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재경센터에서 단일 부문으로 위상 달라진 농심 재무 조직②기획·지원 분야 업무 경영관리부문으로 통합, 재무 이외 업무까지 관장
김형락 기자공개 2023-03-28 07:39:5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6: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 재무 조직은 사업 전략 변화에 발맞춰 기능과 규모가 달라졌다. 담당 임원 없이 재경센터로 출발했던 재무 조직은 지금은 부사장급 임원이 이끄는 '부문'으로 커졌다. 재무·자금 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기획·지원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관리부문장을 두고 있다. 재무 건전성보다 수익성 관리가 주요한 농심의 사업 특성을 반영한 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농심은 경영관리부문장인 황청용 부사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한다. 공식적인 CFO 직책은 없다. 경영관리부문 아래 있는 재경실(실장 김종우 상무)에서 자금 관리·운영과 회계 처리 등 일반적인 재무 업무를 담당한다.
농심은 경영관리부문을 포함해 총 6개 부문(마켓·R&D·생산·SCM·국제사업 부문)과 1개 사업부(호텔사업부)로 조직을 꾸렸다. 대표이사(박준 부회장·이병학 사장) 직속 조직으로는 경영진단팀과 비서팀이 있다.
이 중 마켓부문(조용철 부사장)과 경영관리부문을 부사장급 임원이 이끌고 있다. 경영관리부문이 영업·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마켓부문과 대등한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재경센터에서 출발해 COO 아래로 이동, 일부 기능은 전략경영실에서 담당
과거에는 재무 조직이 다른 조직에 비해 위상이 낮았다. 2000년에는 재무 조직이 재경센터였다. 재경센터 아래 자금팀과 경리팀을 두고 있었다. 사업부와 실·팀을 거느린 본부급 조직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았다.
재경센터에서 임원이 나온 건 2002년이다. 안상찬 경리 담당 상무, 조선형 자금 담당 상무보가 임원을 달았다. 재경센터 아래는 그대로 자금팀, 경리팀만 있었다.
2005년 농심이 C레벨 임원을 다양화할 때도 CFO는 두지 않았다. 농심은 총괄 임원제를 도입하면서 재무 라인 최고위 임원으로 지원 총괄(COO, Chief Operating Officer)을 신설했다. COO 외에 CBO(Chief Business Officer, 박준 사업 총괄 사장), CCO(Chief Creative Officer, 김재훈 마켓 총괄 전무)를 임명했다.
재경센터는 COO(유종석 전무) 아래로 들어갔다. 경리팀, 자금팀은 그대로 재경센터에 속했다. 재경센터 외에 △기획조정팀·시스템개발팀·정보기획팀을 거느린 경영개발센터 △자재개발센터 △총무팀·인사팀·교육팀·관재팀·법무팀·부산지점관리팀이 속한 업무지원센터 △SCM(공급망 관리)센터를 COO가 책임졌다.
일부 기능을 전략경영실(Corporate Center)로 분리해 신동원 부회장(현 회장) 직속 조직으로 만들었다. 조선형 전략경영실장(전무)이 전략기획팀, 인사팀, 경영진단팀을 이끌었다. 조 전무는 2006년 3월 주주총회에서 농심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2005년은 농심 성장 정체를 겪은 시기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1% 감소한 1조600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 줄어든 150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 현지 공장 표준화·현지화 전략 개발과 해외사업 성장도 과제였다. 2006년 경영 지침을 '이익 구조'로 정하기도 했다. 조직 개편은 이를 실현할 방안이었다.
2007년에는 기존 지원 총괄 명칭을 운영 총괄로 바꿨다. 운영 총괄 아래는 회계팀, 재무팀 외에도 기획팀, 인사팀, 글로벌소싱팀, 총무팀, 홍보팀이 있었다. 2010년에는 운영 총괄 내 팀 조직을 부문 조직으로 재편했다. 운영 총괄이었던 유종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각 부문에는 상무급 임원을 뒀다.
◇ 기획·지원 기능 이원화했다가 다시 통합, 경영 자원 효율화 추진
2011년에는 운영 총괄 기능을 기획 총괄과 지원 총괄로 세분화했다. 농심이 처한 경영 과제를 풀어내기 위한 재편이었다. 농심은 그해 외형 성장을 이루고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2012년 경영 지침을 '상품력'으로 정하고 제조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설비 유형별 적정 설비 규모를 설정해 설비 운영을 최적화하고, 효율적 인력 운영과 전문 인력을 육성해 고효율 생산 체제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였다.
재무 라인 최상위 조직은 지원 총괄(조선형 부사장)이었다. 재무팀, 회계팀, 총무팀, 관재팀을 거느린 지원부문(부문장 박상균 상무)이 지원 총괄 산하 조직이었다. 구매부문도 지원 총괄 아래 있었다.
2013년에는 지원 총괄을 실 조직으로 변경했다. 박상균 전무가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총무팀, 재무팀, 회계팀, 관재팀, 영남권업무지원팀, 구매1·2·3팀이 경영지원실에 속했다.
2017년에는 경영지원실을 부문으로 승격했다. 경영지원부문장(박상균 전무) 밑에 자금 관리·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실장(허인구 상무)과 구매실장(차태호 상무)이 있었다.
2021년에는 경영기획부문과 경영지원부문을 경영관리부문으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농심은 관행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 체제로 전환해 경영 자원 효율화를 이룬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시장 환경 대처가 중요한 시기였다.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증가, 물류·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 상승으로 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8% 감소한 1061억원을 기록했다.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있던 황청용 전무가 경영관리부문장을 맡았다. 재무, 인사, 교육, 법무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황 전무는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관리부문 아래는 △재경실장(김종우 상무) △경영기획실장(김보규 상무) △경영지원실장(김기찬 상무) △인재경영실장(문승현 상무) △커뮤니케이션실장(최성호 상무) △경영정보실장(안영진 상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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