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노트]곳간 두둑한 '천보', 2026년까지 6000억 증설 투자②CAPA 13배 늘린 6만1100M/T 목표, 작년 3000억 자금 확보…미국·유럽 법인 설립도 예고
신상윤 기자공개 2023-03-09 07:30:41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국민연금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하지만 국내주식, 그 중에서도 코스닥 시장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도 견실한 성장성을 보인 코스닥사는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간다. 더벨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2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이하 국민연금)가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 '천보' 투자 비중을 다시 확대한 배경은 무엇일까. 시장에선 천보가 계획한 생산능력(CAPA) 증설이 많은 해답 중 하나로 꼽는다.천보는 2차전지 소재 다각화를 위해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새만금에만 6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CAPA)을 지금보다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선 미국과 유럽 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코스닥 상장사 '천보' 주식 50만461주(5.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월 초 보고된 이 공시의 변동일은 지난해 11월 3일이다. 같은해 7월 첫 보고 이후 두 번째로 5% 주주에 국민연금이 있다는 것을 시장에 알린 것이다. 지난달 28일 천보 종가 25만2000원을 반영하면 보유 주식의 가치는 단순 계산시 1200억원대다.
확연한 성장세는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천보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2447억원, 영업이익 4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33.5%, 영업이익은 46.6%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2021년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천보의 매출액은 1년 만에 연간 300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천보가 생산능력 증설에 힘을 쏟는 점도 투자 비중 확대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보는 올해에만 1332억원을 2차전지 소재 공장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126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는 등 2020년부터 책정된 투자금액만 3334억원을 웃돈다. 천보를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시킨 원동력 '리튬이온전해질(LiFSI)' 공장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987억원 상당을 투자해 연간 5000톤(t) 규모의 LiFSI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천보는 LiFSI를 비롯해 LiPO2F2, LiDFOP, LiBOB 등 각종 전해질을 연간 4700M/T(메트트릭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2025년까지 6만1100M/T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의 13배 규모다. 신규 공장은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공법과 부산물 재활용 등으로 수익성 제고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새만금은 천보가 새로운 생산기지로 삼은 지역이다. 천보는 2차전지 소재사업 자회사 '천보비엘에스'를 통해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20만5336만㎡ 규모에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오는 2026년까지 1~2차에 나눠 각각 3000억원씩이 배정됐다. 1차 공사는 올해 말까지로 예정됐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2차전지 소재들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만금 공장에선 기존 주력 제품인 LiFSI를 비롯해 △FEC(이온전도도 개선) △VC(수명·안전성 향상 및 열화억제) 등 전해액 첨가제들을 양산할 계획이다. 준공 예정일은 이달 말이지만 시험 가동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기존 충주공장도 600억원을 추가 투입해 LiPO2F2 등의 양산 라인을 개조 및 증설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중단기 설비 투자 재원은 비교적 넉넉하다. 천보는 지난해 3회차 전환사채(CB)와 4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해 30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해 현금성 자산은 3000억원이 넘는다. 대부분 재원이 생산능력 증설 투자에 쓰일 예정인 만큼 향후 양산이 본격화되면 매출로 반영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규모 증설은 천보의 중장기 글로벌 고객사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2차전지 시장은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의 성능이나 수명 등과 직결되는 전해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천보는 중대형 리튬전지용 전해질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많은 고객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천보는 올해 중국 지사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유럽 등에 법인을 설립해 공급 거점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더 나아가 미국에선 생산이나 영업까지 할 수 있는 합작법인(JV) 설립 등도 검토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미국과 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창출도 예상된다.
천보 관계자는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새만금을 비롯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공장에선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이 가능해 제품 다각화 등의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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