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KCC글라스]주주권익 보호로 첫발 뗀 지배구조 개선④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67%, 주총 소집일 등 변화 움직임
김동현 기자공개 2023-04-06 07:35:0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KCC에서 분할된 KCC글라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지배구조(G)와 관련한 주요 지표들이 많진 않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공시됐고 국내 ESG평가기관이 내린 지배구조 등급 역시 그해 말 처음으로 공개됐다.KCC글라스는 올해 주주총회 및 이사회 정관 등의 변경을 통해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독립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외형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앞당긴 주총 소집, 지표 개선 기대
지난해 처음으로 공시된 KCC글라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회사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7% 수준이었다. 총 15가지의 핵심지표 가운데 5가지 지표를 준수하지 않았다. 미준수 항목에는 주총 4주 전에 소집공고,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운영 등이 포함됐다.
이중 주총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은 올해 보고서에 준수한 항목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 KCC글라스는 2020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포함한 3회에 걸친 주총을 총회 개최일 15~16일 전에 공고했다. 2020년 10월 열린 임시 주총과 2022년 정기 주총은 개최일 15일 전에 공고됐고 2021년 3월 정기 주총은 주총 16일 전에 공시됐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KCC글라스는 지난해 발간한 첫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추후 업무 프로세스 정비 등을 통해 2025년 주주총회 개최 전까지 모범규준 수준의 소집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실제 올해 정기 주총 소집 공고 시기를 대폭 앞당기며 주요 지표 개선의 첫발을 뗐다. KCC글라스는 지난달 24일 정기 주총 개최에 앞서 2월23일 올해 주총 소집결의 공시를 했다. 보고안건 수정을 위해 지난달 9일 정정 공시를 내기도 했으나 첫 소집공고 자체는 기존 대비 열흘 이상 앞당긴 셈이다.
특히 올해 주총에서는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의 안건을 포함해 주주의 배당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이는 '선배당액결정 후배당기준일 확정'이라는 배당 방식 개선 움직임을 따른 것으로, 해당 내용은 내년부터 지배구조 핵심지표에도 포함된다.
◇등급 개선 여지 남은 'G' 항목
이러한 주주권익 보호 활동에도 KCC글라스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등 지배구조 분야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 주요 핵심지표 외에도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나 이사회 내 ESG위원회 구성 등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위한 활동들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해 말 한국ESG기준원(KCGS)이 평가한 KCC글라스의 ESG 종합등급은 B+(양호)였다. KCGS가 KCC글라스의 ESG 등급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회사는 사회(S) 항목에서 A(우수)라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환경(E)과 지배구조 항목에서 각각 B+를 받으며 종합등급 역시 B+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첫 평가에서 B+라는 양호한 등급을 받았지만 그룹 내 비교대상인 KCC와 견줘보면 개선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KCC는 지배구조 항목의 개선으로 전체 등급이 올라가는 선례를 남겼다.
KCC는 지난해 KCGS 평가에서 종합등급 A(환경 B+·사회 A·지배구조 A)를 받으며 전년 대비 한등급 올라간 성적표를 받았다. 사회 항목이 2021년 A+에서 2022년 A로 한단계 떨어졌지만 지배구조 항목이 B에서 A로 올라서며 등급 상향을 이끌었다. 환경 항목의 경우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B+를 받았다.
지난해 KCC는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며 이사회 차원의 본격적인 ESG 활동을 시작했다. KCC글라스 역시 올해 이사회 ESG 운영 규정 강화 등 이사회 다양성 방안을 모색 중인 만큼 주주 권익 활동과 맞물려 지배구조 등급의 개선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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