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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대폭 인사로 '영업·전략' 양날개 편 함영주 회장역대 최고 '야전 사령관'의 전우들, 그룹 경영 핵심그룹 '전면 배치'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02 08:15:07

[편집자주]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전혀 다른 회사가 된다. CEO를 보좌해 그룹을 움직이는 '키맨' 진용이 대부분 물갈이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취임 후 1년이 다 돼서야 CEO색깔의 첫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인사들의 이력과 새로 부여받은 역할을 보면 하나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더벨은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4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연말을 예년과 달리 분주하게 보냈다. 하나금융 정기인사 시작점인 임추위는 통상 2월 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추천하지만 이번에 인사 시계를 두 달 가량 앞당겼다. 계열사·관계사 CEO, 지주·은행 임원 등 대규모 인사가 해를 넘기기 전에 마무리되면서 새 진용을 갖췄다.

숨가쁜 인사 배경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1년 전 취임한 함 회장은 임기를 2년 남겨두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만 70세 룰' 영향으로 임기를 단 1년만 연장할 수 있다. 임기가 길어도 3년 남은 셈이다. 한시라도 빨리 하나금융에 본인의 색채를 입힐 필요가 있었다.

함 회장은 길지 않은 임기 동안 가장 잘 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나금융 역대 최고의 영업통으로 꼽히는 그는 영업 경쟁력 강화에 최적화된 진용을 꾸렸다. 일선 영업 현장을 함께 누비던 인물들이 그룹 경영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력해준 참모들도 더 큰 권한을 부여 받았다.

◇'영업 현장' 함께 누빈 강성묵·이호성, '브레인' 이승열 중용

상고 출신, 수더분한 성격, 옛 서울은행 경력까지,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전임자들과 사뭇 다른 함 회장의 CEO 취임을 점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김승유 전 회장은 금융권 거목으로 불렸고 김정태 전 회장은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스스로 칭했듯 '시골 촌놈'이었던 함 회장은 은행원 경력 초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함 회장의 인생은 하나은행 충남지역본부장이 되면서 달라졌다. 옛 충청은행 인수 후 충남지역본부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함 회장은 충남 부여 태생이고 논산 소재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해 충청권 맹주 자리를 지킬 적임자였다. 이후 대전지역본부장, 충청영업그룹장을 역임하면서 하나은행 역사상 영업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판을 얻었다.

그가 통합 하나은행 초대 행장이 된 이유는 이유는 명확하다. 후발주자였던 하나은행은 충청·보람·서울은행에 이어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4대 시중은행으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걸맞은 영업력을 갖추는 데 함 회장 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회장이 된 지금 그를 보좌하고 있는 인물들과 유대 관계를 맺은 시기도 이 때다.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은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는 함 회장과 영업 현장에서 손발을 맞췄다. 강 부회장은 대전영업본부장으로 당시 충청영업그룹장이었던 함 회장을 보필했다. 함 회장의 행장 취임 후에는 영업지원그룹장으로 본점과 지점을 잇는 매개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중앙영업그룹장으로 기용돼 영업 선봉에 섰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함 회장이 행장 임기 동안 영업에 주력할 수 있도록 집안 살림을 도맡았다. 함 회장이 고졸 행원 출신으로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야전 사령관이라면 이 대표는 서울대 출신 브레인이다.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재무와 전략 파트를 맡아 함 회장을 조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함영주 회장 체제를 설명하려면 강성묵, 이승열, 이호성 3인방을 빼놓을 수 없다"며 "지금의 함 회장을 있게 한 충청영업그룹, 은행장 시절을 함께한 인물들로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아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박성호 부회장과 조화, 주요 참모진도 포용

함 회장이 본인의 측근으로만 핵심 그룹을 형성한 건 아니다. 단 한번의 인사로 10년 간 집권한 김정태 전 회장의 색채를 빼고 독자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행장 때부터 줄곧 구성원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함 회장은 전임자의 키맨을 부회장으로 두며 모범을 보였다.

이은형 부회장은 김승유 전 회장에게 발탁됐고 김정태 전 회장 대에서 부회장, 하나증권 대표가 됐다. 박성호 부회장은 김정태 전 회장 임기 막바지 하나은행장으로 낙점된 인물이다. 이중 박 부회장은 지난해 회장 자리를 놓고 함 회장과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함 회장은 이들에게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인 글로벌과 디지털을 각각 일임했다.

함 회장은 지주 참모 그룹 인사에서도 신구 조화를 중시했다. 하나금융TI 대표를 겸하는 그룹디지털총괄(CDIO)에 박근영 부사장을 유임시켰다. 그룹전략총괄(CSO)엔 김정태 전 회장을 보좌했던 양재혁 상무를 그대로 뒀다. 자신이 지난해 7월 발탁한 김미숙 그룹인사총괄(CHRO)은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힘을 실어줬다. 그룹재무총괄(CFO)에는 행장 시절 재무라인에 뒀던 박종무 상무를 기용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은형 부회장과 박성호 부회장은 계열사 CEO로 역량을 입증했고 이젠 지주 부회장단에 속해 그룹 차원의 리더십을 검증 받고 있는 인물들"이라며 "지주 C레벨 임원들도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인물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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