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경영분석]하나UBS, 수익구조 리빌딩에 약세장서 '선전''일임→펀드' 수수료 주축 이동…베어마켓서 AUM 사상 최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3-03-16 08: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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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UBS자산운용이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룬 지 한 해만에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비록 감소 추세로 마무리됐으나 수익 구조 리빌딩 덕에 약세장에서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13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UBS운용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은 283억원을 기록해 전년(289억원)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86억원→77억원)도 다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래 하나UBS운용은 부진의 골이 깊었던 운용사다. 2015년엔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15억원, 111억원이었으나 실적이 오랜 기간 점진적으로 축소돼 왔다. 그 사이 외형이 엇비슷했던 경쟁사는 사세를 대폭 키웠으나 매년 뒷걸음질이 지속됐다. 그러다가 2021년 드디어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1년만에 다시 감소 추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 한 해는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을 거듭했던 시기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적자 전환 하우스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영업 여건을 감안할 때 실적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하나UBS운용은 오히려 선방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설정잔액이다. 2021년 말 21조3303억원에서 오히려 4조원 이상 늘어난 25조878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시장이 폭락 추세를 보인 시기에 오히려 설정 규모를 사상 최대치로 키운 셈이다.
그간 하나UBS운용은 수익 구조의 중심 축을 일임에서 펀드로 바꾸는 데 힘을 실어왔다. 무엇보다 수년 간 지속된 실적 후퇴의 주범이 일임을 통해 거두는 자산관리수수료였기 때문이다. 2015년 78억원에 달했으나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해 20억원 안팎으로 쪼그라들었을 정도다. 이후 펀드 사업에 힘을 실은 결과 비우호적 여건에도 AUM이 껑충 뛰는 성과를 냈다.
전체 AUM의 중심부엔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가 자리잡고 있다. 2021년 말 9조6259억원에서 지난해 16조1027억원으로 몸집이 훌쩍 커졌다. 나머지 유형은 대부분 감소세를 보인 만큼 사실상 이 기구가 AUM 최대치 갱신을 견인했다.
'하나UBS 파워' 사모 시리즈가 대표적 상품으로 꼽힌다. 일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서 주요 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기에 만기매칭형 상품 등 채권 펀드가 오랜만에 활약한 시기였다. 이제 막 발행되는 채권을 담는 신규 상품의 경우 캐리 수익 자체가 매력적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AUM의 주축이었던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는 지난 한 해 부진을 겪었다. 이 투자기구는 투자처를 확정하지 못한 투자금이 잠시 대기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말 6조85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8조4959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하나UBS 신종MMF S-29'의 경우 순유입 규모가 연간 4000억원 이상일 정도로 인기 상품이었으나 MMF 라인업 전반이 저조한 성적을 냈다.
금리 인상기엔 MMF의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저금리 시대엔 MMF 수익률이 경쟁력을 가졌으나 가파른 속도로 금리가 치솟자 운용사마다 MMF 상품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이런 자금 이탈에도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가 빈자리를 메우면서 실적 타격을 최소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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