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x review]세무 리스크 털어낸 휠라홀딩스2015~2019년 법인세 세무조사 추징금 602억→25억원으로 경감
김형락 기자공개 2023-04-06 07:10:32
[편집자주]
기업의 투자·고용·영업활동은 세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절세는 CFO와 재무조직에게 주어진 숙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용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이익을 지켜내는 수문장 역할을 해내야 한다. THE CFO는 주요 기업 CFO와 재무 담당자들이 수립한 조세전략과 활동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7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휠라홀딩스가 세무조사 때 부과된 법인세 추징금을 경감하며 세무 리스크를 털어냈다. 쟁점 사항에 불복 청구, 이의 신청 등으로 대응해 추징금을 90% 넘게 깎았다. 이호연 휠라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추징금 납부에 따른 일회성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휠라홀딩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이하 동일)으로 손익계산서에 법인세수익 61억원을 인식했다.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보다 돌려받을 법인세가 많을 때 법인세비용 대신 법인세수익으로 처리한다. 법인세수익은 당기순이익 플러스(+) 요인이다. 특별한 세무 이슈가 없었던 2019년 법인세비용은 380억원이었다.
지난해 과세당국에서 부과받았던 법인세 추징금을 환급받아 법인세수익이 발생했다. 법인세수익 구성 내역을 살펴보면 전기 법인세 조정 사항으로 107억원이 차감돼 전체 법인세비용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결산기에 해당하는 납부법인세(35억원)보다 조정 사항으로 줄어든 금액이 더 컸다.

◇ 2020년 지주사 전환 직후 세무조사 받아 추징금 602억원 부과
휠라홀딩스는 국내외에 65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사다. 휠라(FILA) 브랜드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100% 자회사 휠라코리아(국내) 외에도 휠라 브랜드 상표권을 소유·관리하는 손자회사 FILA Luxembourg S.a.r.l.(룩셈부르크), 휠라 브랜드 미국 사업을 담당하는 증손자회사 FILA U.S.A. Inc.(미국) 등이 있다. 손자회사 Acushnet Holdings Corp.(미국)를 필두로 골프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아쿠쉬네트(Acushnet) 부문도 있다.
연결 법인의 과세 소득에 대한 개별 법인세는 각 법인이 소재한 국가의 세법과 과세당국의 결정을 적용해 납부한다. 지주사인 휠라홀딩스가 국세청에 납부하는 법인세는 별도 기준 재무제표로 보고한다.
휠라홀딩스는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휠라홀딩스가 지주사로 전환한 첫해였다. 그해 1월 의류·용품·신발 판매 사업 부문을 휠라코리아로 물적분할하고, 휠라홀딩스에는 지주사업만 남겼다.
국세청은 2021년 1월 휠라홀딩스에 법인세 추징금 602억원을 부과했다. 분할 전인 2015~2019년 법인세 내역을 들여다보고 내린 제재다. 휠라홀딩스에는 2020년 연결 기준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3371억원) 18% 상당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휠라홀딩스는 과세당국이 부과한 추징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 항목을 추려 곧바로 국세청에 과세 전 적부심사를 신청했다. 해외 자회사 배당, 이전가격 법인세 처리 등에서 국세청과 휠라홀딩스의 주장이 갈렸다.
이전가격 과세 제도는 다국적기업이 국외 특수관계자와 거래할 때 정상가격(독립 기업 간에 거래되는 가격)보다 높은 대가를 지불하거나, 낮은 대가를 받아 과세소득을 국외에 이전하는 경우 해당 가격(이전가격)을 부인하고, 정상가격으로 과세해 조세 회피를 방지하는 규정이다.
추징금 회계 처리에서도 부과된 금액을 모두 납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휠라홀딩스는 2021년 1월 부과 받은 추징금을 2020년 법인세비용으로 반영했다. 전기 법인세 조정 사항으로 663억원을 한꺼번에 인식했다. 동시에 이연법인세자산도 잡았다. 이전가격 조정 등 계정으로 이연법인세자산 524억원을 인식해 법인세비용을 줄였다. 이연법인세자산은 미래에 과세로 소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인식한다.
휠라홀딩스는 쟁점이 없는 법인세 추징금만 납부했다. 2020년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미지급법인세는 전년 대비 543억원 늘어난 889억원이었다.
◇ 과세 전 적부심·조세심판 청구 등으로 쟁점 사안 조세 불복
2021년 8월 적부심 결과 추징금이 401억원 가량 줄었다. 602억원이었던 법인세 추징금이 202억원으로 조정됐다. 휠라홀딩스는 나머지 쟁점 항목(176억원 상당)에 대해서는 조세심판 청구로 불복 절차를 밟았다.
2021년 재무제표에는 과세 전 적부심사 결과를 반영해 관련 전년도에 늘렸던 이연법인세자산을 줄였다. 이전가격 조정 등으로 592억원이 다시 법인세비용으로 더해졌다. 전기 법인세 조정 사항으로는 723억원이 법인세비용 차감 요인으로 인식됐다. 2021년 납부법인세로 98억원이 발생했지만 조정 사항 덕분에 최종 법인세수익은 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세심판원이 쟁점 사항에 대부분 휠라홀딩스 손을 들어주면서 추징금이 추가로 줄어들었다. 조세 심판 결과 그해 5월에는 2015년 법인세 부과 처분이 취소돼 88억원, 9월에는 2017~2019년 법인세 부과 처분이 취소돼 89억원이 경감됐다. 휠라홀딩스에 부과된 최종 법인세 추징액은 25억원이다. 당초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금(602억원)에서 96%(577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호연 CFO와 세무팀의 적극적인 대응 덕분에 휠라홀딩스는 일회성 비용 지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2016년을 제외하고는 세무 회계 처리가 타당했다는 결과가 나와 명예도 회복했다. 이 CFO는 2020년 세무조사 당시 글로벌세무팀을 거느린 경영전략실장이었다. 2021년 9월 휠라홀딩스가 CFO 직제를 도입하면서 CFO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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