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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3년만의 배당' 한진칼, 커지는 배당 기회대한항공에 기댄 배당재원, 업황 개선·두둑한 현금에 지속 가능성 확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3-03-02 07:34:07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8일 14: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3년 만에 배당에 나서면서 배당이 지속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항공업황으로만 보면 배당 확대여력이 충분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확률이 갈린다.

한진칼의 배당 재원인 대한항공의 실적 반등이 시작된 만큼 배당 기회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비용 이상으로 쌓아둔 현금성자산도 배당 확대 기대감을 키운다.

◇행동주의 화답으로 시작했던 배당, 3년 만에 부활

한진칼은 이달 2022년 결산 배당금을 확정해 발표했다. 보통주 1주당 170원, 우선주 195원을 지급한다. 배당금의 총액은 약 114억원이다. 이전 대비 배당 규모는 줄었지만 3년 만에 배당을 다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최근 배당은 2019년 연말 결산으로 보통주 주당 255원, 우선주 280원이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배당은 진행하지 못했다. 순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결산배당금을 확정하며 중장기 배당정책도 함께 공개했다. 한진칼이 이달 내놓은 중장기 배당정책은 2018년부터 이어온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내외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기조를 이어간다. 당기순이익 중 일회성 비경상이익은 제외된다.

한진칼이 배당정책을 정한 건 2018년 연말 결산 시점이 처음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지분 9%를 확보한 때가 2018년 11월로 KCGI는 경영권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진칼의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과 KCGI가 주주제안을 시작하자 한진칼도 일반 주주 등을 겨냥한 주주친화정책을 펴게 됐다.

당시 배당성향은 약 50% 수준으로 정했다. 배당성향의 기준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관점에서 별도 당기순이익을 염두에 둔 계획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지금의 배당성향과 같은 세부내용을 확정했다. 2020년과 2021년 모두 실제 배당과 무관하게 같은 배당 목표를 고지한 바 있다.


◇배당재원은 '효자' 대한항공이 벌어준 돈

한진칼의 배당 재개는 대한항공의 호실적에 기인했다. 한진칼이 밝힌 별도 기준 수익원은 부동산 임대와 관리수익, 브랜드 사용료 수익, 배당금 수익 등이다. 이중 브랜드 사용료 수익과 배당금 수익 등 대부분의 재원을 대한항공에 기대고 있다. 부동산 수익은 연간 약 40억원에 그친다.

대한항공의 연간 한진칼 상표권 사용료는 2020년 187억원에서 2021년 231억원, 2022년 354억원으로 점차 늘었다. 사실상 200억~300억원이 고정값으로 들어온다. 2020년에 상표권 사용료가 100억원대였던 이유는 팬데믹으로 대한항공 실적이 직격타를 맞아 한진칼이 깎아준 덕이다.


배당수익도 만만치 않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보통주 26.11%, 우선주 0.86%다. 대한항공은 2022년 연말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750원, 우선주 800원을 확정했다. 한진칼이 가져갈 배당 수익은 720억원을 웃돈다.

결국 상표권 사용료와 배당 수익은 대한항공 실적에 따른다. 대한항공 실적은 팬데믹에 잠시 주춤했다가 화물 수요 발굴과 엔데믹이 연달아 찾아오며 반등했다.

2019년 별도기준 순손실이 5687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6387억원의 흑자가 났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1조7797억원이다. 2022년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개선세는 항공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고 여행 수요도 당분간 더 개선되리라는 전망이 투자전문가 사이 우세하다.

◇항공업황 개선 기대감 여전·두둑한 곳간…배당 지속될까

문제는 앞으로다. 3년 만에 재개된 배당은 지속될 수 있을까. 배당이 이어지려면 배당의 재원이 확보돼야 하고, 그 재원이 배당에 쓰이도록 돈이 새는 곳이 없어야 한다.

대한항공 등 항공업계의 실적을 보면 배당 규모를 늘려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전 호황기를 기준으로 배당정책을 재차 확립했다는 점에서 한진칼의 자신감이 드러난다.

배당 재원은 쌓일 것으로 보이지만 재원이 대거 쓰일 곳도 예정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다. 다만 대한항공의 곳간이 충분히 차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하는 데는 약 1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호실적으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5조3600억원 가량 쌓아뒀다. 인수 자금을 빼고도 3조8600억원 가량이 남는다.

주주들의 면면을 봐도 한진칼이 배당에 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2.06%) 몫을 제외하더라도 18.12% 수준이다. 우호 지분으로 꼽히는 산업은행이 10.58%, 델타 항공이 14.90%고 LX판토스도 3.83%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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