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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로 보는 통신 삼국지]KT엠모바일 '성장' 초점…SK텔링크 수익성 전략 통했다⑤'범죄도시2' 대박에 미디어로그 흑자 전환…금융권 진출에 웃지 못하는 알뜰폰 업계

이장준 기자공개 2023-05-08 12:58:31

[편집자주]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통신시장은 같은 고객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안정적인 본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도전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해 왔다. 산하에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통신 3사 계열사의 지난해 재무 및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추후 성장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엠모바일은 통신 3사 계열 알뜰폰(MVNO) 자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에는 MZ세대 중심으로 알뜰폰 고객을 가장 많이 유입하고 KT로부터 B2C 유심 사업도 양수받아 매출 성장 규모가 유독 컸다. 다만 비용 투입도 그만큼 커져 영업이익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SK텔링크는 지난해 출혈 경쟁에 따라가는 대신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쳤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영업이익이 1년 새 3배 가까이 뛰었다. 미디어로그 역시 '범죄도시2' 투자 성공에 힘입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 효율성 지표 개선세도 두드러졌다.

이들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정부가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리브엠)'을 정식 승인하면서 출혈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통신 3사 계열사들의 경우 전파사용료 부담도 작년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통 3사 알뜰폰 계열사 작년 매출·영업익 일제히 성장

알뜰폰 업계 주요 플레이어들의 정확한 시장 지배력은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신용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말 고객용 휴대폰(핸드셋) 기준(업계 추정치)으로 KT엠모바일이 단일 사업자로는 가장 높은 17.1%의 시장점유율(M/S)을 확보했다.

다음으로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이 각각 12.2%, 9.9%의 M/S를 확보했다. SK텔링크의 M/S는 9.6%를 기록했다. 여기에 KT스카이라이프(2.2%)까지 합치면 통신 3사 계열사가 전체 알뜰폰 핸드셋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들의 시장점유율(M/S) 합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합산 규제'를 하고 있다. 다만 규정 위반 시 제재 방안을 정하지 않아 개정이 필요하고 사물지능통신 서비스 회선(M2M)을 포함해 M/S를 따지는지 등 기준도 모호해 사실상 큰 의미는 없는 상황이다. M2M 포함 전체 회선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 계열사의 M/S 합계는 31.5% 수준에 그쳤다.

*출처=한국신용평가

이들 중 알뜰폰을 주요 사업으로 삼은 3사(KT엠모바일·SK텔링크·미디어로그) 중에서는 SK텔링크가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 SK텔링크는 302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1년 전과 비교해 4.4%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경쟁사와 격차는 좁혀졌다. 미디어로그의 매출은 1년 새 16.1% 늘어 2876억원을 기록했다. 3사 중 매출이 가장 작은 KT엠모바일의 성장이 제일 부각됐다. 1년 만에 매출이 28.5% 증가해 2624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1년간 KT엠모바일의 알뜰폰 신규 가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여기에 KT로부터 B2C 유심 사업까지 이관받으면서 작년 9월부터 해당 사업이 매출에 잡힌 영향도 반영됐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많이 출시하면서 신규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이 모집됐다"며 "고객경험 기반 마케팅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디어로그는 알뜰폰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LG헬로비전과 함께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가장 컸던 점이 부담스러워 적극적으로 성장 정책을 펼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대신 미디어 부문에서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성과를 냈다. 작년 5월 개봉해 1269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2'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3~4년 전 투자한 영화 범죄도시2가 작년 개봉해 대박이 나면서 판권 수익이 늘어난 게 매출 성장에 주효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SK텔링크가 KT엠모바일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SK텔링크는 1년 전보다 2.8배가량 늘어난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알뜰폰 가격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 전략을 펼치고 위성 관련 신사업에서 매출이 일부 늘었다.

미디어로그는 2019~2021년에 걸쳐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KT엠모바일보다 컸다. KT엠모바일은 매출 성장 대비 영업이익은 다소 아쉬운 수준에 그쳤다. 1년 전보다 6.5% 늘어난 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KT엠모바일의 경우 알뜰폰 가입자가 많이 늘면서 서비스매출 원가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작년부터 이심(eSIM, 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시장이 열리면서 특화 요금제를 내놓으며 프로모션도 진행했고 다이렉트몰 리뉴얼 집행까지 이뤄지며 비용 지출이 커졌다.


◇올해부터 금융권 알뜰폰 시장 진입 따른 경쟁 격화, 전파사용료 등 수익성 부담

이들 3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건 SK텔링크다. 지난해 6.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1년 일시적으로 KT엠모바일에 밀리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개편한 게 통했다는 분석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알뜰폰 고객 대부분은 LTE 무약정인 경우가 많아 이탈이 쉽기에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며 "가격 경쟁은 지양하고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는 쪽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위성 등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미디어로그가 KT엠모바일보다 효율적으로 영업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미디어로그의 영업이익률은 4.8%로 KT엠모바일(3%)을 웃돌았다.

순이익 관련 효율성 지표에서는 미디어로그의 성장세가 부각됐다. 지난해 미디어로그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1.2%로 SK텔링크(7.6%), KT엠모바일(3.1%)을 크게 압도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KT엠모바일이 33.9%로 가장 높았다. SK텔링크는 11.1%, KT엠모바일은 4.6%의 ROA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작년 실적만 놓고 보면 이들 3사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악재가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이슈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면서 금융권의 통신시장 진출 길이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 고령층에 인기 있고 전국구 최다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NH농협은행 역시 알뜰폰 시장 직접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시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금융권은 알뜰폰을 본업으로 삼지 않고 자본력이 탄탄해 시장 파괴적인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 이동통신과 달리 가격 탄력성이 절대적으로 큰 알뜰폰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권에도 이동통신 3사 계열 자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일정 점유율 이상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3사는 공통적으로 전파사용료 부담을 안고 있다. 전파사용료는 전파자원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일반회계상 관리세로, 가입자당 비용이 부과된다.

그동안 정부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사업자에게 전파사용료 감면 혜택을 부여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올해까지 전액 감면된다. 다만 이들 3사를 포함한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달리 적용된다.

2021년에는 전파사용료 납부 금액의 20%를 지불했고 작년에는 50%로 올라 비용 부담이 커졌다. 올해에는 100%를 모두 지급해야 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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