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회사채 상환기조 이어가나...다른 계열사들은 보유현금으로 만기 상환...2021년 이후 공모채 시장 복귀안해, 신용등급 A 한계도 있어
이정완 기자공개 2023-03-03 13:44:1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6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이 공모채 발행 대신 현금 상환에 나섰다. 2021년 마지막 공모채 발행 후 아직까지 시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최근 자산 효율화 작업으로 현금을 확보한 덕에 이같은 전략을 택할 수 있었다.대림의 현금 상환으로 인해 DL그룹 회사채 상환 기조 전반에 관심이 쏠린다. DL그룹 지주회사 DL도 여전히 높은 신용등급 A급 발행사의 금리 부담을 고려해 회사채 발행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2월 '600억' 현금으로 갚았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림은 이달 중순 2020년 발행한 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지만 차환 발행하지 않고 보유 현금으로 상환했다. 최근 수년간 비주력사업 정리와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서 자체 자금으로 상환이 가능했다.
대림은 2021년 해운 물류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 선박을 약 2100억원에 매각했다. 비슷한 시기 코로나19로 인해 영업 실적이 부진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글래드라이브호텔을 1300억원에 팔았다. 지난해 대림이 개발한 물류센터를 매각하기도 했다. 이 덕에 2021년 말 별도 기준 2412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3분기 말 4534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대림이 현금 상환 기조를 지속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 대림 관계자는 "지난해 현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에 현금으로 갚은 것일 뿐 향후 공모채 발행은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대림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공모채 시장을 꾸준히 찾던 정기 이슈어(Issuer)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아 1000억원씩 조달했다. 마지막 발행 때는 흥행에 대성공한 경험도 있다. 2021년 1월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 모집에 10배가 넘는 565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 덕에 2배 증액 발행 결정을 내렸다.
◇연내 그룹 회사채 만기 3000억 도래
대림이 회사채 발행을 망설이는 요인은 결국 신용등급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대림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 AA급 발행사도 투자 수요를 찾기 어려운 시기가 연말까지 이어졌다.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며 A급 회사채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으나 고금리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대림과 같은 A급 발행사인 DL도 오는 4월 600억원, 5월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상환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DL은 지난해 5월에도 공모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2021년 초 건설회사 DL이앤씨와 화학회사 DL케미칼을 떼어내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지주사가 된 뒤 처음으로 찍는 공모채였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 안정적', 한국신용평가로부턴 'AA-, 안정적' 평가를 받아 등급 스플릿 상태에 처해있다.
DL이 차환을 위해선 4월 초까진 발행을 마쳐야 한다. 통상 발행 한 달 전 대표주관사 선정 후 조달 준비에 나서야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A급 발행사도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으나 여전히 AA-급 회사채와 비교하면 A+급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큰 상황"이라며 "금리 부담 때문에 발행을 망설이는 A급 발행사가 많다"고 말했다. 나이스피앤아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A+급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격차는 138.3bp였는데 AA-급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차이는 69.9bp를 기록했다.
DL의 핵심 자회사가 건설사인 DL이앤씨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연초 회사채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AA급 우량 회사채는 대부분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조달 금리가 결정되고 있지만 건설채만은 예외다. AA-등급을 보유한 현대건설은 개별 민평의 +10bp, A+등급인 GS건설은 +140bp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DL 회사채 본평가를 통해 "DL 신용도의 근간인 DL이앤씨 실적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최근 수년간 매우 우수한 영업실적을 유지했으나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DL이앤씨는 연결 기준 매출 7조4968억원, 영업이익 49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2%, 48%씩 줄었다.
DL그룹은 대림과 DL 외에도 DL에너지, DL건설 등이 연내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DL에너지는 1150억의 회사채, DL건설은 1000억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모두 A급 발행사이기에 그룹 차원의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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