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LX그룹 분석]몸집 줄인 LX홀딩스, 한발 물러서 돕는다①임원진 7명→4명 축소, 조직도 통폐합...계열사 책임경영 강화의 연장선
이호준 기자공개 2023-04-24 07:19:11
[편집자주]
LG家의 소명 '계열 분리', 허씨나 구씨 성을 가진 인물들이 그룹의 새로운 시작과 끝을 맺어왔다. 이중 LG그룹 3세대 계열분리의 소명을 가진 곳 세상에 있으니, 바로 LX그룹이다. 2020년 계열분리 추진을 암시했을 때부터 1년간 독립 계획을 설계해 왔고 2021년 공식 출범된 이후부터는 2년간 계열분리 안착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리고 벌써 독립 3년차, LX그룹은 이제 안착을 넘어 도약을 꿈꾼다. LX그룹은 조직과 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이들의 어제와 오늘을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9일 15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이 2021년 계열분리에 따른 출범 이후 지주회사 몸집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있다. 구본준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46.28% 지분을 들고 있는 지주회사 LX홀딩스는 지배구조 최정점에서 총괄적인 그룹 관리와 전략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올해부터는 계열사로부터 배당과 상표권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전략적 활용도도 높은 곳이다. 출범 3년 차에 진입한 만큼 지주회사 몸집을 줄여 신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동시에 계열사 책임경영은 극대화할 방안을 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LX홀딩스의 몸집은 눈에 띄게 작아졌다. 자산총계(9720억원) 자체는 전년에 비해 800억원 정도 늘었지만 임원 수 자체가 최소화됐다. LX그룹 출범 당시에만 해도 지주회사 위상에 맞게 구본준 회장 등 7명의 등기·미등기 임원들이 포진했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불과 3년 만에 4명으로 줄어들었다.
구 회장과 노진서 부사장은 여전히 LX홀딩스의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이끌고 있다. 출범 대비 차이점은 경영전략담당 및 경영기획부문장 자리가 모두 비었다는 것이다. 본래 LX홀딩스는 홍승범 이사와 구 회장의 아들 구형모 부사장이 각각 해당 자리를 도맡고 있었다. 하지만 2022년 11월 홍 이사가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로 전출되고 구 부사장이 LX엠디아이(MDI) 대표이사에 임명되면서 해당 직책은 사라졌다.

떠난 사람의 자리를 채우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도 LX홀딩스는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던 노진서 부사장을 송치호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앉힌 바 있다. 그 즈음 그가 맡아 온 CSO 자리도 자연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결국 구 회장을 제외하고 LX홀딩스에서 꾸준히 직함을 유지 중인 인물은 CHO인 노인호 부사장 뿐인 상황이다.
출범 3년 차의 그룹이 지주회사 몸집을 줄이자 이러한 결단이 내려진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LX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자산규모를 11조원까지 불리며 사세를 재계순위 30~40위권대까지 키웠다. 연간 영업이익도 1조3460억원을 찍었다.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이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그룹을 빠르게 성장시켰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의 몸집을 줄여 온 것도 계열사 책임 경영 강화의 연장선상이라는 업계 내 해석이다. '계열분리 안착기'에 돌입한 만큼 조직을 그냥 축소한 것이 아니라 지주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시켜 계열사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LX홀딩스가 계열사 간 중복 조직을 폐지해 조직을 개편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 LX홀딩스는 조직 구성에 변화를 줬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되던 경영진단·개선팀을 없애며 기존 '10개팀'을 '9개팀'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 LX MDI가 설립되자 유사 조직을 폐지해 인적 자원의 단일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LX판토스에서 경영진단·개선담당을 맡던 서동현 상무가 LX MDI 대표이사로서 컨설팅 담당 업무를 보고 있다.
LX홀딩스는 기존 임원진들이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식으로 계열사 성과 관리에 대응하고 있다. 예컨대 노진서 LX홀딩스 대표이사는 숫자로 따지면 계열사 다섯 군데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X하우시스와 LX판토스 등에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투입된 박장수 전무, 홍승범 이사도 지주회사 출신이다. 이들이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본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그룹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선 LX홀딩스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은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는 LX그룹 특성상 향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LX홀딩스는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인 브랜드 수수료, 배당금 등을 밑천 삼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형모 부사장, 서동현 상무가 대표를 맡고 있는 LX MDI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LX MDI는 LX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LX그룹 관계자는 "현재 LX MDI는 그룹의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고 경영자문에 역량 집중하고 있다"며 "계열사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컨설팅, 미래인재 육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무관세' 종료 美시장…KG스틸USA, 실적유지 가능할까
- 아주스틸, 420억 손상차손…PMI 통해 자산 재평가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단기금융상품 '두배 늘린' KG스틸, 유동성 확보 총력
- CJ대한통운, 신사업 ‘더운반’ 조직개편 착수
- ㈜LS, 배당 확대 시동…2030년까지 30%↑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제철소 4.25조 조달 '안갯속'…계열사 ‘책임 분담’ 주목
-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MBK와 장기전 돌입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미 일관 제철소 '승부수' 현대제철, 강관 동반 '미지수'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대제철 첫 해외생산 '루이지애나'...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