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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경영권 분쟁]SM 자회사 기습 매각 검토, 하이브 저지 포석?SM C&C·키이스트 매물 거론, 주가부양·경영권 매력 희석 목적 등 의견 분분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20 12:37:4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0일 07: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발표한 거버넌스 개선안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는 본업과 상관없는 비핵심 자산을 팔아 핵심자산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매각대상으로 에스엠컬처앤콘텐츠(SM C&C)와 키이스트가 거론된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이 하이브를 저지하기 위해 자회사 매각을 추진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매각대금으로 배당금을 늘려 주가를 부양함으로써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막는다는 시각이다. 혹은 핵심 자회사를 매각해 자산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매수 의지를 꺾으려는 포석으로도 읽혔다.

◇SM C&C·키이스트 등 매물 거론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현 경영진은 자회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SM C&C와 키이스트 등이 매물 후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16일 공시를 통해 SM C&C와 키이스트, 디어유 등의 매각 보도에 대해 디어유는 매각대상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SM C&C와 키이스트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SM C&C와 키이스트는 SM엔터테인먼트가 100%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를 통해 거느린 손자회사다. SM스튜디오스는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SM C&C 지분 29.56%, 키이스트 지분 28.38%를 보유하고 있다.

SM C&C는 SM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인수한 기업으로 광고와 콘텐츠제작, 매니지먼트, 여행사업 등을 영위한다. 연간 매출은 2021년 기준 1397억원 정도다.

키이스트는 배용준이 설립한 곳으로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 제작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을 영위한다. 매출 비중은 영상콘텐츠 제작 사업이 60%를 넘어 압도적으로 높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 460억원, 순이익 3억원을 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매각 대상이나 시점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본업과 관계없는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매각 후 배당으로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 의도?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행보를 놓고 업계에서는 순수한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M&A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항에서 자회사를 매각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한국 M&A 역사상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현 경영진-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카카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하이브 등으로 진영이 나뉘어 경영권을 놓고 분쟁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안개 속에 빠진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가 기습적으로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이 주가를 부양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려는 행보라고 해석한다.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있는데 주가를 이보다 높여 공개매수에 차질을 빚도록 유도한다는 뜻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와 키이스트를 매각해 현금이 유입되면 SM엔터테인먼트가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배당금이 늘어나면 투자매력이 부각되는 만큼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라운주얼' 전략으로 하이브 저지 의도?

일각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가 이른바 '크라운주얼(crown jewel)' 전략을 쓰는 것일 수 있다고 바라본다. 크라운주얼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수 대상기업의 사업부문 중 핵심 자산이나 성장성 좋은 사업을 매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대적 M&A가 시도될 때 핵심자산을 처분해 인수 매력도를 떨어뜨려 M&A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다.

SM C&C와 키이스트는 하이브에게 있어서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콘텐츠사업과 매니지먼트사업의 영역 확대 측면에서 힘이 될 수 있다. SM C&C는 광고사업을 현금창출원으로 갖췄을 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MC 라인업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 전현무 등이 SM C&C에 소속되어 있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확보해 둔 데다 배우를 중심으로 매니지먼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배우 고아성, 김동욱, 박하선, 한선화 등 배우 36명이 키이스트에 소속되어 있다. 또 2015년부터 '보건교사 안은영', '라이브온', '허쉬' 등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하며 경쟁력을 쌓았다.

SM C&C나 키이스트 등이 팔리면 SM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면서 하이브의 경영권 확보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의미다. M&A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는 점에서 SM C&C와 키이스트를 비핵심 자산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하이브의 M&A를 막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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