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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주성엔지니어링,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수 늘리는 배경지배구조 개선보다 정책·통상 관련 전문성 강화, 격변하는 해외 시장 방향성 제시 기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3-27 12:55:5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0: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첫 주총에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숫자를 늘린다.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효과도 있지만, 꾸준히 사외이사 과반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천했던 연장이다. ESG적 면모보다는 이사회 전문성 강화하는 행보로 읽힌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 2인은 정책과 통상에 대한 경력과 식견이 돋보인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인플레이션 및 CRMA 등 원자재 공급망 관련 법안 구축으로 혼란하다. 주성엔지니어링 등 장비 기업 역시 영향권에 놓였는데, 정책과 글로벌 흐름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감안한 선임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숫자 4인으로 확대, 이사회 전문성 강화에 방점

주성엔지니어링은 29일 R&D센터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조현, 석영철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안건을 상정하고 투표한다. 현재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외이사는 총 3인이다. 신성철, 권기청, 조동일 사외이사다. 이중 권 사외이사는 24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행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최대 6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연임없이 물러날 예정이다.

권 사외이사를 제외한 기존 2인의 사외이사는 여전히 충분한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신 이사의 임기만료는 2025년이며,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인 탓에 이후 1회 연임도 가능하다. 조동일 이사의 경우 이미 연임을 했지만, 임기만료는 내년으로 1년에 가까운 기간이 남아있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 2인 선임 안건이 가결되면, 주성엔지니어링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숫자는 4인으로 늘어난다.


다만 주성엔지니어링은 기존에도 황철주 회장을 제외하면 이사회를 전부 감사 및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었다. 이번 사외이사 확대가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증가시키는 지배구조 개선 효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이미 준수하게 실천했던 기업인 만큼 특기할 사항으로 보긴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선임안건의 목적은 이사회 전문성 강화 및 다양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부터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쳤다는 점 외에도, 현재 사외이사진과 신규 사외이사 후보 간 경력의 차이도 이를 뒷받침한다.

퇴임하는 권 사외이사를 포함한 3인은 기술 전문성에 집중된 면모가 강하다면, 조·석 신규 사외이사 후보 2인은 R&D 정책이나 통상 및 대외관계에서의 전문성이 돋보이는 다른 결을 가졌다.

◇정책·외교·통상 전문가 영입, CRMA 등 글로벌 산업 격변 대응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분야 장비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장비 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본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기술력과 기존 수주 실적 등을 발판으로 고객사를 꾸준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태양광 시장은 최근 EU에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발의한 CRMA로 격변의 흐름을 맞았다. 글로벌 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모듈 등 대부분의 태양광 원자재 및 부품에서 중국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이에 EU는 CRMA초안에서 2030년까지 제3국의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낮추고, EU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가공 수준도 40% 이상으로 기준을 뒀다.

다만 중국의 태양광 영향력을 완전히 제어하긴 어려워, 초안인 CRMA의 변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태양광 시장의 변화 양상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관련 기업은 정책 추이와 해외 흐름을 정확히 읽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앞으로 최대 6년간 주성엔지니어링 이사회에서 활동할 조·석 사외이사 후보의 역할이 기대되고 중요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조 사외이사 후보는 통상·외교 방면 전문가다. 지난해까지 주유엔 한국대사를 맡았으며, 외교부 1·2 차관과 오스트리아 및 인도 대사를 맡았다. 이 밖에도 쭉 외무 분야를 맡으며 통상기구과장이나 다자통상심의관, 국제경제국장, 에너지자원대사를 수행한 바 있다. 대외 관계 및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 대한 넓은 식견을 지녔다.

석 사외이사 후보는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교수로, 국내 산업기술 발전 역사를 함께 한 산증인이다. 25년 이상 국내 산업기술발전과 국제 협력 체계 구축에 힘써왔다. 한국산업기술원장(KIAT)과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국제협력본부장을 역임했던 만큼, R&D 관련 정책 및 글로벌 사업 진출에 풍부한 조언을 건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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