신흥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어 현지 화장품 ODM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지금이 길었던 적자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콜마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조직 융합을 이뤄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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