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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핵심경영진 이탈 '디지털 전환' 진통 겪나 '김진국·육경건' 대표 경쟁사로 이동, 온라인 플랫폼 '하나허브' 고도화 부메랑

김선호 기자공개 2023-01-09 08:16:23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행사 하나투어에서 주요 경영진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 노랑풍선으로 이직한 김진국 대표에 이어 이번에는 육경건 대표도 마이리얼트립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플랫폼 '하나허브'를 중심으로 사업구조가 변경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는 2일 각자대표인 육경건 대표가 사임을 표하면서 송미선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2022년 초에 김 대표가 하나투어에서 노랑풍선으로 이직하면서 일시적으로 송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된 것과 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이에 하나투어 측은 "단독대표 체제 전환을 통해 급변하는 여행시장에 빠르게 대처하고 경영성과를 제고할 것"이라며 "단독대표 체제는 2008년 이후 15년 만으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여행업계의 압도적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단독대표 체제는 송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던 기존 내부인사가 잇달아 사임을 하면서 일어난 불가피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가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후 내부 진통을 앓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IMM PE는 2020년 초 하나투어 지분 16.67%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에 창업자 박상환 회장은 대표에서 물러나고 기존 하나투어 임원인 김 대표가 자리를 유지하고 IMM PE 측은 보스턴컨설팅 출신의 송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초기 김 대표는 영업 등 바깥 업무를 주로 맡고 송 대표는 인사·관리·재무 등을 총괄하는 살림을 책임지는 구도를 짰다고 하나투어 측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4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차세대 시스템이자 온라인 플랫폼 '하나허브'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지속해나갔다.

이는 그동안 대리점을 통한 여행상품 판매 전략이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에 주력하는 전략이었다. 자체 플랫폼 흥행으로 대리점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줄면 수익성도 덩달아 강화되는 구조였다.

다만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내부 임원에게 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주요 상품 판매채널인 대리점과 관계 인식이 약화되면서 김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를 인지한 김 대표는 2022년 초 하나투어 대표를 사임하고 노랑풍선으로 이직했다.

김 대표와 함께 하나투어 내부 임원도 노랑풍선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노랑풍선 임원 중 김혁진 재무본부장 전무, 오경현 온라인사업본부장 상무, 구예원 마케팅·온라인판매부서장 이사가 하나투어 출신이다.

이후 김 대표로부터 하나투어 대표를 이어받은 임원은 기존 대리점판매를 총괄한 육경건 대표였다. 그러나 그도 대표로 선임된 지 1년 만에 하나투어를 떠나 마이리얼트립으로 이동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이러한 인사 유출이 생기자 IMM PE와 송 대표는 외부 전문가로 하나투어 임원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 영업보다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역량을 높일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올해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하나투어 임원 중 이진호 재무본부 총괄 상무는 두산중공업과 삼정회계법인을 거쳤고 박근철 IT온라인본부 총괄 상무는 CJ ENM과 티몬 출신이다. 고객경험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양성회 상무도 죤슨앤죤슨 팀장을 거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단독대표 체제 전환으로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서 상품과 서비스 고도화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극대화해나갈 것"이라며 "송 대표는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고객 중심형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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