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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3.0, 포스트 이수만 시대]장철혁, 1조 실탄 마련 '난이도↑'…자산매각 향방은자산매각으로 2800억+α 확보해야, SMC&C·키이스트 기업가치는 '제자리걸음'

이지혜 기자공개 2023-04-05 10:53:17

[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터줏대감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 시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창업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는 단단한 조직의 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가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계열사 등 자산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SM 3.0을 성공시키기 위해 약 3년 동안 1조원의 투자를 단행키로 했는데 필요한 재원 중 2800억여원을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난이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는 필요한 재원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을 카카오에게 지분을 매각해 확보하려 했지만 이런 계획이 틀어졌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가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마련해야 할 자금이 훨씬 늘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서는 SMC&C(에스엠컬처앤콘텐츠)와 키이스트가 유력한 매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의 기업가치는 1년 전보다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SM엔터테인먼트가 이들을 판다고 해도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마련해야 할 재원 2800억+α

4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장 대표가 자회사 매각 작업에 가장 먼저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배포한 ‘의안설명서’에 따르면 장 대표는 향후직무수행계획의 가장 상단에 "SM 3.0 전략의 충실한 수행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효율적 자금운용을 통해 재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적었다.

장 대표가 비핵심자산을 팔아 마련해야 할 자금은 28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그늘에서 벗어난 새로운 체제인 SM 3.0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2025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가운데 2800억원은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2200억원은 카카오와 지분제휴를 맺어 조달하려 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어그러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게 유상증자 신주와 전환사채(CB)를 추가 발행해 2200억원을 확보하려 했지만 법원 판결로 길이 막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장내매수와 공개매수로 지분을 확보한 만큼 SM엔터테인먼트가 비핵심자산을 팔아 마련해야 할 재원이 더 늘었을 수 있다.

SMC&C와 키이스트 매각설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거느린 자회사 가운데 국내 상장사로서 시장가치를 인정받으면서도 자산규모가 큰 기업은 SMC&C와 키이스트, SM라이프디자인그룹 등 세 곳 뿐이다.

이 가운데 SM라이프디자인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SM디자인라이프그룹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등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지난해 36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이 5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 비중이 절대적이다.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과 디어유도 각각 상장사이긴 하지만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은 일본기업이고 디어유는 2대 주주에 JYP엔터테인먼트가 올라 있어 협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가 매각대상이 아니라고 앞서 밝혔다.


◇SMC&C·키이스트 기업가치 ‘제자리걸음’

SMC&C와 키이스트의 매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들의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실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는 SM스튜디오스를 통해 SMC&C 지분을 29.82%, 키이스트 지분을 28.38% 보유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SMC&C는 32.46%, 키이스트는 33.75%가 된다.

SMC&C는 그나마 지난해 순손실 행진을 끊고 별도기준 순이익 54억원을 거둬 흑자전환을 해냈지만 키이스트는 상황이 다르다. 키이스트는 2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냈을 뿐 아니라 적자폭도 확대됐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순손실 17억원을 냈다.

이때문인지 이들의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4일 종가 기준으로 SMC&C 시가총액이 3187억원, 키이스트 1740억원이다. 1년 전 SMC&C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돌파하고 키이스트는 2300억원이 넘었다.

이 때문에 SMC&C와 키이스트를 매각한다고 해서 SM엔터테인먼트가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가 SM스튜디오스를 통해 보유한 이들 지분의 가치는 각각 1000억여원, 590억여원이 된다.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이들 지분의 가치를 모두 팔아도 20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SM C&C는 광고사업을 현금창출원으로 갖췄을 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MC 라인업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 전현무 등이 SM C&C에 소속되어 있다.

키이스트는 드라마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확보해 둔 데다 배우를 중심으로 매니지먼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배우 고아성, 김동욱, 박하선, 한선화 등 배우 36명이 키이스트에 소속되어 있다. 또 2015년부터 '보건교사 안은영', '라이브온', '허쉬' 등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하며 경쟁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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