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 추진을 중단했다.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기업실사까지 진행했지만 회계법인 및 자문사 관련 비용, 시간이 투입됐음에도 인수 중단이란 결정을 내렸다.M&A협상이 그러하듯 동원그룹과 맥도날드는 가격 및 주요 조건에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딜이 깨졌다.
동원그룹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한 것은 단순히 신사업 진출 때문만은 아니다. 맥도날드라는 글로벌 브랜드 가치에 기댄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명확했다. 동원홈푸드와의 시너지였다. 동원홈푸드가 유통하는 식자재는 물론 소스 및 드레싱 등의 조미사업 그리고 축육사업까지, 한국맥도날드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대표 상품인 '동원참치'를 활용한 다양한 특별 메뉴도 구상했을 것이다. 실제로 협상 조건 중 하나로 자체 메뉴개발 권한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맥도날드 본사의 매각 조건은 동원그룹이 구상한 계획을 전혀 펼칠 수 없는 구조였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식자재 구입, 새로운 매뉴 도입 등 운용 전반을 맥도날드 본사의 통제를 받도록 했다. 동원그룹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동원그룹에 정통한 투자 자문사 관계자는 동원그룹은 투자 가이던스가 타이트하면서도 아주 확실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의사결정권자를 중심으로 결정된 투자 조건은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했다. 매각자 측이 제시한 조건이 설정된 가이던스를 벗어났다면 동원그룹은 99%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소위 지른다거나 일단 인수하고 보자는 식의 투자 방식은 동원그룹에서는 절대 볼 수 없다고 한다.
이 같은 성향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서도 나타났다. 동원그룹이 기대 했던 식품사업과의 시너지가 예상 보다 낮았던 것도 있었지만 금액이 결정적이었다. 보령바이오파마가 제시한 매각 가격이 동원그룹이 설정한 투자 가이던스를 한참 벗어났다. 적극적인 협상 없이 빠르게 인수 추진 중단을 결정했다.
M&A 시장에서는 무리하게 인수 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승부욕으로, 현금이 많아서, 투자 성과에 급급해서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어찌 보면 동원그룹은 질렀을 수도 있다. 보유 현금도 많고 앞서 검토했던 인수가 깨지면서 조급함이 발동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동원그룹이 투자 시장에 준 시그널은 분명하다. 확실한 가이던스에 입각해 자기 페이스에서 절대 무리하지 않는 투자 성향이다. 동원그룹의 작년말 이익잉여금과 현금성자산은 각각 1조 9164억원, 7220억원이다. 현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많은 딜이 동원그룹에 몰릴 것이다. 동원그룹은 어떤 딜을 선택할지, 다음 인수 스토리가 더욱 기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