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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사이즈 공매물건]신영부동산신탁 집행 맡은 울산 부지 '연거푸 유찰'담보신탁계약 체결, 울산 남구 근린생활시설 사업도 지연

전기룡 기자공개 2023-05-04 07:08:54

[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여파로 공매 시장에도 빅사이즈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업장에 투자한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 리스크가 터지기 전 서둘러 공매를 활용한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영향이다. 공매 성사 여부는 선·후순위 대주단과 에쿼티로 투자한 시행사들의 손실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도 된다. 공매 시장에 대단위 액수로 등장한 부동산 매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울산광역시 우정혁신도시 내 마지막 클러스터 부지가 공매로 나왔지만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신영부동산신탁이 담보신탁계약을 맺어 공매를 진행 중인 건이다. 신영부동산신탁의 또 다른 울산 사업장도 관할구청의 승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울산 중구 서동 607-2에 위치한 2만2316㎡ 규모 토지가 온비드에 공매물건으로 등록됐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본사를 둔 지오오디개발이라는 이름의 시행사가 2015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낙찰받아 8년 가까이 소유해 왔던 부지다.

울산 중구 서동 607-2은 우정혁신도시 내 산학연 클러스터의 8블록에 해당한다. 초기 계획안에는 클러스터로 6개블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정부의 지침에 따라 9개까지 늘렸다. 이후 1블록만 공공기관 용지로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8개블록에 한해서만 공급이 이뤄졌다.

공급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정혁신도시 면적 298만4000㎡ 가운데 클러스터 부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3%(14만4113㎡)에 그칠 정도로 협소했기 때문이다. 집적화가 이뤄지기에도 제약이 존재했다. 8블록도 LH가 169억원에 재공급 공고를 내고서야 낙찰자를 선정할 수 있었다.

지오오디개발도 8블록에 대한 소유권 이전 작업을 마치자 직접 개발이 아닌 매매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200여병상 규모의 국제병원 건립을 추진하던 청남의료재단과 260억원 규모의 매매계약도 맺었다. 청남의료재단은 울산 중구에서 세민에스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곳이다.

차질없이 추진되던 매매 절차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시도시법)'에 제동이 걸렸다. 혁신도시법에는 양도가격(매매가)이 부지의 취득가격을 넘을 수 없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지오오디개발로서는 기존 취득가인 169억원을 초과하는 가격에 부지를 매매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매매계약이 무산되자 지오오디개발과 청남의료재단간에는 법정 공방전이 펼쳐졌다. 수년을 이어온 소송전 끝에 울산지방법원은 청남의료재단이 지급한 계약금 26억원과 법정이자를 지오오디개발이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정이자를 포함한 규모만 68억원에 달한다.
지오오디개발과 담보신탁계약을 맺은 신영부동산신탁이 집행기관으로서 부지를 공매에 내놓게 된 배경이다. 당초 지오오디개발과 신탁계약을 맺은 곳은 무궁화신탁이었으나 2021년 8월부터 신영부동산신탁으로 수탁자가 변경됐다. 신영부동산신탁으로서는 공매를 원활히 마쳐야 한다는 미션이 존재한다.

다만 이미 여섯 차례 유찰됐다는 점에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747억원으로 책정됐던 최저입찰가는 현재 357억원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회차 기준으로 최저입찰가는 322억원에 불과하다. 현행법상 감정평가금액(623억원)의 50%까지만 최저입찰가를 낮추는 게 가능하다.

울산에서 추진 중인 또 다른 현장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신영부동산신탁이 담보신탁계약을 맺고 울산 남구 달동 일원에서 진행 중인 근리생활시설 사업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 차례나 남구청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울산 부동산시장은 미분양으로 대표되는 전국 부동산경기와 중공업·자동차·석유화학 등 지역을 지탱하는 산업의 업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지역"이라며 "리스크가 낮은 담보신탁계약이지만 사업성 검증 등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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