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전기차 보조금 못받는 현기차, 현실적 대응방안은 조지아주 공장 가동 앞당길 가능성 제기...리스 시장에도 집중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19 15:20:55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하는 전기차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조금 지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단 1종의 차도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예상했던 일인 만큼 기존 대응 방안을 차질없이 준비한다는 방침이다.보조금 혜택을 받는 차종이 기존보다 훨씬 줄어든 점은 위안거리다. 시장 내 차별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으로선 보조금을 못받는 '동지'가 많아진 셈이다.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16개 전기차(하위 모델 포함 22개)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존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 GV70의 경우 기존에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었으나 이번에는 제외됐다.
특히 이번엔 배터리 요건이 강화되면서 40종을 넘었던 혜택 대상이 16종으로 대폭 줄었다. 북미산이라고 해도 북미에서 제조 및 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해야 3750달러를,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해야 3750달러를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둘을 합쳐 전체 7500달러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를 비롯해 GM 쉐보레 볼트와 이쿼녹스, 포드 E-트랜짓과 머스탱 등 미국 제조사 차량만 명단에 드는 데 성공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해법은 크게 3가지 정도가 제시된다. 우선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조지아주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공장은 연간 최대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게 된다.
다만 가동 시점을 빨라야 2024년 말 정도로 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크게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조차 불투명하다.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부품 공장, 배터리 합작 공장의 준공 시기도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현대차그룹 공장만 서둘러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리스나 렌털 등 상업용 전기차 시장 공략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상업용 전기차의 경우 제조 국가와 상관없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차량과 동일하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IRA 상업용 전기차 가이던스가 발표된 지난해 12월부터 기존 3~5% 수준이던 상업용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3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목표치에 상당 부분 도달했다.
1분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상업용의 비중은 28%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1월 25%, 2월 27%, 3월 2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미국 리스 및 렌털 시장의 규모나 성장성 등을 볼 때 상업용 전기차만으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판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연간 소득이 우리나라 돈으로 1억~3억원 이상인 고소득자에게는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 완벽한 해법은 아닌 만큼 2025년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기까지 경쟁력 악화는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창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하락하고 그간 구축한 딜러망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지가 많아진 점은 위안거리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도 줄었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해외 브랜드들이 모두 빠졌다. BMW, 폭스바겐, 볼보, 아우디, 닛산 등이다. 미국 브랜드에서도 일부 차종의 보조금 혜택이 반토막났다.
포드는 지난해 8월 IRA 시행 이후 지금까지 6개 차종이 보조금 전액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4종(포드-E 트랜짓, 포드 머스탱 마흐-E, 포드 이스케이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링컨 코세어 그랜드 투어링)은 보조금이 기존의 절반인 3750달러로 줄어든다. 스텔란티스에서도 지프 그랜드 체로키, 지프 랭글러 등에 대한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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