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 맞수대결]'TIGER 2차전지' 다이내믹 운용에 무릎꿇은 'KB STAR'연초이후 수익률 97% 압도적…에코프로 편입 여부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3-04-17 08:18:31
[편집자주]
그야말로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특히 액티브 ETF는 운용사마다 다양한 테마의 상품이 쏟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더벨은 운용 규모와 컨셉, 전략이 비슷한 테마형 ETF 상품을 비교해보고 서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2차전지테마'가 연초 이후 수익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 에코프로그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다이내믹하게 대응에 나선 덕분이다.같은 전략의 KB자산운용 2차전지 액티브 ETF도 수익률 60%에 가까운 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TIGER 2차전지테마와 비교하면 40%포인트 가량의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동일하게 2차전치 액티브 ETF를 낙점했으나 운용사 선택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코스닥 수익률 3배 뛰어넘은 TIGER 2차전지…돋보인 대응, 중심엔 '에코프로'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TIGER 2차전지테마(기초지수 WISE 2차전지 테마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전일 기준)은 97.41%를 기록하고 있다. 수개월째 국내 ETF 상품을 통틀어 전체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TIGER 2차전지테마의 기록적 수익률은 올들어 2차전지 훈풍이 불어온 덕분이다. 계묘년 1분기 국내 증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에코프로 광풍'일 정도다. 에코프로(모회사)는 지난 4일까지 올해 누적상승률이 331.82%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각각 140.36%, 62.89%를 기록했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은 코스닥 시가총액 선두를 다투고 있다. 그만큼 이들 기업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매우 크다. 여기에 2차전지 섹터의 다른 종목까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2차전지가 테마인 액티브 ETF는 고공행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하지만 2차전지를 간판에 내건 액티브 ETF의 성적은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지수 추종이 핵심인 정통 ETF(패시브 스타일)의 경우 하우스의 운용 역량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기 어렵다. 반면 액티브 ETF는 사정이 다르다. 시장 지수를 이긴다는 뜻을 가진 액티브 전략을 추구하기에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고객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TIGER 2차전지테마가 압도적 성과를 거둔 배경엔 다이내믹한 대응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 1월 초엔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에서 10%를 넘어선 종목이 포스코케미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었다. 2차전지 완성품 업체와 소재 기업 등 대기업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
하지만 2월 들어 에코프로그룹에 뭉칫돈이 몰리기 시작할 조짐이 보이자 곧장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TIGER 2차전지테마는 에코프로비엠을 구성 비중 1위로 끌어올렸다. 그 뒤에도 에코프로와 엘앤에프 등 코스닥 2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힘을 실었다. 3월 중순엔 아예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구성 비중을 1위, 2위로 밀어부쳤다. 두 종목의 보유 비중에 25%에 육박했을 정도다.
이런 민첩한 대응 덕에 올들어 드라마틱한 랠리를 벌이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의 상승세에 올라탔다. TIGER 2차전지테마의 대표적 운용 인력은 정의현 팀장이다. 1988년생 펀드매니저로 운용 경력은 9년 11개월이다. KB운용의 퀀트운용본부에서 일하다가 2018년부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KBSTAR 2차전지도 준수한 성적표…대기업 중심 운용, 엘앤에프 무게중심
TIGER 2차전지테마와 거의 동일한 상품인 KBSTAR 2차전지액티브(iSelect 2차전지 지수, 차동호, 강은표 책임운용역)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9.58%를 기록하면서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TIGER 2차전지테마보다 약 37.83%포인트나 낮은 데다 이 시기 코스닥 지수 자체가 30% 가량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보적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연 2차전지 섹터가 이례적 상승세로 지수 전체를 견인한 덕분이다.
눈에띄는 점은 KBSTAR 2차전지액티브의 경우 전일 기준 구성 비중 상위권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이들 기업의 비중이 1~2위인 TIGER 2차전지테마와 뚜렷하게 상반된 행보다. 현재 KBSTAR 2차전지액티브의 포트폴리오에서는 엘앤에프와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의 순서로 존재감이 크다.
KB운용의 2차전지 액티브 ETF도 연초엔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의 구성 비중이 높았다. 이런 기조는 1월 말까지 이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에 10%를 넘는 건 삼성SDI가 유일했다.
TIGER 2차전지테마가 포트폴리오에 대대적 변화를 준 2월 초에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비중을 키우지 않았다. 2월 중순엔 에코프로비엠의 구성 비중을 8% 대까지 올렸을 뿐이다. 이런 투자 스탠스는 2월 말까지 지속됐다.
다만 미래에셋운용이 에코프로그룹에 과감하게 베팅한 것처럼 KB운용도 2차전지 코스닥사인 엘앤에프에 초점을 맞췄다. 이 업체도 올들어 주가가 상승을 거듭했으나 '붐'을 일으킨 에코프로 계열의 고공행진엔 못 미쳤다.
이후 3월엔 다시 2차전지 완성품 기업을 정조준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구성 비중의 상위권을 독식하는 기조가 유지됐다. 다이내믹한 추종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실은 행보로 관측된다. 그러다가 3월 중순 이후 다시 엘엔에프를 구성 비중 1위로 끌어올렸고 4월 초까지 최대 비중을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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